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선희
원광디지털대
얼굴경영학과 교수
주선희 원광디지털대 얼굴경영학과 교수
1937년 설립돼 80여 년의 역사를 지닌 세계적인 자동차 회사 도요타의 최고경영자(CEO)가 오는 4월, 14년 만에 바뀌게 된다. 일본 도요타의 현 CEO인 도요다 아키오(67) 사장은 렉서스가 미국에서 대규모 리콜 사태로 창사 최대의 위기를 맞았던 2009년 사장직에 취임한 창업주의 손자다. 그의 지휘 아래 도요타는 빠르게 위기를 극복했고, 2020년부터 3년간 세계 자동차 판매 대수 1위를 유지했다. 올해 4월 취임할 새 CEO 내정자는 사토 고지(佐藤恒治)로 도요타의 최고운영책임자(COO)다. 도요다 사장은 ‘도요타의 변혁을 위해’ 본인은 회장으로서 돕겠다며 새 CEO 선임을 깜짝 발표했다.
4월 도요타 신임 최고경영자(CEO)에 오르는 사토 고지. 사진블룸버그
4월 도요타 신임 최고경영자(CEO)에 오르는 사토 고지. 사진블룸버그

CEO의 얼굴은 그 기업의 얼굴이다. 인상학적으로 볼 때 도요다 회장은 얼굴 하관이 약하다. 이제 사장직을 뒤로 하고 회장으로서 지원해야 할 모습이다. 사토 고지 신임 사장의 ‘이를 악물고 변혁을 시도할’ 비장한 얼굴에서는 도요타의 의지가 느껴진다.

사토 고지 사장은 키가 크고 단단해 보인다. 무엇보다 머리카락이 굵고 뻣뻣해 관리하지 않으면 우산살처럼 뻗칠 것 같다. 이런 사람은 고집이 세고, 몇 날 며칠 밤을 새워 일해도 지치지 않는 체력의 소유자다. 도요다 회장이 원하는 ‘현장을 계속 지킬 체력과 기력, 열정’에 딱 맞는 인물이다.

오는 4월 도요타 회장에 취임할 예정인 도요다 아키오 사장. 사진 블룸버그
오는 4월 도요타 회장에 취임할 예정인 도요다 아키오 사장. 사진 블룸버그

둥근 이마를 가진 도요다 회장과 옆에서 보면 비스듬한 삿갓 이마를 가진 사토 사장은 다르면서 서로 보완된다. 도요다 회장이 새 길도 가본 것처럼 성큼성큼 걸어가는 둥근 이마를 가졌다면 이마가 비스듬한 사토 사장은 하나하나 확인하며 길을 가는 사람이다. 숫자와 계산에 강한 삿갓 이마에 피부까지 가무잡잡해 전형적인 이과형이며 기술자형으로 ‘품질 제일’의 제조 현장에 적합한 인물이다. 전면에 사토 사장, 후면에 도요다 회장을 배치하는 건 도요타의 미래를 위한 긍정적 전략으로 보인다.

도요다 회장은 귀가 잘생겼다. 귓바퀴가 둥글게 자리 잡고 귓밥도 풍성하다. 창업자 집안에서 대를 물려받은, 전형적인 금수저이며 조직 경영에 걸맞은 리더의 귀다. 전면에서 귀가 잘 보여 경청도 잘한다. 사토 사장의 경우도 전면에서 귀가 잘 보여 역시 주변의 말을 잘 귀담아듣는다. 그런데 귀 윗부분이 크고 아래가 좁다. 상사를 잘 모시는 귀다. 세간에서는 도요다 회장이 사장직에서 물러나더라도 상당 기간 실질적인 영향력을 행사할 것이라며 사토 사장의 리더십을 의심하는 시선이 있다. 귀를 보면 그럴 가능성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얼굴이 갸름한 형은 표현을 크게 하지 않기 때문에 눈썹 근육이 솟는 경우가 드물다. 그런데 사토 사장은 눈썹 근육이 발달했다. 조용하지만 나름대로 열심히 일해 온 사람이다. 삿갓 이마는 자기가 일한 만큼 보상을 받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그런 그가 오늘날 사장이 된다는 것은 노력과 실력으로 그를 능가할 사람이 없다는 뜻이다.

눈썹이 굵지도 가늘지도 않고 적당하다. 일이든 대인관계든 강약을 잘 조절한다. 밀어붙일 때는 밀어붙이고 기다릴 때는 기다릴 줄 안다. 눈두덩이는 눈 두 개가 들어갈 만큼의 넓이라, 이해심이 있는 사람이다. 눈동자가 검어 일하는 데 온통 에너지를 쏟는 걸 당연하게 생각한다. 눈 위에 쌍꺼풀이 아닌 가는 주름이 있다. 세심히 돌다리를 두드리며 가는 타입이다. 하나를 받으면 하나를 갚을 만큼 계산이 분명하다. 눈매가 각이 진 데다 눈빛이 강하고 시선에 찬바람이 돈다. 서먹한 주변인도 필요하다면 싸안아야 한다. 눈 밑이 볼록해 스태미나가 좋다.

코가 반듯해 정직하고 성실한 사람이다. 코끝이 갈라져 자기 자신을 이기는 사람이다. 편편한 이마에 코끝이 갈라졌으니 없는 길을 내기보다 쉬지 않고 열심히 달려 성과를 얻는다. 관골과 코가 좋아 44~48세쯤 실적과 성과를 꽃피웠다. 그때부터 윗사람의 눈에 들었을 것이다. 관골 크기가 적당해 자신이 노력한 만큼 인정받고 싶어 할 뿐, 명성을 얻기 위해 업적을 부풀리지는 않는다.

미소선인 법령이 짧아 원칙보다 새로운 트렌드를 추구한다. 얇은 입술을 꾹 다문 표정은 이성적이다. 이를 악물고 일해 온 흔적일까. 입 한쪽이 틀어졌다. 도요다 회장은 사토 사장의 얼굴에서 ‘앞으로 이를 악물고 도요타의 미래를 위해 일해 줄 인재’의 모습을 읽은 게 아닐까.

도요다 회장의 턱 가운데 둥근 살집은 14년이나 세계 최고의 자동차 기업을 이끌어온 전문가 중의 전문가다운 턱이다. 그런데 턱 양옆이 약해 턱이 뾰족해 보인다. 입이 작은 데다 입꼬리까지 내려가 60대에 들어서 운기가 약해졌다. 더구나 눈이 가로로 짧아 전기차 시대를 준비하지 못했다. 좀 더 일찍 회장으로 물러서야 했지만 잘생긴 코의 당당한 힘으로 도요타의 위상을 유지해왔다.

사토 사장의 경우는 옆 턱이 좋아 투지가 있고 말년 운기가 약한 도요다 회장의 단점을 보완해준다.

사토 사장은 전기차는 물론 하이브리드와 수소차 등 도요타의 미래 기술 혁신을 이끌 인물이라 할 수 있다. 하지만 기업이 기술만으로 경영되고 발전하는 것은 아니다. 균형과 조화가 맞는 이상적인 경영과 발전은 사람 속에서 이뤄진다.

인상학자로서 사토 사장의 얼굴에서 우려되는 부분은 웃을 때 표정이다. 눈과 입이 환히 웃지 않는다. 그의 숙제는 경영 목표 달성에만 있는 것이 아니라 이 얼어붙은 표정을 따뜻하게 녹여내는 마음 경영에 있다. 본인도 노력해야겠지만 직원을 다독이고 품어주는 ‘상조 회장’ 같은 역할을 해줄 인재를 옆에 두는 것도 방법이다. 도요타의 웃는 미래를 위해서는 혁신적 기술 인재에 더해 따뜻한 인화(人和)용 인재가 필요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