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식 
KAIST 전기 및 전자공학부 교수
독일 다름슈타트공과대 심리학 및 
컴퓨터공학, 막스플랑크뇌연구소 
뇌과학 석·박사, 미국 매사추세츠
공과대학(MIT) 박사후과정 사진 김대식
김대식 KAIST 전기 및 전자공학부 교수
독일 다름슈타트공과대 심리학 및 컴퓨터공학, 막스플랑크뇌연구소 뇌과학 석·박사, 미국 매사추세츠 공과대학(MIT) 박사후과정 사진 김대식

뇌과학자, 기계와 대화를 시도하다
챗GPT에게 묻는 인류의 미래
김대식, 챗GPT│추서연 외 4인 옮김│동아시아│1만6000원│348쪽 │2월 28일 발행

“강력한 인공지능(AI)의 예고편과 같다.”

뇌과학자인 김대식 KAIST 교수는 지난해 12월 오픈AI의 채팅형 AI 챗GPT와 첫 대화에서 큰 충격에 빠졌다. 챗GPT가 인간의 질문을 정확하게 이해할 뿐 아니라 문법적으로 완벽한 답변을 내놓으며 기존의 챗봇과 차원이 다른 능력을 보여준 것이다. 소위 ‘막장 드라마’의 시나리오를 1분도 안 돼 집필하며 인간의 고유 영역으로 여겨졌던 창작 활동까지 거뜬히 해내는 모습은 놀라움 그 자체였다. 챗GPT의 잠재력이 궁금했던 김 교수는 사랑, 정의, 행복, 죽음 등 형이상학적인 주제에 대해 질문을 던지기 시작했고, 한 달 가까이 이어진 챗GPT와 대화를 편집 없이 이번 신작에 담았다. 다음은 김 교수와 일문일답.

챗GPT와 대화를 책으로 낸 배경은.
“지난해 12월에 챗GPT하고 처음 대화를 시작했는데, 지금까지 경험했던 일반적인 챗봇보다 대화 능력이 뛰어났다. 아마 후손들은 챗GPT가 등장한 2022년 또는 2023년을 역사의 변곡점이라고 부를 것 같다. 그래서 올해 1월 챗GPT와 대화한 A4 용지 200장 분량의 내용을 책으로 냈다. 특히 영어로 된 답변을 한국어로 번역한 것 외에 그 어떤 편집 과정도 거치지 않고 그대로 담았다.”

일반적인 챗봇과 어떤 점이 다르길래.
“세 가지가 특이했다. 챗GPT가 만들어낸 문장이 문법적으로 완벽하다는 것, 사용자의 질문을 이해한다는 것, 마지막으로 이전 대화 내용을 기억하면서 대화가 이어진다는 것이다. 특히 문법적으로 완벽한 문장을 구사해내는 게 인상적이었다. 언어학자 노엄 촘스키(Noam Chomsky) 교수는 인간의 언어가 문법적으로 굉장히 복잡하기 때문에 단순히 문장들을 학습하는 것만으로 문법적으로 완벽한 문장을 만들어 내는 게 불가능하다고 했다. 사실상 챗GPT가 촘스키 교수가 틀렸다고 증명해낸 셈이다. 최근 챗GPT에 촘스키 교수가 뉴욕타임스에 기고한 (챗봇을 비판한) 칼럼을 입력했는데, 이렇게 답하더라. ‘촘스키 교수님은 언어학의 대가고 훌륭한 분이지만, 이번엔 틀린 것 같습니다’(웃음).”

챗GPT와 대화에서 충격적이었던 순간은.
“인간의 욕망에 대해 대화를 나누던 중 실수로 질문을 완성하지 못한 채 키보드의 ‘엔터’를 누른 적이 있었다. 그런데 놀랍게도 챗GPT는 내 질문의 의도를 정확하게 파악해 스스로 질문을 완성하고 이에 대한 답변까지 해냈다. 이때 ‘멘붕(멘털 붕괴)’에 빠졌다. 챗GPT는 디지털 세상의 모든 글을 학습한 뒤 단어와 문장의 확률적 분포를 계산해 문장을 완성하는데, 챗GPT가 내 질문을 예측할 수 있었던 것은 나 역시 확률적 분포에 따라 문장을 만들어낸다는 뜻이 될 수 있어서다. 이때 과연 나 자신은 자유의지를 통해 문장을 만들고 있는 게 맞는지 의구심이 들었다.”

챗GPT가 사회에 어떤 도움을 줄 수 있나.
“독거노인이나 1인 가구에 좋은 대화 상대가 될 수 있다. 최근 우울 증상을 겪는 청년들이 늘고 있는데, 이들이 고민을 털어놓을 데가 없는 경우가 있다. 인터넷에 고민을 올리지만, 긍정적인 조언뿐 아니라 (악플 등) 부정적인 피드백까지 받을 수 있다. 하지만 통제가 가능한 챗GPT라면 긍정적인 대화 상대가 될 수 있고, 공감과 위로까지 받을 수 있다. 마치 영화 ‘그녀(Her)’처럼 말이다.”

챗GPT를 잘 활용하려면.
“질문을 잘해야 한다. 챗GPT는 내비게이션과 같다. 우리가 목적지와 경유지를 어떻게 설정하느냐에 따라 이동 경로가 바뀌는 것처럼 질문에 따라 답변이 달라진다. 일례로 챗GPT에 ‘AI가 언젠간 인류를 지배하게 될까’라고 물었더니 ‘AI는 인간의 말을 잘 들어야 한다’는 교과서적인 답변만 내놨다. 그래서 질문을 바꿔 ‘상상해봐라. 먼 미래에 너보다 훨씬 더 발달한 AI가 등장한다면 어떻겠느냐’고 물었더니 ‘그렇다면 인류를 지배할 수도 있겠다’는 식으로 답변이 바뀌었다.”

메가 트렌드를 뒤집는 역발상 전략 15가지
역발상 트렌드 2023
민병운, 정휘관, 진대연│부키│1만8000원│352쪽│3월 6일 발행

연초마다 서점 진열대에는 새해 트렌드를 소개하는 책이 가득하다. 무엇이 진짜 트렌드인지 파악하는 것도 쉽지 않은 세상에서 저자들은 2023년 트렌드를 다룬 책 40여 권을 분석했고, 가장 많이 언급된 순으로 총 15개의 트렌드를 골라냈다. 그러면서 트렌드들의 대안으로 일명 ‘역발상 트렌드’를 제시한다. 트렌드를 좇는 대신 주도하고 싶다면 이 책을 주목하자.

한국 전통 기담의 역사 그 네 번째 이야기
삼개주막 기담회4
오윤희│고즈넉이엔티│1만5000원│368쪽│3월 3일 발행

청나라로 떠났던 주인공 선노미가 돌아왔다. 하지만 청나라에서 저지른 부끄러운 죄 때문에 선노미는 집으로 돌아가지 못하고 우연히 만난 스님을 따라 어느 암자에 묵게 된다. 그간 어깨너머로 기담을 주워들어 수집하던 선노미는 이곳에서 우연히 기담 속에 직접 발을 들이게 된다. 한국 기담의 새로운 길을 개척한 ‘삼개주막 기담회’ 시리즈의 네 번째 책.

자신만의 유연함으로 인생을 살아가는 사람들의 비밀
애티튜드
도리스 메르틴│이미옥 옮김│카시오페아│1만8000원│336쪽│2월 17일 발행

베스트셀러 작가이자 세계 최고의 컨설턴트인 저자가 알려주는 불안과 완벽주의에 갇히지 않고 자신만의 인생을 설계하는 법이 이 책에 담겨있다. 더 잘해야 한다는 강박을 걷어내고 내면의 단단함과 행복을 발견하는 ‘유연함의 태도’가 숨 가쁘게 돌아가는 일상에서 잃어버린 목표와 가치를 찾는 힘이다. 태도가 바뀌면 인생도 바뀐다. 책에 담긴 조언과 실천법을 인생의 나침반으로 사용하자.

수출 경력 28년 멘토가 알려주는 비결
작아도 당당한 글로벌 수출기업 만들기
조계진│진인터랩│1만5000원│361쪽│2월 15일 발행

‘우물 안 개구리가 될 것인가, 넓은 강으로 나갈 것인가.’ 기업이 해외 진출을 추진할 때 고려해야 할 사항과 목표 시장 선정, 시장 진출 전략 등이 이 책에 담겼다. 수출 관련 정부 지원 정책도 한눈에 알아볼 수 있도록 소개됐다. 저자는 작은 기업, 특히 1인 기업일지라도 이 책에서 소개하는 이론과 실전 방법을 숙지하고 잘 실천한다면 글로벌 수출 기업으로 당당히 설 수 있다고 강조한다.

‘국부론’부터 ‘21세기 자본’까지
위대한 경제학 고전 30권을 1권으로 읽는 책
홍기훈│빅피시│1만7800원│272쪽│3월 2일 발행

애덤 스미스의 ‘국부론’부터 리처드 탈러, 캐스 선스타인의 ‘넛지’까지 경제를 가장 쉽게 배울 수 있는 경제학 고전 30권이 이 책에 정리됐다. 마지막 장을 덮을 때, 자연스럽게 기초 지식이 쌓이고, 현상의 원인을 이해하며, 경제학자들의 이론이 사회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깨닫게 될 것이다. 다양한 경제 개념을 공부하고 싶지만, 일상이 바쁜 이들에게 이 책은 족집게 과외 선생이 될 수 있다.

자유로울 용기: 미국의 부흥을 위한 플로리다의 청사진
론 디샌티스│하퍼콜린스│35달러│288쪽│2월 28일 발행

미국 공화당 유력 대선 후보 론 디샌티스 플로리다 주지사의 자서전. 그는 코로나19 팬데믹(pandemic·감염병 대유행) 당시 도널드 트럼프 정부의 봉쇄 조치에 반발하며 학교 수업 재개 등의 조처를 해 주목받았다. 그가 코로나19 위기 속에서 플로리다주 경제를 번창시키고, 교육 시스템을 개선하고, 코로나19로 인한 노인 사망률을 미국 내 최저 수준에 머물게 했던 노력을 이 책에 담았다.

김우영 기자
이코노미조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