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직장에서 손을 사용하는 빈도가 증가하고, 취미 및 여가 활동을 적극적으로 하는 사람들이 늘며 손 통증을 호소하며 병원을 찾는 사람이 증가하고 있다. 손을 많이 사용한 후 손에 통증이 발생한 경우, 혹시 방아쇠 손가락은 아닌지 의심해 볼 필요가 있다. 방아쇠 손가락은 손가락을 구부렸다 펼 때, 뭔가 걸렸다가 뚝 소리가 나는 현상이다. 총의 방아쇠를 당기는 것과 비슷한 모습이라서 이러한 이름을 얻게 됐다.
해부학적으로 보면 손가락을 구부리는 힘줄이 앞으로 튀어나오지 못하게 막아주는 활차(도르래)라고 하는 구조물이 있다. 손의 기능을 위해 꼭 필요한 구조이지만, 손을 많이 사용하게 되면 이 활차와 손가락을 구부리는 힘줄 사이에 마찰이 발생하고, 손가락 통증이 나타나게 된다. 주말 농장일이나 골프 연습, 연주회 악기 연습 등 손을 사용하는 업무가 증가한 경우, 방아쇠 손가락이 발생할 수 있다.
초기 증상은 손가락을 움직일 때 손가락과 손바닥이 연결되는 부위에서 발생하는 통증이다. 방아쇠 손가락은 엄지, 중지 및 약지에 흔히 발생하지만, 검지와 소지에서도 발생할 수 있다. 방아쇠 손가락이 진행하게 되면 통증이 심해지며, 손가락을 구부리고 펼 때 걸리는 소리가 난다. 병변이 더 진행하면, 손가락을 구부린 후, 본인 힘으로 손가락을 펼 수 없는 상태인 ‘잠김’ 증상이 나타난다. 이 경우 반대쪽 손을 이용해 힘을 줘서 펴야만 손가락이 펴지게 된다. 아주 심한 경우에는 반대쪽 손을 이용하더라도 손가락을 펼 수 없게 된다.
대부분의 환자는 수술을 하지 않고 치료받고 싶어하지만, 방아쇠 손가락의 진행 정도에 따라 치료 방법이 달라지게 된다. 초기의 방아쇠 손가락을 수술하는 것도 잘못된 치료지만, 수술 없이는 좋아지기 어려운 상태에서 비수술적 치료만 계속하는 것 역시 적절한 치료가 아니다. 병변이 발생한 지 6개월 이내인 초기에는 손 사용을 줄이고, 온찜질과 함께 손가락을 펴는 스트레칭 운동을 하고, 소염제 같은 약물치료를 병행한다면 효과적으로 치료할 수 있다.
병변이 보다 진행해 손가락을 움직일 때 걸리는 소리가 나는 경우에는 주사 치료를 추가적으로 시도해 볼 수도 있지만, 주사 치료를 반복적으로 자주 하는 것은 추천하지 않는다. 진행된 방아쇠 손가락의 경우에는 이차적으로 손가락 관절이 다 펴지지 않는 변형이 발생할 수 있고, 손가락을 구부리는 힘줄이 활차 구조물 아래에서 지속적으로 파열이 발생할 수도 있기 때문에, 비수술적 치료에 반응하지 않는 경우에는 수술적 치료를 시행하는 것이 낫다. 수술은 대부분의 경우 국소 마취로 진행되며, 활차 구조물의 옆부분을 절개해 손가락을 구부리는 힘줄이 활차 구조물 아래에서 원활하게 움직일 수 있도록 해준다. 현실적으로 손 사용을 줄일 수 없는 경우, 비수술적 치료에 실패한 경우, 방아쇠 손가락이 많이 진행된 경우에는 간단한 수술을 통해 증상 호전과 함께 기능 개선을 기대해 볼 수 있다.
방아쇠 손가락은 복잡한 병도 아니며, 효과적인 치료법들도 많이 나와 있지만, 우리가 조금만 신경을 쓴다면 방아쇠 손가락 발생을 예방할 수 있다. 먼저 방아쇠 손가락은 손을 과도하게 사용한 경우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직장이나 여가 활동 중 손을 많이 사용한다면, 중간중간에 적절한 휴식을 하는 것이 필요하다. 또 손을 많이 사용하기 전, 온찜질을 하거나 많이 사용하는 손가락을 반대쪽 손을 이용해 최대한 펴는 스트레칭을 하는 것도 도움이 될 수 있다. 만약 방아쇠 손가락 초기 증상이 발생한 경우, 전문가와 상담해 비수술적 치료를 빨리 시작하는 식으로 병의 진행을 막는 것도 매우 중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