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원룸의 전세 비중이 줄어드는 한편 월세 비중은 꾸준히 늘어나고 있다. 사진 뉴스1
서울 원룸의 전세 비중이 줄어드는 한편 월세 비중은 꾸준히 늘어나고 있다. 사진 뉴스1
월세가 나오는 부동산은 매각 시 양도차익 외에 매월 양호한 현금 흐름을 확보할 수 있는 실물 자산이란 점에서 투자자의 성별, 연령, 투자 경험, 자산 규모 등과 상관없이 꾸준한 인기를 얻고 있다. 자본 증식을 꾀하려는 자산가, 안정적인 소득원을 기대하는 은퇴자는 물론, 조기 은퇴를 꿈꾸는 파이어족에게도 관심의 대상이다. 하지만 섣부른 접근은 금물이다. 부동산 투자라는 속성상 여타 자산에 비해 거액의 뭉칫돈이 들어가는 만큼 투자 실패로 이어질 경우 그 피해가 치명적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월세가 나오는 부동산 각각의 장단점을 파악한 후 상품별로 특성에 맞는 꼼꼼한 투자전략이 필요하다.
이동현 하나은행 
부동산 수석 전문위원
단국대 도시계획학 박사, 
전 하나은행 
부동산자문센터장
이동현 하나은행 부동산 수석 전문위원
단국대 도시계획학 박사, 전 하나은행 부동산자문센터장

원룸 빌딩(다가구주택)

최근 몇 년 사이 1인 가구가 대세로 자리하면서 원룸 빌딩 역시 빠르게 늘고 있다. 원룸 빌딩이 월세를 원하는 부동산 투자자들에게 구세주로 등장한 모양새다. 통계청의 자료에 따르면 2021년 기준 대한민국의 1인 가구는 716만5788가구로 전체 가구의 약 33.4%에 해당한다. 지난 2000년 226만 가구였던 것이 21년 만에 3배 이상 늘어난 것이다. 더욱이 비혼·이혼·만혼 인구가 증가하고, 인구 고령화로 독거노인이 급증하고 있는 추세를 감안할 경우 머지않아 1인 가구의 비중은 더욱 커질 가능성이 농후하다. 이른바 ‘싱글라이프 시대’가 열린 것이다. 따라서 1인 가구의 거주 욕구를 충족시켜 줄 원룸 빌딩은 향후 상당 기간 부동산 틈새시장의 유망 투자처로 주목받을 것이다. 하지만 거액이 들어가는 만큼 섣부른 투자는 금물이다. 일단 공급량 추이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 과잉 공급에 장사가 없기 때문이다. 인근에 새로운 원룸 빌딩이 들어서고 있는지, 경쟁 상품인 주거용 오피스텔이나 생활숙박시설(레지던스) 또는 소형 아파트, 고시원 빌딩 등이 얼마나 산재해 있고, 또 새로이 공급되고 있는지 여부 등이 원룸 빌딩 투자의 성패를 가를 것이다. 한편 임대수익률을 높이기 위해 기존의 근린생활시설(또는 업무 시설)을 원룸 시설로 불법 용도 변경하는 사례가 적지 않으니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만일 해당 지자체에 위반 사실이 적발될 경우 이행강제금을 물어야 한다. 이행강제금은 원상 복구 때까지 적게는 수백만원에서 많게는 수천만원까지 매년 2회 부과된다. 잘못 투자하면 배보다 배꼽이 더 커질 수 있음에 유념해야 할 것이다.

최근 1인 가구의 증가로 빠르게 늘어나고 있는 월세 수요. 사진 뉴스1
최근 1인 가구의 증가로 빠르게 늘어나고 있는 월세 수요. 사진 뉴스1

주거용 오피스텔

주거용 오피스텔은 상품 특성상 역세권도 아닌 초역세권에 입지해야 한다. 즉 주 수요층이 20~30대 젊은 직장인인 만큼 출퇴근하기에 편리한 도보 5분 거리(400m) 내 초역세권인지가 매우 중요하다. 직주근접형이 선호되고 있기 때문이다. 아울러 배후 수요가 풍부한지 여부를 살펴봐야 한다. 통상 대학가 일대, 업무 시설 밀집 지역, 산업 단지 인근 지역 등이 비교적 안정적으로 임대수익을 노릴 수 있는 유망 배후지로 꼽힌다. 또한 건물의 노후화 여부에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임대용 상품이라는 속성상 건물이 노후화될 경우 임차인의 입주 기피로 임대료가 급락하는 경우가 많아 준공된 지 오래된 매물은 반드시 피해야 한다. 특히 주거용 오피스텔은 도시형 생활주택이나 원룸 빌딩, 고시원 빌딩, 생활숙박시설, 소형 아파트 같은 다수의 유사 부동산 상품과 대체 관계 내지 경쟁 관계에 있음을 기억할 필요가 있다. 주거용 오피스텔은 여타 경쟁상품보다 임대료(관리비 포함)가 다소 비싸다는 불리한 면을 가지고 있다. 이를 만회하기 위해서라도 건물 내 편의 시설과 주차 시설이 제대로 갖춰져 있는지가 중요하다. 

아울러 현행법상 주거용 오피스텔은 1가구 1주택 비과세나 다주택자 중과 여부를 판단할 때 주택 수에 포함되기에 실익을 충분히 따져본 후 투자할 필요가 있다.

상가(구분상가)

상가는 월세가 나오는 대표적인 부동산 상품 중 하나로 경기 상태 및 대출금리와 매우 밀접한 관련성을 보인다. 최근 서울 및 수도권, 지방 구분 없이 적지 않은 상가가 임차인을 구하지 못한 채 방치되고 있는 것은 경기침체 우려감이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무엇보다 고금리가 영향을 미쳤기 때문이다. 한편 상가의 경우 소비력을 갖춘 유동 인구나 배후지 존재 여부가 투자의 성패를 가른다. 따라서 상권의 확장성을 따져봐야 한다. 이왕이면 정체된 상권보다 확장성이 큰 유망 상권에 투자하는 편이 좋다. 아울러 가시성과 접근성 확보 여부도 꼼꼼히 따져볼 필요가 있다. 가시성과 접근성이 좋을수록 임차인 구하기가 용이해 안정적인 임대료 확보에도 유리하기 때문이다. 문제는 신규로 상가를 분양받는 경우다. 

특히 신도시나 택지개발지구 내에서 신규로 분양하는 상가의 경우 상권의 안정화까지 많은 시간(5~10년)이 필요하기에 섣부른 접근은 금물이다. 설령 임차인이 맞춰진 상가를 분양받더라도 상권 형성이 덜 된 까닭에 얼마 못 가 임차인 이탈과 공실을 경험하게 될지도 모른다. 아울러 신규 분양 상가의 경우 기존 상가와 달리 객관적 가격 검증이 어려운 만큼 고분양가 논란에서도 자유롭지 못하다는 점에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지식산업센터(아파트형 공장)

지식산업센터는 과거 아파트형 공장으로 불렸던 부동산 상품인데 분양권 전매규제나 청약통장에서 자유롭고 상대적이지만 임대수익률도 높은 편이다. 

통상 주거용 오피스텔이나 상가보다 연 1~2%가량 높다. 또한 분양받을 경우 취득세 및 재산세를 감면받을 수 있고 정부의 대출 규제에서도 벗어나 있어 상대적으로 여타 부동산 상품에 비해 초기 자금이 적게 들어간다는 장점이 있다. 지식산업센터의 투자 성패는 역세권 여부와 공급 물량에 달려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역세권 여부는 어떤 유형의 부동산 상품에 투자하든지 간에 매우 중요한 사항임이 틀림없다. 지식산업센터의 경우 임직원들이 출퇴근하는 직장이라는 속성상 더욱 중요시될 수밖에 없다. 만일 역세권이 아니라면 좋은 인력의 수급을 장담할 수 없기 때문이다. 또한 공급 물량이 과한 곳은 반드시 피해야 한다. 입주 수요가 많지 않음에도 공급이 지나치게 많을 경우 공실 증가 및 임대료 하락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지식산업센터에 입주할 수요가 기업체인 만큼 물류나 집적 시너지 효과 등을 기대할 수 있는 곳에 입지했는지 여부도 확인할 필요가 있다.

소형 아파트

소형 아파트는 본질적으로 주거를 목적으로 공급된 부동산 상품이지만, 수요자가 월세를 목적으로 접근하기도 한다. 특히 서울 등 광역대도시권 소형 아파트의 경우 1인 가구 시대에 힘입어 상가나 주거용 오피스텔처럼 임대용으로 각광받고 있는데, 환금성이 뛰어나고 안정적으로 임대 수요를 유지할 수 있으며, 설령 건물이 노후화되더라도 재건축을 기대할 수 있다는 점에서 매력적이다. 하지만 상가나 주거용 오피스텔, 원룸 빌딩, 지식산업센터 등에 비해 임대수익률이 떨어지고 비역세권으로 가게 되면 월세 놓기가 어려울 수 있다. 그럼에도 소형 아파트의 경우 매매 및 임대 수요가 풍부해 환금성이 뛰어나다는 점, 무엇보다 우리나라의 가구 분화가 1인 가구 위주로 빠르게 재편되고 있다는 점 등에서 무난하게 월세를 받을 수 있는 부동산 상품으로 판단된다. 아울러 공시 가격 9억원 이하일 경우 향후 주택연금 목적으로도 활용될 수 있다는 점 역시 매력적이다. 다만 월세 목적의 투자인 만큼 직주근접성 여부, 역세권 여부 등은 반드시 체크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