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셔터스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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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가지의 영역이 있다. 한 가지는 실력이 명확히 드러나는 영역이고 또 하나는 명확히 드러나지 않는 영역이다. 스포츠는 실력 차이가 쉽게 드러난다. 프로와 아마추어의 차이도 분명하다. 협소한 전문 영역 또한 그러하다. 뛰어난 소프트웨어(SW) 개발자와 평범한 인력의 차이는 분명하다. 디지털 마케팅 전문가와 비전문가의 성과 차이는 크다. 대개 이런 영역의 특성은 숙련에 이르는 길에 변수가 많지 않기에 운(運)의 영향도 그리 크지 않다는 것이다. 성과를 창출하는 방법론도 어느 정도 명확하고 재현이 가능하다.
신수정 KT 부사장 겸
엔터프라이즈 부문장
서울대 공학박사, 현 한국메타버스산업협회장, 
전 SK인포섹 대표이사
신수정 KT 부사장 겸 엔터프라이즈 부문장
서울대 공학박사, 현 한국메타버스산업협회장, 전 SK인포섹 대표이사

그러나 실력 차이를 명확히 하기 어려운 일들이 있다. 경영이나 리더십 같은 영역이다. 주식 투자 같은 영역도 그러한 듯하다. 대개 이런 영역의 특성은 성공에 이르는 길에 변수가 많고 환경과 운의 영향도 크다. 방법론이 재현 가능하지 않은 경우도 많다. ​이러한 영역일수록 쉽게 본다. 이에 누구든지 한마디씩 한다.

전략, 마케팅, 인사·리더십, 재무·회계 등 전통 경영 영역 중 어느 영역이 제일 어려울까. 나는 인사·리더십 영역이라고 본다. 다른 영역은 아마추어가 함부로 말하기 어렵다. 그러나 인사·리더십 영역은 누구라도 한마디씩 할 수 있다. 그래서 오히려 공부하지 않고 상식과 통념으로 접근한다. 창업한 똑똑한 최고경영자(CEO)들이 제일 만만하게 보고 시간 투입도 별로 하지 않지만, 이후 가장 골치를 썩이는 영역도 바로 이 영역이다.

누구나 한마디씩 할 수 있는 영역이 진보를 보이지 못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이는 △대부분 사람이 상식으로 할 수 있다고 생각하고 △수식 같은 명확한 인과관계가 잘 보이지 않고 △노력에 비해 진보가 선형적이지 않기 때문이다.

이에 사람들은 배우려고 노력하기보다 생각나는 대로 하려는 경향이 있다. 물론 이런 영역은 전술(前述)한 바와 같이 명확한 인과관계를 찾기 어렵고 변수가 많아 분명 운의 영향도 크다. 이에 전문가들도 실패하기도 한다.

그러면 이러한 영역은 예술의 영역일까. 그렇지는 않다. 학자들에 의한 사회과학적 연구 결과가 계속 나오고 있다. 단순한 수식처럼 쉽지는 않아도 꾸준히 학습하고 경험하면 분명히 성공 확률을 높일 수 있다. 변수가 많고 운이 개입되는 영역은 누구나 진입하기 쉽고 누구나 쉽게 할 수 있을 듯 보이지만, 여기에도 분명 고수들이 있다. 고수들이라고 반드시 승리하는 것은 아니지만, 분명 승리할 확률이 더 높다. 그 확률이 쌓이면 큰 결과를 가져온다.

그러므로 쉽게 보이는 영역이 더 어려움을 기억해야 한다. 로켓 사이언스(거창하고 해결하기 어려운 문제), 우주과학보다 리더십, 피플 매니지먼트(people management), 기업 문화 조성, 경영이 더 어렵다. 이런 영역은 상식과 통념으로 접근하지 말고 진보가 금방 보이지 않아도 꾸준히 시간을 투자해야 한다. 그러면 미세한 차이처럼 보이지만, 확률을 높여 분명 큰 성과들로 보답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