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명동의 폐업 상가. 코로나19 팬데믹 기간에
영업 불황으로 문을 닫는 상가가 늘었다. 사진 뉴스1
서울 명동의 폐업 상가. 코로나19 팬데믹 기간에 영업 불황으로 문을 닫는 상가가 늘었다. 사진 뉴스1
올 들어 위드 코로나(With Corona·단계적 일상 회복) 시대가 본격화되면서 대한민국 상권이 다시 꿈틀대고 있다. 돌이켜보건대 코로나19가 대유행했던 지난 3년 동안 정부 주도하의 각종 강도 높은 사회적 거리 두기(집합금지 명령, 영업시간 제한 등)로 대한민국 상가시장은 상권 쇠퇴, 매출액 감소, 공실 증가 및 자영업자 줄폐업이라는 사상 초유의 암흑기를 피할 수 없었다. 그러던 차 윤석열 정부의 출범과 함께 위드 코로나 시대가 구체적으로 현실화하면서 상권도 조금씩 활력을 찾아가는 중이다.
이동현 하나은행 
부동산 수석 전문위원
단국대 도시계획학 박사, 
전 하나은행 
부동산자문센터장
이동현 하나은행 부동산 수석 전문위원
단국대 도시계획학 박사, 전 하나은행 부동산자문센터장

사실 코로나19 팬데믹(pandemic·감염병 대유행)은 직간접적으로 대한민국 상권의 변화에 커다란 영향을 미쳤다. 당장 집합금지 명령과 영업시간 제한 여파로 직장인들의 회식 문화가 자연스럽게 사라졌고, 우정을 나누기 위한 동창회나 취미생활을 위한 동호회 모임 역시 급감할 수밖에 없었다. 물론 이는 유동 인구 및 매출액 감소, 임차인 이탈, 휴·폐업 및 공실 증가, 상권 및 지역 경기 쇠퇴라는 악순환을 초래했다.

지난 3년간 코로나19로 직격탄을 맞게 된 대표적인 업종으로는 관광(여행, 항공), 유흥(주점, 노래방, 나이트클럽), 숙박(여관, 모텔, 관광호텔), 학원 등이 있다. 반면 배달, 온라인쇼핑, 골프(골프장, 스크린골프연습장, 골프용품점) 업종 등은 때아닌 초호황을 맞이했다.

그렇다면 위드 코로나 시대, 한발 더 나아가 향후 탈코로나 시대에는 상권에 어떤 변화가 일어날까. 또 코로나19 이전 일상 회복으로 돌아갈 경우 기존의 상권 역시 완전한 원상회복이 가능할까. 이와 관련 코로나19 이후 변화된 상권의 특징을 살펴보고, 덧붙여 위드 코로나 시대 유용한 상가 투자전략도 찾아보자.

코로나19 이후 변화한 상권에 투자해 성공하기 위해선 어떤 전략이 필요할까. 사진 셔터스톡
코로나19 이후 변화한 상권에 투자해 성공하기 위해선 어떤 전략이 필요할까. 사진 셔터스톡

특징 1│코로나19로 바뀐 소비 행태 및 업종의 변화

지난 3년간의 코로나19 팬데믹은 대한민국 국민의 소비 행태는 물론, 업종까지 바꿨다. 집합금지 명령이나 영업시간 제한 등 사회적 거리 두기의 여파로 직장 회식, 동호회 및 동창회 모임 등이 사라진 대신, 배달서비스, 온라인쇼핑몰, 스크린 골프연습장, 무인점포 등은 크게 떠올랐다. 하지만 근래 들어 위드 코로나 시대가 본격화되면서 온라인이 아닌 오프라인상에서 각종 모임이 증가하고 있다. 따라서 코로나19 팬데믹 때와는 사뭇 다른 상가 투자전략을 세울 필요가 있다. 일례로 아파트 단지 내 상가를 고를 때 내부 수요에 한정하기보다는 외부 수요까지 유입될 수 있는 상가를 고르는 게 좋다. 아파트 안팎 수요까지 감안한 매출 상승을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특징 2│무인점포 전성시대

코로나19 시대의 신규 업종으로 각종 무인점포사업이 큰 인기를 모았다. 사실 무인점포는 코로나19 여파로 인한 경기침체가 최저임금 상승에 따른 인건비 부담과 겹치면서 해결 방안으로 떠오른 신사업이다. 무인점포는 그 유형도 매우 다양한데, 아이스크림·스낵·신선식품·편의점·노래방·빨래방에서부터 사진관·세차장·성인용품점·호텔에 이르기까지 말 그대로 각양각색이다. 이처럼 무인점포가 빠르게 확산하고 있는 가장 큰 이유는 기존 유인 점포보다 상대적으로 투자 비용 대비 수익성이 좋기 때문이다. 코로나19 이후 급격히 늘어난 무인점포는 새로운 상권 트렌드로 완전히 자리 잡았다. 물론 위드 코로나 시대라도 별반 다르지 않다. 점포의 무인화는 이제 거스를 수 없는 추세가 됐다. 다만 공급과잉에는 주의해야 할 것이다. 만일 무임점포가 특정 지역, 특정 상품, 특정 업종에 과하게 치중될 경우 투자에 따른 수익은커녕 손실만 커질 수 있다. 그럼에도 코로나19로 급부상한 무인점포는 향후 위드 코로나 시대, 한발 더 나아가 탈코로나 시대에도 상권의 한 축으로 자리할 것이다.

특징 3│쇠락해가는 대학가 상권

코로나19 여파로 가장 커다란 타격을 입은 상권 중 하나는 대학가 상권이다. 코로나19 발생 만 3년이 지나는 동안 대학가 상권은 지역 구분 없이 말 그대로 ‘자영업자들의 무덤’ 그 자체가 됐다. 즉 비대면 수업으로 대학생들이 사라지면서 거리 곳곳이 텅 비게 됐고, 결국 영업 부진으로 폐업하는 가게가 속출했다. 

그랬던 대학가 상권이 최근 기지개를 켜고 있다. 정부 주도하에 점진적으로 위드 코로나 시대가 열리고 있고, 이에 따른 기대감도 점점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전국의 대학가 상권들은 코로나19 이전의 전성기 모습을 되찾기는커녕 조용하다 못해 적막한 곳도 적지 않다. 대면 수업이 재개됨에 따라 유동 인구 증가 및 상권의 활성화를 기대했지만, 경기침체 및 고물가라는 커다란 벽에 부딪혀 깊은 시름에 빠졌기 때문이다. 게다가 코로나19 팬데믹 때 공실이 된 적지 않은 점포들이 아직도 주인을 찾지 못한 채 방치돼 있고, 이미 비대면 수업에 익숙한 대학생들은 학교 인근에서 누군가를 만나고 단체로 모이는 외부 활동에 그다지 익숙하지 않다. 

특히 지방의 경우 10~20대 인구 감소 및 인구의 수도권 집중화에 따라 신입생 부족 현상이라는 고질적인 악재까지 겹쳐 대학가 상권의 쇠퇴는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위드 코로나 시대일지라도 막연한 기대감에 젖어 비싼 권리금을 주고 섣불리 투자하기보다는 상가 투자를 위한 매매계약에 앞서 반드시 철저한 사전 조사가 선행돼야 한다. 신입생들의 이탈 없이 꾸준히 유동 인구가 증가하고 있는지를 확인하고, 아울러 인근에 트렌드 리딩 상권이 별도로 존재하지 않아 대학가 상권의 쇠락을 막을 수 있는지를 확인할 필요가 있다.

특징 4│MZ 세대가 선호하는 트렌드 리딩 상권

코로나19 장기화로 소비심리가 크게 위축되면서 기존의 전통 상권(명동 상권, 종로 상권, 대학로 상권, 영등포 상권, 노량진 상권 등)은 침체의 늪에서 허우적거리고 있는 반면, 서울의 주요 도심 및 강남 중심의 트렌드 리딩 상권(가로수길 상권, 샤로수길 상권, 송리단길 상권, 홍대 상권, 익선동 상권, 힙지로 상권, 망리단길 상권 등)은 최신 트렌드와 이색적인 경험을 추구하는 MZ 세대(밀레니얼+Z 세대·1981~2010년생)의 구애에 힘입어 나름 호황을 누리고 있다. 사실 트렌드는 단순히 유행하다 소멸되는 일시적인 현상이 아니다. 시대의 전환기에 소비 행태가 달라지는 방향을 확인하고 미래의 변화 형태를 가늠하는 척도로 기능한다. 실제로 트렌드 리딩 상권에 있는 점포의 경우 임대료 하락은커녕 상승으로까지 이어지고 있다. MZ 세대는 최신 트렌드에 관심 많고 이색적인 경험을 중시하는 세대인 만큼 쇠락하는 대학가 상권보다는 MZ 세대가 선호하는 트렌드 리딩 상권에 투자하는 편이 좋아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