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셔터스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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척추는 몸이 바로 서도록 잡아주며 몸의 기둥 역할을 한다. 목부터 등, 허리, 엉덩이까지 33개의 척추뼈가 S 자 형태로 길게 이어져 몸의 중심을 이루고 그 속을 척수 신경이 지나간다. 척추의 또 다른 역할은 바로 척수와 척수 신경의 보호다. 척수 신경은 뇌에서 시작해 척추 속을 통과해 몸 전체에 분포돼 있다. 온몸의 감각 정보를 뇌에 전달하고 뇌로부터 받은 명령을 몸에 전달하는 기능을 한다. 척추가 손상되면 지나가는 신경을 자극해 팔, 다리, 어깨, 손까지 통증이 전달된다.

차경호 연세스타병원 
신경외과 원장
현 고려대 의과대 외래교수, 
현 대한 신경외과학회 정회원, 현 대한 스포츠의학회 정회원,
전 서울척병원 전임의
차경호 연세스타병원 신경외과 원장
현 고려대 의과대 외래교수, 현 대한 신경외과학회 정회원, 현 대한 스포츠의학회 정회원, 전 서울척병원 전임의

척추 손상의 대표적인 질환으로는 허리디스크(요추 추간판탈출증)가 있다. 척추뼈 사이에는 몸을 움직일 때마다 충격을 흡수하는 젤리 형태의 디스크(추간판)가 있다. 외상, 노화 등 어떤 원인에 의해 돌출돼 눌리거나 터지면 다리로 가는 신경을 자극해 통증과 당김, 저림 증상이 나타난다.

허리는 일상생활, 작업, 운동 등 모든 상황에서 힘이 들어가는 탓에 매년 200만 명이 허리디스크 치료를 받는다. 세월병이라고 부를 만큼 50대 이후의 중·장년층 환자가 가장 많은데, 노화로 인한 퇴행성 변화가 원인이다.

나이가 들면 젤리 같던 디스크의 수분 함량이 줄어들어 탄력을 잃게 되고 충격 흡수 능력이 떨어지게 돼 섬유륜(수핵을 둘러싸고 있는 막)에 균열이 발생하게 된다. 그사이로 수핵이 흘러나오거나 작은 충격에도 디스크가 쉽게 터지고 밀려 나올 수 있다. 

노화로 인한 퇴행성 디스크는 급격하게 발생하기보다는 서서히 증상이 발전하는 경향이 있다.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고 치료 시기를 놓치는 경우가 발생하는 이유다. 50대 이후 노년층이 평소 허리가 아프다면 엉덩이, 다리가 땅기거나 저린 방사통이 있는지 잘 관찰하고 치료를 받는 것이 좋다.

허리디스크 치료는 증상과 통증의 강도, 나이, 직업 등 여러 가지 조건을 고려해 단계별로 진행한다. 증상이 심하지 않다면 약물치료나 물리 치료, 국소적으로 스테로이드를 주입하는 주사 치료로 통증을 줄이고 허리 강화 운동을 하면 서서히 좋아질 수 있다.

하지만 반드시 허리 디스크 수술을 해야 하는 경우가 있다. 발에 힘이 빠져 보행 시 발을 질질 끌거나 구름 위를 걷는 것처럼 발바닥 감각이 무뎌지는 경우다. 이런 경우엔 수술적 치료를 빨리 진행해야 한다. 디스크로 인해 눌린 신경은 그 기능이 떨어지게 되는데, 시간이 지날수록 원상태로 회복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수술을 생각하면 덜컥 겁이 나고 두려워 고민하게 된다. 기존에 시행했던 절제술은 피부나 주변 근육을 절개하고 박리해 수술을 진행하기 때문에 수술 이후 피부나 근육 조직이 회복하는 데 많은 시간이 소요됐지만, 요즘은 크게 절개를 하지 않고 효과적으로 수술할 수 있다. 최소침습수술인 ‘단방향 내시경’ 수술에 이어 더 발전한 ‘양방향 내시경 수술’도 최근 시행되고 있다. 단방향 내시경 수술보다 더 작게 절개해 한쪽으로는 고화질의 내시경을 다른 한쪽으로는 수술 도구를 삽입한다. 

허리디스크를 진단받았다고 해서 꼭 수술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예전에는 수술법 말고는 특별히 대안이 없었지만, 지금은 효과가 뛰어난 다양한 비수술 치료도 있다. 경미한 디스크에는 비수술 치료를 먼저 고려해야 한다. 허리디스크는 튀어나온 부위와 양상에 따라 치료법도 다르기 때문에 전문의와 충분이 상담한 후 맞는 치료법을 선택하는 것이 좋다.

허리디스크는 꾸준히 치료 노력을 해야 하는 질환이다. 평소 허리에 무리를 주었던 행동, 비만, 흡연 등의 생활 습관을 개선하는 것이 첫 번째 치료다. 치료 후에도 또다시 허리를 혹사하는 행동이나 생활 습관을 개선하지 않는다면 디스크가 다시 재발할 수 있으므로 주의가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