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시장에서 기업 가치를 인정받은 한국 스타트업 명단에는 쿠팡·우아한형제들처럼 우리에게 친숙한 회사만 있는 게 아니다. 영상 자막·더빙 업계로 넘어가면 올해 4월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이 주도하는 비전펀드로부터 1억6000만달러(약 1800억원)를 투자받은 한 회사를 만나게 된다. 넷플릭스·디즈니·HBO·애플tv·아마존스튜디오 등 굵직한 고객사 리스트만 훑어봐도 1억6000만달러라는 숫자가 과분하게 느껴지지 않는다.
한·일 월드컵 열기로 온 나라가 들썩이던 2002년 서울 신사동 먹자골목의 33㎡(10평)짜리 사무실에서 소규모 번역 회사로 출발한 이 업체는 17년 후인 2019년 유럽 자막·더빙 1위 BTI스튜디오를 사들였다. 그리고 올해 1월에는 미국 1위 기업이던 SDI미디어까지 인수하면서 이 분야 세계 1위 자리에 올라섰다. 이현무 창업자 겸 대표이사가 이끄는 아이유노미디어그룹(이하 아이유노)의 이야기다.
B2B(기업 간 거래) 기업이다 보니 대중에게는 낯설 수 있지만, 영상 자막·더빙 업계에서 아이유노의 존재감은 절대적이다. 한국을 비롯한 34개 국가에서 67개 지사를 운영하는 아이유노가 연간 처리하는 자막 규모는 60만 시간, 더빙 규모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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