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마 길이 이론(Skirt Length Theory)’은 여성들 스커트 길이로 경제 상황을 추정한다는(estimate the economic situation from the length of women’s skirts) 논리다. 짧아지면 약세시장(bearish market), 길어지면 상승장세(bullish market) 조짐으로 여긴다.
립스틱·브래지어·레깅스 판매량(sales volume)을 지표로 하는 이론도 있다. 불황 때는(in times of recession) 비싼 외출복 대신 립스틱으로 멋을 내고, 값싼 속옷으로 위안을 삼거나(comfort themselves with cheap underwear) 자기만족 차림새를 하게 된다는 설이다.
그렇다면 경제와 건강 간에는 어떤 상관관계가 있을까. 경기 침체(economic downturn)가 이어질수록 개인 건강은 좋아지는 역설적 현상(paradoxical phenomenon)이 나타난다.
호경기 때는 자신을 잘 돌보지 않는 경향(tend not to take care of themselves in boom times)이 있다. 과음과 함께 기름진 식사를 하게(dine on fat-laden meals) 되면서, 운동이나 의사와 약속을 거르는(skip exercise and doctors’ appointments) 경우가 잦아진다. 시간 가치(value of time)가 높아져 운동 등 몸에 좋은 활동은 줄이고 일은 더 하게 되면서 과중한 업무로 인한 더 많은 스트레스를 겪게(undergo more stress due to heavy work) 된다.
콜롬비아에서는 커피 가격 하락이 경제에는 악영향(evil influence)을 미치지만, 건강과 사망률(health and mortality)에는 긍정적 결과를 가져오는 것으로 조사됐다. 근로자들이 자녀 돌볼(care for their children) 시간을 더 많이 갖게 되기 때문이다. 영·유아 건강에 가장 중요한 요소들(most important factors for infant and child health)은 돈보다는 시간을 필요로 하는데, 모유 수유(breast-feeding), 멀리서 깨끗한 물 떠오는(bring clean water from far away) 일, 무료 백신 접종을 위해(for free vaccinations) 먼 거리의 진료소로 아이들을 데려가는(take children to a distant health clinic) 일 등이 모두 시간을 요하는 것이어서 부모들이 직장 일에 바쁜 호경기 시절엔 오히려 영·유아 사망률(infant and child mortality rates)이 높아진다.
1972~91년 지구촌의 경제변동(economic shift)과 실업률(unemployment rate) 대비 사망률과 건강 양태 분석(analysis of death rate and health behavior) 결과도 이런 현상을 뒷받침한다. 1974~82년 경기 침체기에는 사망률이 급격히 낮아졌던(decline sharply) 데 비해 1980년대 경기 회복기에는 오히려 반등 양상을 보였다(show a rebound).
실업률이 1%포인트 상승하면 사망률은 0.5%포인트 하락하는, 그야말로 역설적 상관관계(paradoxical correlation)가 나타났다. 호경기와 불경기가 각각 삶의 질과 건강에 미치는 영향이 의외로 기존 상식과는 상충하는 현상을 보인다는(unexpectedly contradict conventional common sense)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