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셔터스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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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명 젊은 배우가 프로포폴(propofol) 중독이 의심된다는 뉴스가 얼마 전에 나왔다. 프로포폴을 불법적으로 투여했다는 기업인, 연예인, 의료인들 이야기가 심심찮게 나온다.

윤우상 
밝은마음병원 원장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엄마 심리 수업’ 저자
윤우상 밝은마음병원 원장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엄마 심리 수업’ 저자

프로포폴은 수면마취를 위한 정맥 주사제다. 투여 30초 정도 후에 마취 작용이 나타나 깊은 잠에 빠지고, 10분 정도로 짧게 효과가 지속된다. 즉각적인 반응과 빠른 회복, 적은 부작용으로 수면내시경 검사나 간단한 성형외과, 피부과 시술 등에 사용한다. 프로포폴은 부작용은 적지만 위험성은 있다. 프로포폴 부작용은 급격한 저혈압, 무호흡증, 알레르기 반응, 부정맥 등이다. 의료 장비가 갖춰지지 않은 상태에서 모니터링 없이 남용할 경우 사망 위험성이 있다. 2009년 마이클 잭슨의 사망 원인이 프로포폴 과다 투여로 인한 무호흡증으로 알려져 있다.

프로포폴을 습관적으로 맞는 이유는 짧은 시간에 깊이 수면할 수 있기 때문이다. 맛있는 잠을 자고 일어나면 천근만근이었던 몸이 개운해진다. 또한 프로포폴을 맞으면 뇌에 도파민이라는 신경전달물질이 증가한다. 도파민은 의욕이나 흥미를 높이고 기분을 좋게 하고 황홀하고 고양된 느낌을 유발한다. 잠을 한 번 살짝 자는 걸로 깊은 이완과 편안함을 느끼고 행복감이 올라가니 쉽게 중독에 빠지는 것이다.

연예인, 기업인, 의료인들이 특히 프로포폴 중독이 많은 이유는 불안, 긴장, 스트레스가 심하고 제대로 잠을 못 자기 때문이라고 알려져 있다. 하지만 이 직업군에서 프로포폴 중독이 많은 이유는 따로 있다. 제일 큰 원인은 프로포폴이 10년 전까지만 해도 마약류가 아닌 일반 의약품이었기 때문이다.

프로포폴이 마약류의 일종인 향정신성 의약품으로 지정된 것은 2011년이다. 그전까지 프로포폴은 맞고 싶으면 맞을 수 있는 일반 의약품이었다. 그래도 일반인은 의사 진단과 처방이 필요하기에 남용이 쉽지 않다. 하지만 연예인이나 기업인들은 친분 있는 의사를 통해 어렵지 않게 프로포폴을 맞을 수 있었던 것이다. 기운이 없을 때 약국에서 자양 강장 드링크를 사 먹는 것처럼, 쉽게 남용됐다. 의료인 중에서도 숙면을 위해 ‘셀프 주사’하는 사람도 있었다. 그러다 보니 프로포폴로 인한 문제가 여기저기 나타났다. 스스로 프로포폴 중독이라고 정신과 입원 치료를 자청한 의사까지 나올 정도다. 결국 이 약의 위험성을 잘 아는 의료인들의 경고로 프로포폴이 마약류로 지정된 것이다. 그러나 마약류로 지정되기 이전에 이미 많은 사람이 프로포폴 중독 상태였다. 이 약의 사용이 법적으로 엄격하게 규제됐지만, 이미 중독된 사람들은 쉽게 끊을 수 없는 것이다.

프로포폴 같은 향정신성 의약품은 불안을 줄이고 이완에 도움 되는 효과적인 약물이지만 오남용할 경우 신체적, 정신적 의존성을 일으킬 수 있다. 

약을 투여하면 ‘기분 좋은’ 상태가 되지만 남용할 경우 약을 ‘갈망’하는 중독 단계로 진행된다. 향정신성 약물을 사용하는 사람들은 무엇보다 의사의 지시에 잘 따라야 하고, 특히 용량이나 횟수를 늘리고 싶은 마음이 들 때 절제와 주의가 요구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