한 고객이 아마존이 배송한 물품의 포장을 뜯고 있다.
한 고객이 아마존이 배송한 물품의 포장을 뜯고 있다.

디커플링
탈레스 S. 테이셰이라|김인수 옮김|인플루엔셜
2만4800원|495쪽|9월 30일 발행

혁신하지 않으면 살아남기 어렵다는 사실을 모르는 기업은 없다. 노키아와 모토롤라 같은 글로벌 회사들은 모바일 통신기술(IT)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꾸준히 신제품을 개발했고, 서비스 개편을 위해서도 노력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들의 혁신은 실패했다.

넷플릭스, 아마존, 에어비앤비, 우버가 세상을 장악하는 동안 역사가 긴 GM, 베스트바이, 월마트, 질레트는 위기에 봉착하고 있다. 이는 기존 시장이 파괴 또는 재편되고 있는 상황을 보여준다. 그러나 언제부터, 어떻게, 왜 이런 시장 파괴 현상이 발생한 것인지 제대로 아는 사람은 드물다.

저자는 흔히 중요한 혁신으로 여겨지는 디지털 신기술이 시장 파괴의 근본적인 원인은 아니라고 주장한다. 책에는 저자의 주장을 뒷받침하는 다양한 사례가 실렸다. 질레트의 아성을 무너뜨린 달러셰이브클럽은 면도날 배송서비스라는 단순한 비즈니스 모델을 가진 스타트업이다. 공유숙박업체 에어비앤비의 사업 모델에도 대단한 디지털 신기술은 없다.

그렇다면 시장 파괴 현상의 원인은 무엇일까. 저자는 “범인은 다름 아닌 고객이다. 더 구체적으로 말하면 고객의 변화하는 욕구”라고 설명한다. 그리고 고객의 욕구를 파악해 시장에서 성공을 거두려면 ‘디커플링(decoupling·분리·해체)’과정이 필요하다고 저자는 강조한다. 고객의 세세한 활동을 연결하는 고리(가치사슬)를 깨뜨리거나 분리해야 성공 기회를 찾을 수 있다는 것이다.


고객의 진정한 욕구를 파악하라

예를 들어 승용차 소비 과정을 살펴보면 고객은 구매 차량 후보 탐색→구입 결정→대금 지불→운전→각종 유지 관리 활동을 거쳐야 한다. 모든 과정에서 시간과 비용이 든다. 이런 과정을 분석한 미국 공유차량업체 우버는 ‘운전’ 단계를 분리해서 이에 집중하고 이를 제외한 모든 단계를 없애 성공했다.

이런 사례는 다양하다. 아마존은 오프라인 매장에서 제품을 둘러본 후 더 싼값에 구매하길 원하는 고객의 ‘구입’ 단계를 분리해 제공했다. 넷플릭스는 광고 없이 콘텐츠를 원하는 시간에 보고 싶어 하는 고객에게 ‘비디오 콘텐츠 시청하기’ 단계만 제공했다. 트위치는 게임을 개발하지 않고 오직 ‘게임플레이 구경하기’ 단계만 제공해 아마존에 10억달러(약 1조2000억원)에 인수됐다.

저자는 “혁신을 바라보는 관점을 완전히 바꿔야 한다”며 “탐색, 구입, 사용순으로 진행되는 고객의 소비 단계를 세세하게 분리한 후 고객이 가진 진정한 욕구를 파악하라”고 말한다. 저자는 미국 하버드대 경영대학원 교수로 디지털 마케팅 전략과 전자상거래 분야의 전문가다.


바다의 시선으로 본 역사
처음 읽는 바다 세계사
헬렌 M. 로즈와도스키|오수원 옮김|현대지성
1만5000원|358쪽|9월 2일 발행

미지의 공간 바다는 인류가 탄생하기 전부터 생명체의 주요 무대였다. 지구의 70% 이상을 차지하는 이 푸른색 물은 지구에 생명체를 탄생시켰고, 그들을 길러냈다. 인류가 등장하면서 바다의 역할은 더 커졌다.

전쟁, 신대륙의 발견, 제국의 탄생 등 세계사를 뒤바꾼 큰 사건의 배경에는 바다가 있었다. 저자는 “바다가 인류에게 중요한 역할을 해왔지만, 우리가 땅으로 시선을 돌린 사이 바다의 역사는 심해 속에 숨어버렸다”고 말한다.

책은 육지의 시선이 아닌 바다의 시선으로 바라본 역사서다. 바다가 어떻게 인류의 문명을 꽃피우고, 발전시키고, 때로는 삼켜버렸는지를 보여준다.

일례로 15세기 유럽인들은 전 세계 바다가 하나로 이어져 있다는 사실을 확인한 후 제국주의 시대를 열었다. 21세기 세계 초강대국 미국을 세운 것도 앞서 유럽에서 배를 타고 바다를 건넌 청교도인이었다.

책은 바다의 역사·사회·문화적 의미뿐만 아니라 자연과학적 의미도 담았다. 저자는 미국 코네티컷대 교수이자 미국 해양 연구 프로그램 창립자다.


적극적으로 소통하라
인플루언서 마케팅 A to Z
황봉님|라온북|1만6000원|368쪽
9월 30일 발행

올해 3월 미국 경제지 ‘포브스’가 선정하는 ‘세계 최연소 억만장자’ 타이틀이 바뀌었다. 23세에 억만장자가 된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창립자를 카일리 제너(21)가 앞지른 것이다. 그녀는 이른바 ‘셀럽(유명인)’이다. 미국 모델 킴 카다시안의 동생인 그녀는 2015년 모델 일로 번 종잣돈 25만달러(약 3억원)를 투자해 개당 29달러(약 3만4000원)짜리 립스틱 ‘립 라이너 키트’를 론칭했다. 온라인 판매 1분 만에 1만5000세트를 완판했다. 그녀가 창립한 회사 ‘카일리 코스메틱’은 현재 다양한 메이크업 라인을 출시하고 있다. 기업 가치는 8억달러(약 1조원) 이상으로 평가된다.

이 같은 인플루언서 마케팅(영향력을 행사하는 개인을 활용한 마케팅)은 세계 경제 지도를 바꾸고 있다. 셀럽의 한마디가 상품의 닉네임(별칭)이 돼 온라인상에서 바이럴(구전)되고 그들의 콘셉트 자체가 브랜드가 된다. 책은 뷰티·육아용품·식품·전자제품 등 다양한 분야의 인플루언서 마케팅 사례를 담았다. 저자는 “인플루언서의 가장 큰 자산은 고객과의 적극적인 소통”이라고 강조한다.


기술 개발이 바꾸는 세상
적은 것으로부터 많은 것을(More from Less)
앤드루 맥아피|스크라이버|19.97달러|351쪽
10월 10일 발행

저자는 지구의 한정된 자원에 대한 기존의 우려가 달라져야 한다고 주장한다. 과거 인류가 성장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지구를 ‘타락’시키는 것이었다. 숲을 베고 공기와 물을 더럽히고 끝없이 자원을 파헤쳤다. 1970년 지정된 제1회 ‘지구의 날’ 이후, 지구를 더 잘 돌보는 것은 소비를 줄이고, 공유와 재사용하는 법을 배우고, 성장을 억제하는 것을 의미한다는 주장이 지배적이었다. 그러나 저자는 이제는 그런 주장이 유효하지 않다고 말한다.

저자는 주장의 근거로 세계 경제의 약 25%를 차지하는 첨단 기술 국가 미국의 사례를 든다. 미국은 경제 규모와 인구가 계속 증가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대부분의 자원을 과거보다 덜 사용하고 있다. 공기와 물을 덜 오염시키고, 온실 가스를 적게 배출한다. 아울러 멸종 위기에 처한 동물의 개체 수를 보충하는 노력까지 기울이고 있다. 저자는 “이런 변화를 가능하게 한 이유는 좋은 통치와 대중의 개선된 인식도 있지만, 발전된 기술과 자본주의의 협력이 더 중요하다”고 말한다. 저자는 미국 MIT 공대 교수이자 뉴욕타임스 베스트셀러 작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