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우디 A3. 사진 고성민 기자
아우디 A3. 사진 고성민 기자

아우디 세단 A3가 풀체인지(완전변경)로 국내 시장에 투입됐다. 2018년 국내에서 월간 수입차 판매량 1위까지 올랐던 모델이다. 신형 A3는 7년 만의 풀체인지로, 젊고 역동적인 디자인을 자랑한다. 준중형 세단 특유의 가볍고 경쾌한 주행감이 인상적이었다. 신형 A3를 타고 서울에서 인천까지 왕복 약 110㎞를 주행했다.

A3는 1996년 1세대 모델이 등장한 이래 2020년까지 글로벌 시장에서 500만 대 이상 팔린 스테디셀러다. 초기에는 3도어·5도어 해치백만 판매하다 2013년에 세단을 라인업에 추가했다. 신형 A3 세단은 2013년 이후 7년 만인 2020년 3월 풀체인지로 바뀐 모델이다. 국내 시장에는 이보다 2년여 늦은 작년 7월 판매를 시작했다.

외관은 아우디 세단의 패밀리룩(통일된 디자인)을 따른다. 전면 라디에이터 그릴은 육각형으로 넓고 크다. 그릴 한가운데 아우디 엠블럼 포링(Four Ring·4개의 링)을 부착했고, 양옆 공기흡입구가 큼지막해 스포츠카 같은 인상을 준다.

국내 소비자들에게 아우디의 차별점은 디자인과 조명으로 통한다. 신형 A3는 전면에 아우디의 상징인 LED 헤드라이트를 기본 적용했다. 후면 리어램프는 다이내믹 턴 시그널이 적용된 LED 테일 라이트로, 세로 3줄 모양이다. 야간 주행에서 아우디의 정체성을 뚜렷하게 발산한다. 후면은 배기구를 범퍼 양쪽으로 배치하는 듀얼 머플러를 적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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낮은 공기저항…공간은 좁은 느낌

쿠페형 디자인이어서 A3를 측면에서 보면 2열 루프(지붕) 라인이 급격히 꺾인다. 신형 A3는 이를 통해 공기저항계수(Cd)를 전 세대(0.29) 대비 0.04 개선했다. 공기저항계수는 수치가 낮을수록 차량이 받는 공기저항이 낮다는 뜻이다.

A3는 전장(차 길이) 4495㎜, 전폭(차의 폭) 1815㎜, 전고(차 높이) 1425㎜다. 경쟁 모델인 BMW2 시리즈 그란쿠페(전장 4525㎜), 메르세데스-벤츠 A클래스 세단(전장 4550㎜)보다 차체가 약간 작다. 현대차 아반떼(전장 4650㎜)와 비교하면 155㎜ 짧다. 키 175㎝인 성인 남성을 기준으로 보면 운전석과 조수석 공간은 평범했으나 2열에 앉았을 땐 좀 답답했다. 뒷좌석에 다른 사람을 태우고 장거리 운전을 하기엔 적합하지 않은 크기다. 이전 세대 A3와 비교하면 전장은 40㎜ 길어졌고 전폭은 20㎜ 넓어졌으며 전고는 10㎜ 높아졌다.

차가 작은 건 실용성이 부족하다는 단점이 되는데, 운전의 재미를 중시하는 ‘펀카(Fun Car)’를 찾는 소비자에게는 장점이 될 수 있다. A3는 가속 페달을 밟으면 작은 차체와 비교적 가벼운 공차 중량(1500㎏)을 토대로 날아갈 듯 경쾌하게 주행한다. A3는 2.0L 직렬 4기통 가솔린 직분사 터보차저(TFSI) 엔진을 탑재했다. 7단 S트로닉 자동 변속기와의 조합으로 최고 출력 204마력, 최대 토크 30.59㎏·의 성능을 낸다. 정지 상태에서 100㎞/h까지 가속하는 시간은 7초다. 제원상 수치는 평범해 보이는데, 실제 주행에선 가속 페달을 밟는 대로 짜릿하게 달려 출력이 더 좋아 보인다. 시트 포지션이 낮아 스포츠카를 운전하는 듯한 기분을 들게 한다. 조향이 민첩하고 핸들이 가벼워 고속 주행에서 스포츠 세단의 장점이 확 느껴진다.

아우디 A3. 사진 고성민 기자
아우디 A3. 사진 고성민 기자

자녀 없이 혼자 달리는 2030 운전자 적합

운전자 중심으로 설계한 차라는 정체성이 뚜렷해, 조수석 탑승객에게도 별로 친절하지 않다. 서스펜션이 편안함보다 역동적인 쪽에 확 기울어져 있다. 과속방지턱을 넘거나 도로의 약간 팬 곳을 지날 때 엉덩이에 충격이 상당히 느껴진다. 음악을 틀지 않았을 때 시속 80㎞를 넘으면 풍절음과 노면의 소음이 꽤 들리고, 시속 100㎞를 넘으면 소음이 음악 소리를 뚫는다. 자녀가 없고 혼자 달리기를 좋아하는 20대 또는 30대에게 적합한 차라는 생각이 든다.

공인 연비는 복합 기준 13.0㎞/다. 서울과 인천을 오가는 왕복 110㎞를 주행했을 때 계기판의 연비는 11.9㎞/를 나타내고 있었다. 다이내믹 모드로 상당 거리를 달렸고 정체 구간이 많았다는 점을 고려하면 실연비가 공인 연비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아 보인다.

신형 A3는 국내 두 가지 트림으로 출시된다. 기본형 A3 40 TFSI와 고급형 A3 40 TFSI 프리미엄이다. 40 TFSI는 17인치 타이어와 10.25인치 디지털 클러스터 계기판, 컴퍼트 시트를 장착한다. 고급형 40 TFSI 프리미엄은 18인치 타이어와 10.25인치 버추얼 콕핏 계기판, 스포츠 시트를 탑재하고, 앰비언트 라이트와 주차 어시스트를 추가로 지원한다. 버추얼 콕핏은 계기판에 내비게이션 정보와 지도를 반영하는 기능을 담는다. 아울러 40 TFSI 프리미엄은 S라인 익스테리어 패키지를 기본 포함한다.

양 트림 모두 가죽 스티어링휠(운전대)과 패들 시프트, 앞좌석 열선 시트, 차량 잠금·해제 시 순차적으로 LED가 점등하는 웰컴 라이트, 앞좌석 문을 열면 바닥에 아우디 로고 포링이 투사되는 도어 엔트리 라이트 등을 기본 사양으로 탑재한다.

신형 A3는 아우디 드라이브 셀렉트를 통해 주행 모드를 컴퍼트, 다이내믹, 자동, 개별 모드 등 네 가지로 설정할 수 있다. 사각지대나 후방에서 차량이 접근하면 사이드미러에 경고등을 점멸하는 사이드 어시스트, 앞차의 위험한 주행 상황을 감지하면 운전자에게 경고하고 감속을 돕는 프리센스 프런트 등 안전 사양을 기본 탑재했다. 아우디는 공식 딜러 회사를 통해 판매하는 모든 아우디 모델에 5년 또는 주행거리 15만㎞를 보증하고 있다. 아우디의 상징과도 같은 상시 사륜구동 시스템 콰트로(사륜구동)를 탑재하지 않았다는 점은 아쉽다.

신형 A3의 가격은 기본형 40 TFSI 트림이 4020만3000원, 고급형 40 TFSI 프리미엄 트림이 4413만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