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AI) 시대 최고의 브랜드는 공감과 ‘하이터치(high touch·높은 감성)’다. 요즘 최고의 상품 아이디어는 소셜미디어(SNS)에서 공감 마크를 가장 많이 받은 아이템에서 나온다. 공감을 가장 많이 받은 상품, 서비스, 사람들에게로 사람이 몰리고 대박이 난다. 공감은 사람의 행동을 만드는 엔진이기 때문이다. 이제 공감이 시장 리더십과 조직 리더십의 권력이 되고 있다.
미래학자 존 나이스비트는 디지털화가 막 진행되던 1999년, 이미 하이터치가 어마어마한 권력과 트렌드가 될 것이라고 예언했다. 하이테크(고차원 기술) 시대에 사람을 움직이는 것은 하이터치이기 때문이다. 2009년 제러미 리프킨은 공감에 주목하여 인류의 진화를 예언했다. 인간이 지구를 지배하는 종(種)이 된 것은 자연계의 구성원 중에서 인간이 가장 뛰어난 공감 능력을 갖췄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특히 위기의 시대일수록 적자생존이 아닌 공감하는 인간의 협력에 의해 역사가 발전했다고 그는 주장한다.
지금 세계는 코로나19 팬데믹(pandemic·감염병 대유행) 이후의 트렌드에 주목하고 있다. 코로나19 위기 이후 우리 생각에 많은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무엇보다도 우리가 믿고 의지했던 기술 만능의 사고방식이 깨지기 시작했다. 하이테크를 강조했지만 이들이 해줄 수 있는 것이 별로 없었다. 기술과 기계가 인간을 대체할 수 없다는 것을 일깨워 줬다. 게리 하멜의 말처럼 인류는 오만했고, 바이러스 앞에서 무력했다. 코로나19 바이러스는 인간에게 ‘겸손과 휴머니티’란 단어를 가르치고 있다. 이들 단어는 모두 ‘Humus(흙)’에서 나왔다. 인간은 하늘이 아니라 땅이며, 거만하면 안 된다는 것이다.
코로나19 이후 혼란해진 사회 질서를 만들어가는 리더십은 무엇일까? 기업의 최고경영자(CEO)나 국가의 지도자가 사회 질서를 위해 가장 관심을 가져야 할 한 단어는 공감일 것이다. 인간본능으로서 다른 사람에 대한 관심을 가지는 공감이야말로 새로운 사회 질서를 구축하는 에너지가 될 것이다.
공감은 이미 욕망이 해방된 1700년대 신자유사회에서 애덤 스미스가 무질서를 질서로 만들어가는 제1 원리로 제안한 원리다. 공감의 반대가 지시고, 지시의 문화가 관료주의다. 코로나19 사태에서 관료주의 리더십은 많은 약점을 드러냈다. 빠르게 변한 환경에 적응하고 변화하는 데 느렸고, 자율과 유연성에서 많은 문제점이 극명해졌다.
코로나19는 리더십 이론에 큰 전환기가 될 것이다. 가장 먼저 관료제가 사라질 것으로 예견된다. 관료제의 마지막 보루로 보였던 군대, 교회도 리더십의 대전환을 시도하고 있다. 이제 공감의 리더십과 자율과 유연성이 높은 조직 문화가 매우 중요해졌다. 위드 코로나(With Corona·단계적 일상 회복) 이후에는 기업 조직 내 구성원 간 수평 문화가 자리 잡고 유연한 의사 결정이 강화될 것이다.
이를 두고 게리 하멜은 ‘휴마노크라시(Humanocracy·사람중심주의)’라고 불렀다. 휴마노크라시를 가장 잘 실천하고 있는 조직이 사티아 나델라가 이끄는 마이크로소프트(MS)다. 현재 전 세계에서 기업 가치가 가장 높은 회사고, 주가는 2009년 19달러에서 현재 340달러 수준으로 급등했다. 사티아 나델라의 공감 경영의 힘이다.
사람들은 공감할 때 따르고, 지시할 때 반항한다. 공감은 행동을 여는 마음의 문이다. 공감 권력의 시대가 오고 있다. 이제 공감이 리더십을 넘어 권력이 되고 있다. 조직과 기업 문화가 바뀌어야 한다. 기업에는 마음의 문이 열린 곳과 마음의 문이 닫힌 곳이 있다. 전자는 문화를 강조하는 회사고, 후자는 전략을 강조하는 회사다. 전략은 경쟁을 강조하고, 문화는 협력을 강조한다.
존 나이스비트의 ‘하이테크 하이터치’, 제러미 리프킨의 ‘호모 엠파티쿠스(공감하는 인간)’, 게리 하멜의 ‘휴마노크라시’, 필립 코틀러의 ‘마케팅 5.0’ 그리고 필자가 강조하는 ‘사람 중심 기업가 정신’, 모두 ‘사람’과 ‘공감’이 키워드다. 공감이 권력과 트렌드가 될 것이다. 공감이 만드는 팬덤 리더가 될 것인가, 지시와 명령이 만드는 킹덤 리더가 될 것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