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혁신은 어떻게 탄생하고, 작동하고, 성공하는가
혁신에 대한 모든 것
매트 리들리│이한음 옮김│청림출판│2만원│448쪽│4월 27일 발행

1970년 미국에서 여행 가방을 만드는 US 러기지의 부사장 버나드 새도(Bernard Sadow)가 가족과 함께 여행을 다녀오던 길이었다. 세관에서 무거운 짐가방을 손에 든 채 자신의 차례를 기다리고 있는데, 그의 옆으로 공항 직원이 바퀴 달린 손수레에 무거운 기계를 올려 성큼성큼 밀고 지나갔다. 그때 번뜩이는 아이디어가 새도의 머리를 스쳤다. 집에 돌아온 그는 자신의 여행 가방에 바퀴 네 개를 나사로 박았다. 가방에 가죽끈까지 붙이자, 집안 여기저기를 수월하게 끌고 다닐 수 있었다. 그는 1972년 바퀴 달린 여행 가방을 특허로 냈다. 수년 뒤 메이시 백화점이 이 가방을 판매하기 시작하면서 서서히 세상에 알려지게 됐다.

베스트셀러 작가이자 세계적 과학저술가인 매트 리들리(Matt Ridley)가 인류의 삶에 스며든 혁신을 추적한 신간을 펴냈다. 진화생물학, 고고학, 기술, 경제, 사회 등 다양한 분야를 넘나들며 혁신이 어떻게 인류사를 빚어냈고, 우리 일상에 자리 잡았는지를 확인했다. 이를 통해 언제 혁신이 탄생하며, 혁신의 조건은 무엇이고, 혁신이 사회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를 짚었다.

혁신이란 무엇일까. 작가는 아직 통용되지 않은 것에 대해 고민하고 방법을 찾는 일이며, 나아가 그 방법이 사회에 퍼지는 과정을 지켜보는 일이라고 설명한다. 기발한 아이디어가 있다고 곧바로 혁신으로 이어지는 것도 아니다. 실제로 바퀴 달린 가방을 개발하려고 시도한 것은 새도가 처음이 아니었다. 무려 1925년에도 있었다. 하지만 당시에는 짐을 대신 들어주는 짐꾼들이 있었고, 거친 돌바닥을 견뎌낼 튼튼한 바퀴가 없었다. 게다가 여성보다 남성이 여행을 더 많이 다녔는데, 이들은 짐을 들지 못할 만큼 약해 보이고 싶지 않았다. 수요가 없으면 혁신도 쓸모가 없는 셈이다.

혁신에 엄청난 첨단 기술이 필요한 것도 아니다. 해운업의 혁신을 가져온 컨테이너의 탄생이 그랬다. 1950년대 산업화와 기술의 발전으로 배는 커지고, 더 빨라졌다. 문제는 인부들이 짐을 싣고 내리는 과정에서 지나치게 시간이 오래 걸린다는 점이었다. 당시 항구마다 병목 현상이 극심했던 이유다. 이때 맬컴 매클레인(Malcom McLean)이란 사업가가 트럭의 화물칸을 통째로 배에 싣는 아이디어를 떠올렸다. 그는 컨테이너를 주문 제작하고, 이를 실을 수 있는 선박도 개조해 본격적으로 해운 사업에 뛰어들었다. 베트남 전쟁에서 컨테이너를 통해 보급 문제를 해결하면서 사업이 커지기 시작했고, 컨테이너 무역이 본격적으로 전 세계에 확산하는 계기가 됐다. 현재 매클레인은 현대 무역의 아버지로 불린다.

저자는 혁신이 한 사람만의 전유물도 아니라고 강조한다. 동시대에 치열하게 고민하고, 경쟁하고, 협력했던 모든 사람의 결과물이라는 것이다. 비행기를 개발한 라이트 형제는 비행기를 개발하는 과정에서 독일의 글라이더 설계자 오토 릴리엔탈(Otto Lilienthal)과 미국의 항공 기술자 옥타브 샤누트(Octave Chanute)와 수많은 편지를 주고받았다. 특히 샤누트에게 보낸 편지만 177통에 달했다. 그렇게 1903년 라이트 형제는 숱한 시도 끝에 비행에 성공했다.

마지막으로 저자는 혁신을 이끄는 궁극적인 힘으로 ‘자유’를 꼽는다. 인간 욕망을 충족시키기 위해 자유롭고 창의적인 시도가 이뤄지고, 이것이 혁신으로 이어질 수 있어서다. 그런 의미에서 현대사회가 겪고 있는 ‘혁신 기근’에 우려를 표한다. 유럽의 100대 시가 총액 기업 가운데 지난 40년 사이에 창업된 곳이 단 한 군데도 없으며, 미국에선 창업 비율이 꾸준히 줄고 있다는 것이다. 저자는 이렇게 당부한다. “혁신이 이뤄질 때 우리는 더 많은 이가 더 충족된 삶을 살아가고, 경이로운 기술적 성취를 이루는 동시에 지구 생태계를 살리는 밝은 미래를 맞이하게 될 것이다.”

가장 낙관적인 미래를 위해 지금 우리가 해야 할 것
우리는 미래를 가져다 쓰고 있다
윌리엄 맥어스킬│이영래 옮김│김영사│2만2000원│480쪽│4월 24일 발행

7년 전 저자는 착한 행동이 얼마나 많은 사람에게 얼마나 큰 혜택으로 돌아갈지 따져봐야 한다는 ‘효율적 이타주의’ 개념을 제시했다. 이제는 여기서 한 걸음 더 나아간 ‘장기주의(longtermism)’가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미래에 긍정적 영향을 주는 것이 도덕적으로 가장 중요하다는 생각, 세계의 운명이 우리가 지금 하는 선택에 달려 있다는 믿음을 가져야 한다고 저자는 말한다.

세상에 없던 직업 ‘프롬프트 엔지니어’가 뜬다
챗GPT가 쏘아올린 신직업 프롬프트 엔지니어
서승완, 채시은│애드앤미디어│1만8000원│232쪽│4월 24일 발행

오픈AI의 채팅형 AI(인공지능) 챗GPT의 대중화로 이른바 ‘프롬프트 엔지니어’가 뜨고 있다. AI에 알맞은 질문과 지시 방법을 찾아 주는 직업이다. 국내외 기업들이 프롬프트 엔지니어를 채용하기 위해 억대 연봉을 내걸 정도라고 한다. 프롬프트 엔지니어가 되기 위한 방법과 해외에서 활동 중인 1세대 프롬프트 엔지니어의 경험담이 이 책에 담겼다.

28개 지역, 135개 동을 담은 대한민국 부(富)의 지도
지방 아파트 황금 입지
김지웅│길벗│2만500원│344쪽│4월 28일 발행

서울과 수도권은 부동산 투자를 엄두도 못 내는 현실. 적은 투자금으로도 매매가 가능한 지방으로 눈을 돌리자. 3년이 넘는 시간, 전국 28개 지역을 돌아다니며 쌓은 지방 부동산의 정보를 한 권의 책에 담았다. 소액으로 부동산 투자를 원하는 사람들, 지방 부동산에 투자하고 싶지만, 아는 곳이 없어 망설이는 사람들, 내 집 마련은 물론 경제적 자유를 꿈꾸는 사람들은 이 책을 주목하자.

NFT로 만나는 예술과 콘텐츠의 미래
예술을 소유하는새로운 방법
박제정│리마인드│1만4800원│192쪽│4월 24일 발행

미술품 소유의 의미가 변하고 있다. 이제는 작품을 구매해 개인적으로 소장하는 시대가 아니다. NFT(Non Fungible Token·대체 불가 토큰)를 통해 온라인에서 공유하고 사람들과 함께 감상하는 시대다. 진정한 예술의 대중화를 NFT가 만들어 가고 있다는 것이다. 예술 작품을 자본시장의 소유물이 아닌 공유제로 바라보는 NFT 아트의 세계를 소개한다.

최인아 대표가 축적한 일과 삶의 인사이트
내가 가진 것을 세상이 원하게 하라
최인아│해냄출판사│1만7500원│344쪽│4월 19일 발행

‘그녀는 프로다. 프로는 아름답다’ ‘당신의 능력을 보여주세요’ 등 수많은 명(名)카피를 남긴 최인아 전 제일기획 부사장의 책. 지금은 강남 빌딩 숲속에 책방을 열고 사람들의 고민을 함께 나누는 그가 30여 년간 일터에서 자기다움을 지킨 질문과 생각을 이번 신간에 담았다. ‘무조건 세상에 맞추지 말고, 당신이 가진 걸 세상이 원하게 하라. 우리는 고유한 존재들이니까.’ 그가 전하는 메시지다.

김정은부터 엘리자베스 2세 여왕까지
트럼프에게 보낸 편지들(Letters to Trump)
도널드 트럼프│위닝팀 퍼블리싱│99달러│320쪽│4월 25일 발행

2024년 미국 대선 출마를 노리는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외국 정상, 미 정치인, 유명 인사 등과 주고받은 편지 150점을 실은 책을 출간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엘리자베스 2세 여왕뿐 아니라 오프라 윈프리, 리처드 닉슨, 조지 W. 부시,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과의 편지도 포함돼 있다. 특히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주고받은 서신도 담겨 화제를 모으고 있다.

김우영 기자
이코노미조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