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1월 4일(현지시각) 세계 최대 정보기술·가전 박람회인미국 ‘CES 2022’에서 로봇개 ‘스팟’과 함께 무대에오르고 있다. 사진 현대차그룹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1월 4일(현지시각) 세계 최대 정보기술·가전 박람회인미국 ‘CES 2022’에서 로봇개 ‘스팟’과 함께 무대에오르고 있다. 사진 현대차그룹

“인류의 꿈을 함께 실현해 나가고 그 결실을 전 세계 모든 고객과 나누면서 사랑받는 기업이 되고자 한다.”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2년 전 취임 때 밝힌 다짐이다. 정 회장이 현대차그룹의 총수가 된 지 10월 14일로 2년이 됐다. 코로나19가 확산하기 시작한 2020년 그룹 사령탑에 오른 정 회장은 2년간 원자재 가격 상승과 보호무역주의 강화, 차량용 반도체 공급난 같은 위기상황을 겪었다.

녹록지 않은 여건 속에서 올해 상반기 현대차·기아의 판매량은 일본 도요타, 독일 폴크스바겐에 이어 세계 3위에 올랐다. 현대차그룹은 2010년부터 지난해까지 판매량 5위에 머물렀었다. 글로벌 3위 등극엔 전기차 아이오닉5와 EV6 등의 선전이 있다. 올해 상반기 미국 전기차 시장에서 현대차그룹은 테슬라에 이어 점유율 2위를 기록했다. 

정 회장은 양적 성장을 넘어 질적 성장에 속도를 냈다. 1986년 처음으로 미국에 진출한 현대차는 불과 10년 전까지만 해도 낮은 품질로 조롱거리가 됐다. 그러나 이젠 성능, 내구성뿐 아니라 디자인, 브랜드 가치 부문에서도 글로벌 톱 수준에 올라섰다.

정 회장이 취임한 2020년 이후 고급 차 브랜드 제네시스는 GV80, GV70, GV60 등 SUV 라인업 출시를 본격화했고 글로벌 시장 진출에 속도를 냈다. 현대차그룹은 올해 아이오닉6와 GV70 전동화 모델, 니로 EV 등 고성능 모델도 연이어 내놨다. 미국 소비자들이 신차를 살 때 가장 많이 참고하는 JD파워 신차품질조사에서는 현대차 브랜드가 상위권을 휩쓸었다. 덕분에 올 상반기 현대차·기아 매출액은 106조5000억원, 영업이익은 8조7000억원을 기록했다. 상반기 기준 사상 최대 실적을 달성한 것이다. 업계에서는 현대차·기아의 올해 연간 매출액이 200조원을 돌파하고, 영업이익은 20조원에 육박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종합 모빌리티솔루션그룹’으로 도약하기 위한 미래 신사업 준비도 착실히 진행하고 있다. 정 회장은 수석부회장 시절 “현대차그룹을 자동차 50%, 도심 항공 모빌리티(UAM) 30%, 로보틱스 20%인 회사로 만들겠다”는 비전을 밝힌 바 있다.

2020년 12월 8억8000만달러(약 1조2822억원)를 들여 미국 로봇 기업 보스턴다이내믹스를 인수했는데, 지난해에는 UAM 사업을 위해 독립법인 ‘슈퍼널’을 설립하며 자율 비행 기술과 항공용 연료전지 시스템 등을 연구하고 있다. 올해 8월에는 인공지능(AI) 역량과 소프트웨어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미국 매사추세츠주 보스턴 케임브리지 로봇 AI 연구소, ‘글로벌 소프트웨어 센터’ 설립 계획을 밝히기도 했다. 소프트웨어 센터 구축의 일환으로 자율주행 소프트웨어와 모빌리티 플랫폼을 개발해 온 스타트업 포티투닷(42dot)을 인수했다. 

물론 정 회장이 직면한 과제도 산적해 있다. 그룹의 지주회사 역할을 하는 현대모비스에 대한 정 회장 지분은 0.32%에 불과하고, 현대차와 기아 지분도 각각 2.62%, 1.74%만 보유하고 있다. 정몽구 명예회장의 지분(현대차 5.33%, 현대모비스 7.17%)을 물려받더라도 핵심 계열사의 지분율이 10%도 넘기지 못한다. 외부 투기 자본의 공격에 노출될 위험이 있다. 

국내 10대 그룹 중 유일하게 유지 중인 ‘현대모비스-현대차-기아-현대모비스의 순환출자 구조’는 안정적 지배구조를 확립하기 위해 반드시 해소해야 할 과제로 꼽힌다. 미국의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시행도 큰 과제다. 북미에서 최종 조립된 전기차에만 보조금을 주는 IRA이 시행되면 당분간 대당 최대 1000만원의 가격 핸디캡을 안게 되기 때문이다. 중국 시장에서의 실적 부진을 만회하는 것도 과제다. 

이재용(왼쪽 두 번째) 삼성전자 부회장이 10월 11일 삼성바이오로직스 4공장 준공식에 참석했다. 사진 삼성전자
이재용(왼쪽 두 번째) 삼성전자 부회장이 10월 11일 삼성바이오로직스 4공장 준공식에 참석했다. 사진 삼성전자

이재용 7년 만의 삼성바이오로직스 방문
10년간 7.5조 투자… ‘바이오 초격차’ 가속 페달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10월 11일 인천 송도 삼성바이오로직스 4공장 가동식에 참석했다. 이 부회장이 삼성바이오로직스 생산 현장을 방문한 것은 약 7년 만이다. 그는 향후 10년간 바이오 사업에 7조5000억원을 추가로 투자하고, 4000명 이상을 신규 채용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삼성바이오로직스 4공장은 생산 능력이 연 24만L에 달하는 세계 최대 규모의 바이오 의약품 생산 공장이다. 약 2조원을 투자해 2020년 건설이 시작됐는데, 10월부터 시설의 부분 가동을 시작했다.

삼성은 4공장으로 연 42만L의 바이오의약품 생산 능력을 확보했다. 바이오의약품 위탁 개발·생산(CDMO) 사업 시작 10년 만에 글로벌 1위로 올라선 것이다. 삼성은 4공장이 완전 가동되는 2023년에는 생산 능력을 60만L까지 확대해 바이오 CDMO 시장에서 ‘초격차’ 우위를 공고히 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 부회장은 4공장을 직접 점검한 후 삼성바이오로직스 및 삼성바이오에피스 경영진을 만나 CDMO, 바이오시밀러 사업 중장기 전략에 대해 논의했다. 삼성은 바이오를 반도체에 버금가는 ‘미래 먹거리’로 육성하기 위해 공격적인 투자를 단행해왔는데, 앞으로 CDMO 분야에서 5·6공장을 추가로 건설하고 생산 기술을 고도화해 ‘글로벌 바이오 의약품 생산 허브’ 역할을 수행하겠다는 계획을 수립했다.

삼성은 이를 위해 2032년까지 7조5000억원을 투자해 송도에 ‘제2 바이오 캠퍼스’를 조성하기로 했다. 이 36만㎡(약 11만 평) 규모의 캠퍼스에 5·6공장 등 네 개 공장과 국내 바이오 벤처기업을 돕는 ‘오픈 이노베이션 센터’를 설치할 예정이다. 

업계에서는 이 부회장이 임직원과 스킨십을 확대하며 미래 사업 계획을 내놓자, 그의 회장 승계가 임박했다는 전망이 나온다. 가장 유력한 승진 시기는 11월 1일 삼성전자 창립기념일로 꼽힌다.

조현준 효성그룹 회장. 사진 효성
조현준 효성그룹 회장. 사진 효성

효성, ‘철의 14배’ 초고강도 탄소섬유 개발
美·日 이어 세 번째… “우주 산업 진출 발판 마련” 

효성첨단소재가 10월 12일 철보다 강도가 14배 이상 높은 탄소섬유 개발에 성공했다. 2017년 8월부터 국방과학연구소 민군협력진흥원 부처연계협력기술개발사업으로 시작해 5년 만에 맺은 결실이다.

효성첨단소재가 개발한 ‘H3065’ 특수 탄소섬유는 전 세계에서 세 번째로 만든 T-1000급 탄소섬유다. 초고강도 탄소섬유는 알루미늄 등 기존 소재보다 훨씬 가벼우면서도 고탄성·고강도를 지닌다. 발사체의 무게를 최대한 줄이면서 높은 하중을 견디고 추진력을 높일 수 있다는 특징이 있다. T-1000급 탄소섬유는 항공기와 인공위성, 우주발사체 등 항공우주와 방위 산업에 활용되고 있다. 원료 중합, 방사, 소성 등 전체적인 공정 난도가 높고 차별화된 기술이 필요해 일본, 미국에서만 생산해왔다.

H3065 탄소섬유의 인장강도는 6.4㎬(기가파스칼)이며, 탄성률은 295㎬ 이상이다. 1㎬은 가로·세로 1㎜ 크기의 재료가 100㎏의 무게를 버틸 수 있는 강도를 의미한다. 효성첨단소재의 기존 주력 생산제품인 H2550(인장강도 5.5㎬, 탄성률 250㎬)보다 개선된 수치다.

효성첨단소재는 이번 개발로 고부가가치 우주·항공 탄소섬유 시장에 진출할 발판을 마련했다고 보고 있다. 

조현준 효성그룹 회장은 “이번 개발로 우리나라도 초고강도 탄소섬유 생산이 가능한 탄소 소재 선진국에 오를 계기를 마련했다”며 “시장을 선도할 수 있는 초고성능 탄소섬유 소재 개발을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주형 기자
이코노미조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