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셔터스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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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서울에서 밤늦게까지 문 여는 식당을 찾기가 힘들다. 도심에서도 식당들 대부분이 문을 일찍 닫는데 손님이 없어서가 아니라 일할 사람을 구하기가 힘들어서라고 한다. 인력난은 식당가만의 문제가 아니다. 최근 들어 인력난은 사회 전반적으로 나타나고 있다. 그 배경을 살펴보면 주 52시간제 도입, 임금 상승, 코로나19 팬데믹(pandemic·감염병 대유행), 인플레이션(물가 상승), 인구구조 변화 등의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하고 있어 인력난은 쉽게 해결되기 어려워 보인다.

엄여진 쿼드자산운용 PEF운용본부 매니저
연세대 경영학, 
전 신영증권 제약·
바이오 애널리스트
엄여진 쿼드자산운용 PEF운용본부 매니저
연세대 경영학, 전 신영증권 제약· 바이오 애널리스트

이러한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서빙 로봇을 도입하는 식당이 많아졌다. 최근 2~3년 사이에 서빙 로봇을 사용하는 식당이 급격히 늘면서 손님들도 적응이 빠르다. 아직은 서빙 및 안내가 단순 업무 수준에 그치기는 해도 이제는 손님들도 서빙 로봇이 어색하지 않을 만큼 그 수가 크게 늘었다.

코로나19 사태를 겪으며 서빙 로봇 같은 서비스용 로봇의 시장이 열렸다. 로봇은 용도에 따라 산업용과 서비스용으로 나눌 수 있는데, 기존에는 제조 공정에서 쓰이는 산업용 로봇이 주류였다면 최근에는 서빙 로봇이나 물류 로봇 같은 서비스용 로봇이 고성장을 이끌고 있다. 앞으로는 의료용, 군사용 로봇 같은 전문 서비스용 로봇이 신규 시장을 창출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아직 서비스용 로봇 시장 내에서 독보적인 위치의 선도 기업이 없다. 스타트업부터 대기업까지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경쟁이 치열하다. 서빙 로봇만 하더라도 LG전자, KT, 현대로보틱스 등 대기업이 진출한 데 이어 중국 업체까지 가세해 시장 경쟁은 더욱 치열해지고 있다. 그 결과, 로봇 사용 단가가 낮아지며 시장 침투도 가속화하고 있다. 식당에서 사용하는 로봇의 월 임대료 또한 30만원까지 하락했다. 이는 작년 대비 반 토막 수준이라고 한다. 식당뿐만 아니라 단순 서빙이 필요한 피시방 등도 인력난 문제가 심화하며 로봇 수요가 꾸준히 늘고 있어 서비스용 로봇의 사용처도 확대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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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용 로봇 시장에서 국내 협동 로봇 경쟁력 있어

그렇다면 산업용 로봇 분야는 어떠할까. 산업용 로봇은 기존에 전통적 의미로 쓰이던 로봇에 가까울 것이다. 산업용 로봇은 주로 자동차와 전기·전자 분야에서 제품 생산부터 출하까지 공정 내 작업을 수행하는 로봇을 일컫는다. 기존의 산업용 로봇은 일본의 화낙, 야스카와, 가와사키와 스위스의 ABB(스웨덴 기업과 합병으로 탄생), 독일의 쿠카(중국 기업에 인수) 등이 시장점유율 78%를 과점하고 있다.

과연 이렇게 고도화된 산업용 로봇 시장에 국내 기업의 진출이 가능할까. 산업용 로봇 중에서도 기술 진입 장벽이 낮고 수요가 다변화되고 있는 분야가 있다면 국내 기업도 가격 경쟁력으로 경쟁해볼 수 있을 것이다.

이러한 이유로 국내 기업들은 좀 더 간소화된 형태의 협동 로봇에 주목하고 있다. 협동 로봇은 기존 산업용 로봇이 안전 펜스 안으로 사람의 접근조차 불가능했던 것과는 달리 사람과 협업이 가능한 형태다. 협동 로봇은 기존에 대기업이 도입하던 소품종 대량생산 방식이 아니라 중소기업의 다품종 소량 생산 방식에 활용되는 형태다. 기술 진입 장벽이 낮고 설치 비용도 기존 산업용 로봇에 비해 적다.

전통적 산업용 로봇과 비교하면 협동 로봇의 시장성은 아직 작아 보일 수 있다. 그러나 전 세계적으로 생산 여건이 변화하는 추세다. 이에 따라 향후 협동 로봇 시장은 기하급수적으로 성장할 가능성이 크다. 우선 전 세계적으로 무역 분쟁과 지정학적 리스크를 겪으면서 기업들이 공급망을 현지화하려는 필요성이 공통적으로 대두되고 있다. 실제로 글로벌 생산 기지 역할을 수행하던 중국도 저임금 노동력 확보가 어려워지면서 생산 현장에서의 맞춤형 및 자동화 요구가 더 커지고 있다. 심지어 중국 기업도 임금 상승으로 인해 해외에서 생산 물량을 받으면 베트남 기업에 하청을 준다고 한다.

이러한 대외적 환경은 로봇 산업 후발주자인 국내 기업에 기회가 될 수 있다. 특히 미국과 중국의 무역 분쟁 이후 미국은 첨단 산업 보호 정책을 내놓고 있는데, 특히 첨단 기술이 집약된 로봇 산업은 더욱 민감할 수밖에 없다. 한국은 정보기술(IT)과 자동차, 가전 등의 제조 인프라가 선진화돼 있기에 중국의 로봇 생산 기술을 대체하기에 유리하다.

개별 종목 선택 어렵다면 로봇 ETF가 대안 

이러한 기대감을 반영해 연초부터 로봇 기업의 주가도 올랐다. 작년 한 해 동안 코스닥 지수는 34% 하락했지만, 코스닥 내 로봇 관련 종목의 시가총액은 더 커졌다. 국내 로봇 관련 종목은 신규 상장 및 ETF(Exchange Traded Fund·상장지수펀드) 출시 등 수급 요인뿐 아니라 삼성전자, LG, 현대차 등 국내 대기업의 대규모 투자 계획이 발표되며 주가가 대폭 상승했다.

로봇 수요가 확대되는 가운데 로봇 산업을 지원하기 위한 정부의 정책 기조에 맞춰 대기업은 공격적인 투자를 이어 나갈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로봇 관련 종목의 투자 매력을 더욱 높여줄 수 있다.

만약 국내보다는 해외 주식에 투자하고 싶은 투자자라면 미국 주식 중에서는 물류 로봇 기술에서 앞서 나가는 아마존과 휴머노이드 로봇을 공개한 테슬라를 빼놓을 수 없다. 미국 로봇 산업은 하드웨어보다 로봇 소프트웨어 기업이 많은데, 자동화 솔루션을 보유한 로크웰 오토메이션 등이 대표적이다.

일본 상장 종목 중에서는 공장 자동화 설비와 로봇 주요 부품 생산에 강점이 있는 기업들에 투자할 수 있다. 특히 정밀감속기를 생산하는 나브테스코, 로봇 통합 컨트롤러를 생산하는 오므론 등을 눈여겨볼 만하다.

국내와 마찬가지로 해외 증시에도 상장된 로봇 기업이 많지는 않다. 만약 종목을 선별하기 부담스러운 개인 투자자라면 로봇 ETF가 좋은 투자 대안이 될 수 있다. 로봇 산업은 범위 자체가 매우 넓고 다양하므로 ETF 별 특징을 잘 살펴볼 필요가 있다. 미국 ETF는 인공지능(AI)과 바이오 등 로봇 관련 인접 기술에 투자하는 비중이 높다.

로봇 산업은 이제까지 기술적 한계에 부딪혀서 사회적 관심이 식으며 침체기도 겪어왔으나, 이제는 로봇 상용화가 가능해지는 분야를 중심으로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로봇은 이미 사회 문제로 대두되고 있는 인력난에 대한 현실적인 해결책으로 작용하고 있다. 로봇이 당장 보편화되지는 않더라도 요즘 금융시장에서 화두가 되는 이유일 것이다. 로봇 산업이 AI와 5세대(5G) 이동 통신, 빅데이터 등 인접 기술의 발달에 힘입어 그동안의 기술적 한계를 넘어서면서 주가 상승을 이끌 새로운 주역으로 자리매김하길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