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굴과 손발이 썩어들어가고 백신도 효과가 없다.” 원숭이 두창(Monkeypox)에 대한 기사가 최근에 자주 언론에 언급되면서 공포감이 확산하고 있다. 올해 들어 보고된 환자가 전 세계적으로 4만 명을 넘었고 세계보건기구(WHO)는 7월 23일 원숭이 두창 감염 사태에 대해 국제적 공중보건 비상사태를 선언했다. 원숭이 두창은 사람이 사람에게 전파하는 병이므로 원숭이와 관련이 없는데, 병명에 원숭이가 들어가 최근 일부 국가에선 돌이나 독극물 등을 이용해 원숭이를 공격하는 사례가 급증하고 있다. 이는 매우 어리석은 행동이다. 수두도 원래 이름은 chicken pox, 즉 닭이 걸리는 천연두라는 뜻인데 수두가 유행한다고 닭을 살처분하지는 않는다. 수두는 사람이 사람에게 옮기는 질병이기 때문이다.
원숭이 두창은 1958년 우연히 덴마크의 한 실험실에서 사육 중인 원숭이에서 발견됐기 때문에 이런 이름이 붙었을 뿐이며, 거의 100% 사람이 사람에게 접촉을 통해 감염시키는 질환이다.
원숭이 두창의 증상은 알려진 바와 같이 심각한 경우만 있는 것이 아니고 경증에서 중증, 사망까지 다양하다. 처음에 감염이 되면 1~2주간의 잠복기를 거쳐 ‘38℃ 이상의 급성 발열, 오한, 두통, 근육통 및 피로감 등’ 급성 전신성 염증 소견이 1~4일 정도 있다가 얼굴을 중심으로 물집이 나타나며, 동심원이 퍼지듯이 목, 흉부, 복부를 거쳐 팔다리로 확산하는데 발진과 포진이 가장 심한 곳은 사지다. 이때 목, 겨드랑이, 사타구니의 림프샘이 커지는 증상이 나타나고, 발진은 처음에는 평평한 반점(macules)이나 살짝 부풀어 오른 구진(papules)이 생기다가 곧 수포(vesicles)로 바뀌고 내용물이 농으로 바뀌는 농포(pustules)가 되었다가 터지면서 진물이 흐르고 가피(scabs)가 생겼다가 흉을 남기고 회복되는 다양한 형태로 진행되고 보통 2~4주간 지속된다. 사망률은 처음 언론 보고와는 달리 일반적으로 약 1~10%로 알려져 있으며, WHO의 공식 집계 따른 최근 치명률은 3~6%로 보고됐다. 진단 방법은 코로나19처럼 원숭이 두창이 의심되는 환자의 혈액, 피부 병변의 조직 및 병변의 액, 가피 등에서 검체를 추출해 PCR 검사 같은 유전자 검출 검사를 시행하면 된다.
원숭이 두창은 특효약은 없으나, 감염된 사람은 적어도 4주 이상 격리 입원하여 다른 사람에게 전파하지 못하도록 하고, 환자의 증상에 따라 대증치료를 실시한다. 국내에도 원숭이 두창 환자에게 투여할 수 있는 항바이러스제와 면역글로불린이 확보되어 있으며, 원숭이 두창 치료에 효과적이라고 알려진 항바이러스제인 테코리비리바트를 도입할 예정이다.
코로나19 바이러스와 달리 원숭이 두창 바이러스는 공기로는 전파되지 않고 감염된 사람과 긴밀한 접촉을 통해서만 감염되며, 피부 접촉이 가장 중요하며 체액 및 침방울 등을 통해서도 감염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원숭이 두창은 처음에는 동성 간의 성접촉을 통해 전파되는 것으로 잘못 알려졌지만, 이성 간의 접촉, 가족 친지 간의 접촉에서도 전파되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우리나라는 50세 이상은 어릴 때 천연두 예방접종을 했는데 천연두 예방접종을 한 사람은 원숭이 두창을 85% 예방할 수 있고 설사 걸려도 중증으로 이행은 드물다고 한다. 대표적인 천연두 백신(임바넥스(Imvanex) 미국에서는 진네오스(Jynneos), 캐나다에서는 임바뮨(Imvamune)으로 명명됨)은 이미 많은 국가에서 원숭이 두창 보호 목적으로 승인은 되었으나 수량이 적어 접종은 노인, 만성질환자, 의료인 등 특정 위험 그룹에서만 시행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