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명품 업체 LVMH 주가는 올 들어 7월 말까지 32% 올랐습니다. 같은 기간 MSCI 월드 지수 상승 폭의 2배를 웃돌 만큼 뛰던 주가가 8월 17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한마디에 급락세로 돌아섰습니다. LVMH, 케링, 에르메스, 리치몬드 등 4대 럭셔리 업체의 시가 총액이 8월 18~19일 이틀간 600억유로(약 84조1200억원) 증발했습니다.

“공동부유(共同富裕)를 제도화해야 한다”는 시 주석의 발언이 중국 명품 소비를 위축시킬 것이라는 우려로 이어진 탓입니다. “2025년이면 세계 명품 소비의 절반을 중국인이 차지할 것(베인앤드컴퍼니 보고서)”이라는 전망이 이 같은 우려를 키웠습니다. 이번 커버 스토리 ‘뉴 럭셔리 소비 시대’에서 디지털, MZ 세대(밀레니얼+Z 세대·1981~2010년생), 리세일(재판매)과 함께 아시아를 4대 트렌드로 꼽은 것도 중국의 영향력 확대를 감안한 겁니다.

리스크는 럭셔리 시장 너머에도 있습니다. 시 주석이 공동부유를 처음 언급한 건 아니지만, 이번엔 방법론까지 시사했습니다. 시 주석은 1차, 2차, 3차 분배를 조화롭게 하는 기초 제도를 구축해야 한다고 언급했습니다. 시장에서 대기업과 중소기업, 노사 간의 공정 관계를 통해 1차 분배가 이뤄진다면, 2차 분배는 세금과 사회보장제도를 통한 소득 분배입니다. 여기까지는 서방에서도 통용되는 방식입니다. 문제는 3차 분배입니다. 1991년 리이닝(勵以寧) 베이징대 교수가 처음 개념을 제시한 3차 분배는 도덕적 역량에 의한 자선과 기부를 뜻합니다. 문제는 이를 제도화하겠다고 공식화한 겁니다.

중국 최대 인터넷 기업 텐센트의 행보는 시장 논리가 통하지 않는다는 우려를 키웁니다. 텐센트는 공동부유 발언이 나오자 500억위안(약 9조4500억원)을 투입해 공동부유 프로젝트를 시작한다고 발표했습니다. 지난 4월엔 같은 규모 자금을 지속 가능한 사회 가치 창조에 지원하겠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넉 달 새 작년 순이익의 81%에 해당하는 자금을 사회에 돌려주겠다는 결정을 내린 겁니다. 홍콩에 상장된 텐센트는 시가총액이 676조원으로 삼성전자(502조원)를 크게 웃도는 대기업입니다. 내년 가을 3연임을 앞두고 역사적 지도자로 자리매김하려는 시진핑의 행보가 차이나 리스크의 진원지가 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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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소 기업이 주목받는 사회가 되길

동종 업계에서 인정받는 강소 기업에 다니는 가족이 있다. 독보적인 기술력과 좋은 조직 문화를 갖췄다. 그래서인지 이직률도 낮다. 그런데 일반인은 잘 모르는 회사이다 보니 신입 직원 뽑을 때 어려움이 많다고 한다. 경력 직원 채용은 너무 쉬운데 말이다. 더 많은 강소 기업이 주목받는 사회가 됐으면 한다. 언론에서 자주 다뤄주길 바란다.

- 강병국 체육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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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부장 강국이 되려면

일본의 수출 규제 이후 한국 정부와 기업, 연구기관이 힘을 합쳐 소부장 국산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것을 알았다. 급한 불을 끄기 위한 일회성 노력에 그치지 않을까 괜스레 걱정이 든다. 소부장 경쟁력 강국인 일본과 독일 전문가의 인터뷰에서 언급된 것처럼 꾸준히 시간을 들여 눈앞의 이익이 아닌 장기적 성과를 거둘 수 있기를 기대한다.

- 최윤서 함샤우트 대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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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 몸에 맞춘 디자인’ 토리드 기사 눈길

‘마네킹에 맞춰 옷을 디자인하는 게 아니라, 사람의 몸에 맞춰서 디자인한다’는 토리드 기사 문구가 가슴에 와닿았다. 모든 사람이 다 평등하다. 하지만 우리는, 아니 나는 겉모습을 볼 때 한 사람을 그 자체로 평가하기보단 천편일률적인 마네킹과 같은 모습을 중심으로 생각한 건 아닌지 뒤돌아보게 됐다. 토리드 같은 회사들이 더 많아지기를 바란다.

- 성동일 NH농협손보 팀장

오광진 편집장
이코노미조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