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 사기는 전형적인 약자 상대 범죄로, 이 비극적 사건의 희생자는 청년 미래 세대다.” 윤석열 대통령이 4월 18일 국무회의에서 전세 사기 대책 마련을 지시하면서 한 발언입니다. 일명 ‘건축왕’ 남모씨가 총 2864가구, 약 2700억원의 전세 보증금을 돌려주지 않은 ‘인천 미추홀 전세 사기’ 사건의 충격이 잦아들지 않고 있습니다. 최근 피해자 세 명이 극단적 선택을 하자 윤석열 대통령이 직접 나서 사기 피해 주택에 대한 경매 절차 중단을 지시하기에 이르렀습니다.
하지만 정부 대책의 한계를 지적하는 목소리가 작지 않습니다. 대책 수위를 높이라는 주문도 있지만, 시장 경제에서 정부 개입만이 해결책이 되기는 힘듭니다. 2030세대의 부동산 경험 부족을 보완할 수 있는 시스템을 시장에서 자리 잡도록 하는 게 더 근본적인 처방으로 보입니다. 흔히 부동산 디지털 중개 서비스로 알려진 프롭테크(Prop-Tech·첨단기술 접목 부동산 서비스) 가운데는 부동산 사기 방지에 역점을 둔 곳이 적지 않습니다.
이번 커버 스토리 ‘프롭테크의 재발견’은 부동산 거래의 편익 제공을 넘어 전세 사기 등 부동산 관련 각종 리스크에 대응할 수 있게 돕는 사업으로 진화하고 있는 프롭테크를 조명하고 있습니다. 임대인의 보증금 반환 이력 및 세금 체납 여부를 계약 전에 확인해야 한다는 조언이 쏟아지지만 이를 일일이 이행하기는 쉽지 않습니다. 이 같은 문제를 기술적으로 손쉽게 해결할 수 있도록 시스템으로 만든 프롭테크의 가치가 부각되는 때입니다. 아이엔이 작년 11월 출시한 앱 임차in은 인공지능(AI)을 이용해 계약서 작성 시 불리한 특약 사항 분석, 깡통전세 판독, 중개사 등록 조회, 보증보험 가입 가능 여부 확인, 임대차 분쟁 상담 등을 수행합니다. 부동산 사기 방지에 역점을 둔 미국의 프롭테크 스냅트는 벤처 투자 한파가 몰아친 지난해 5월 1억달러(약 1300억원)의 투자를 유치했습니다.
건축왕 사기 사건이 부각시킨 부동산 시장의 취약점은 혁신 기업에는 이익 확대와 사회 공헌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는 출발점이 될 수 있습니다. 물론 신기술이 효과를 보려면 제도와 협업이 요구됩니다. 정부가 프롭테크에 대한 포용성을 확대해야 하는 이유입니다.
강 건너 불구경할 수만은 없는 브렉시트
2016년 브렉시트(Brexit·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결정이 났을 때 많은 영국인이 환호하던 광경이 아직도 기억난다. 하지만 3년 뒤 받아 든 성적표는 참담한 수준이다. 포퓰리즘이 한 나라를 엉망으로 만든 것이다. 한때 대영제국이었던 영국이 정치 실패로 몰락하는 모습을 보며 브렉시트가 비단 남의 일만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성은 취업준비생
세계를 바라보는 객관적 시각의 필요성
한때 ‘해가 지지 않는 나라’로 불렸던 영국이 왜 브렉시트라는 실수를 했는지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는 기획이었다. 대영제국의 향수에 취해 글로벌 국제 정세와 나라의 경쟁력에 대한 객관적 분석을 하지 못한 탓이라고 생각한다. 시시각각 변화하는 세계에 뒤처지지 않고 글로벌 감각을 키워야만 살아남을 수 있는 시대가 됐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박혜은 공무원
‘빛 좋은 개살구’ 된 브렉시트
브렉시트를 통해 영국이 유럽연합(EU)으로부터 독립해 자유로운 의사 결정을 할 수 있다는 영국 정치인의 주장은 ‘빛 좋은 개살구’였다. 브렉시트로 인해 나라 경제가 흔들리고, 국민이 경제적 손실을 입게 됐다. 때로는 명분보다는 실리적인 관점에서 무엇이 나라에 도움 되는지를 국민이 잘 살펴야 한다는 교훈을 남겼다.
-박지은 주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