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나치 정권을 이끌던 독재자 아돌프 히틀러(Adolf Hitler)는 사실 유능한 마케터였다. 히틀러는 지옥을 천국으로 소개해 설득에 성공했다. 그러나 그는 가슴이 없었다. 휴머니티(인간성)가 없었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5200만 명이 목숨을 잃었다.
히틀러의 예는 가슴, 즉 인간성 없는 마케팅이 얼마나 위험한지 보여준다. 요즘 하이테크(첨단기술)가 엄청난 능력을 발휘하고 있다. 인공지능(AI)이 만능이 되고 있다. AI는 ‘사시미(刺身)’ 요리의 칼과 같다. 날카로운 칼이 휴머니티를 위해 사용하면 맛있는 요리를 만들지만, 휴머니티가 사라진다면 인류를 죽이는 무기가 될 수 있다.
기업에 마케팅은 무엇인가? 마케팅은 기업의 방향이고 목표다. 방향과 목표가 없으면 우리는 길을 잃고 이리저리 헤매게 된다. 최근 기업 마케팅은 당장의 이익과 단기적 기업 가치에 초점을 둬 미시적이고 단기적인 성향이 있다. 나무만 보는 방식의 마케팅은 주주 이익을 위한 관리자형 마케팅으로, 사회 가치와 충돌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기업에는 큰 숲을 보고 숲을 키우는 시각이 필요하다. 이에 미국의 대표 경제 단체인 BRT(Business Round Table)는 기업의 목적 전환을 선언했고, 미국 마케팅 학회는 더 좋은 마케팅(better marketing)을 발표했다. 기업의 목적이 주주 자본주의에서 이해관계자 자본주의로 전환되고 있는 것이다.
마케팅 구루 필립 코틀러의 저서 ‘마케팅 5.0’은 왜 전 세계 26개국에서 번역돼 소개될 정도로 주목받는 베스트셀러가 됐을까. 마케팅 5.0이 4차 산업혁명 하이테크 시대에 적합한 마케팅의 새로운 방향을 던져 주고 있기 때문이다. 코틀러의 마케팅 5.0은 하이테크 시대, 4차 산업혁명의 시대에 마케팅의 새로운 방향이 ‘인간성을 위한 기술(Technology for Humanity)’이라고 선언했다.
즉, 하이테크 시대가 올수록 마케팅은 하이터치(high touch·높은 감성) 마케팅을 지향해야 한다. 마케팅이 기업의 핸들(steering wheel)이라면, 기업가 정신은 엔진이다. 기업의 목표를 실천하게 하는 것은 기업가 정신이다. 핸들이 없는 차는 엉뚱한 곳에서 자원을 낭비하고 헤매게 만들며, 엔진이 없는 자동차는 움직일 수 없다.
휴머니티가 있는 마케팅 5.0을 실천하게 하는 것은 사람 중심 기업가 정신이다. 사람 중심 기업가 정신이 없으면 마케팅 5.0은 일어나지 않는다. 다가오는 하이테크 시대에는 인간성을 위한 마케팅 시대를 열어가야 한다.
인간성을 위한 마케팅은 ‘휴머니티, 사람 중심 기업가 정신, 마케팅 5.0’ 등 세 가지가 통합된 HEM(Humanity, Entrepreneurship, Marketing 5.0)으로 진화하고 있다. 산에서 방향을 잃으면 북극성을 찾는다. 마케팅이 길을 잃으면 HEM을 찾으라. HEM은 마케팅의 북극성과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