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기술(IT) 및 웹 3.0 시대에 한국이 관련 산업을 선도하기 위해서는 좋은 개발자를 육성하는 것이 필수다. 좋은 개발자를 많이 발굴할수록 경쟁력 있는 스타트업이 나타날 확률이 높기 때문이다. 멋쟁이사자처럼(이하 멋사)의 교육과정을 수료한 개발자 수는 지금까지 1만 명이 넘는다. 개인적으로 앞으로 이들이 만들어 갈 웹 3.0 산업 미래가 기대된다.”
권오철 멋사 교육총괄(CAO)은 최근 인터뷰에서 모든 산업의 근간은 교육에 있고, 웹 3.0 산업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교육이야말로 양질의 소프트웨어, 프로그램, 기업 등이 나올 수 있는 자양분”이라며 “현재 전 세계가 맞이하고 있는 웹 3.0 시대에 맞춰 멋사도 관련 교육에 힘을 쏟고 있다”고 강조했다.
멋사는 지난 2013년 설립된 블록체인 및 IT 회사다. 멋사는 국내 대표 NFT(Non Fungible Token·대체 불가 토큰) 기업 메타콩즈의 최대 주주로도 유명하다. 멋사는 최근 10년간 ‘테킷(TECHIT)’ 등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해 왔는데, 현재까지 배출한 수료생만 총 1만419명이다. 특히 2021년 선보인 테킷은 국비 지원(KDT 사업)으로 운영되는 정규교육과정으로, 수료하는 데 3~5개월 정도 소요된다. 현재 테킷의 정규 과정은 10개 정도로 IT를 비롯해 블록체인, 웹 3.0 등 여러 과목을 수강할 수 있다.
권 CAO는 테킷의 장점으로 ‘끈끈한 커뮤니티’를 꼽았다. 보통 블록체인 및 웹 3.0 산업에서는 개발자, 소비자의 참여가 중요한 데, 테킷을 수료한 이들은 멋사가 운영하는 커뮤니티 내에서 소통할 수 있다. 테킷 수료생들은 커뮤니티를 통해 서로 아이디어를 주고받거나 창업에 나서는 등 서로 활발히 소통하고 있다. 테킷 수료생들이 창업한 스타트업으로는 ‘자소설닷컴’, 해외 송금 전문 기업 ‘센트비’ 등이 있다.
멋사의 교육산업 전반을 이끌고 있는 권 CAO는 1983년생으로 서울대 컴퓨터공학부 박사 과정을 수료했다. 그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후원하는 제10회 공개소프트웨어개발자 대회에서 우승한 경험이 있으며 독일 뮌헨 공과대에서 연구원으로 근무했다. 권 CAO가 합류한 이후 멋사는 교육 부문 사업을 국내뿐 아니라 미국, 베트남 등으로 확장하고 있다.
권 CAO는 “한국은 웹 3.0 산업을 선도할 잠재력이 충분하다”며 “다만 이를 위해선 좋은 개발자들이 많이 나올 필요가 있다”고 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테킷에 대해 설명해달라.
“테킷은 멋사가 지난 2021년 만든 IT 전문 교육 프로그램이다. 테킷 내 정규교육과정으로는 블록체인, 웹 3.0 등이 있다. 수료생들은 3~6개월 동안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개발자 육성 과정을 거치게 된다. 과정 안에서 수료생들은 조를 짠 후, 해커톤 같은 과제를 수행하게 된다.”
해커톤은 무엇인가.
“해커톤이란 해킹(hacking)과 마라톤(marathon)의 합성어로, 일정 기간 내에 프로그램을 해킹하거나 개발하는 대회를 뜻한다. 한국에는 다소 생소하지만, 구글 같은 대형 IT 기업들은 실력 있는 개발자를 선별하기 위해 해커톤 대회를 자주 연다. 짧은 시간에 프로그램 개발을 완성해야 하는 만큼, 난도도 매우 높다. 현장을 가게 되면 밤을 새워서 눈을 비비고 있거나 체력이 고갈돼 탈진해 있는 개발자들을 쉽게 볼 수 있다.”
해커톤의 장점은 무엇인가.
“앞서 말했듯, 해커톤은 난도가 매우 높기에 개발자들이 자신의 한계를 경험해 볼 수 있다. 또한 대개 팀을 꾸려 대회를 진행하기에, 기술 개발뿐 아니라 협업 능력도 키울 수 있다. 팀원들과 밤을 새워 가며 프로그램을 개발한 경험은 돈을 주고도 사지 못하는 것이라고 믿는다.”
해커톤에 출품한 프로그램이 실제 사업으로 연결된 경우가 있는가.
“물론이다. 해커톤에 출품하는 작품은 개발자 고유의 아이디어로 만들어졌기 때문이다. 블록체인 기업으로는 최근 NFT 2000개 발행에 성공한 ‘하이프랩(HypeLab)’과 웹 3.0 교육 기업 ‘해리스쿨’ 등이 있다.”
테킷 교육과정의 특징은 무엇인가.
“자신만의 아이디어를 직접 실현할 수 있도록 돕는다는 점이다. 테킷 교육 참여자들은 자신이 직접 고안한 아이디어를 토대로 실제 애플리케이션(앱), 프로그램 등을 개발하는 과정을 거친다. 또한 협업 능력을 키울 수 있다. 테킷 교육과정에서 중요하게 여기는 부분도 바로 협업 능력이다. 개발자들이 실무에 나서게 되면 혼자 일하기보다 여럿이서 일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최근 개발자들의 시세 조종 등 일탈 행위로 가상자산 시장이 몸살을 앓고 있는데.
“그 부분에 대해서도 익히 알고 있다. 그래서 멋사도 개발자들의 윤리 교육을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다. 테킷 교육과정에는 자동 투자에 사용될 수 있는 ‘매크로(자동 입력 반복) 프로그램’ 등은 포함하고 있지 않다. 쉽게 말해 ‘기회의 불평등’으로 이어질 수 있는 기술 교육은 철저히 배제하고 있다.”
멋사 교육과정만의 장점이 있다면.
“몇 개월간 동고동락한 동료가 생긴다는 점이다. 하나의 프로그램을 개발하기 위해 밤새워 고생했기에 그 끈끈함은 두텁다. 일종의 군대 훈련소와 비슷하지 않을까 싶다. 교육과정을 통해 결혼하게 된 수료생도 있는데, 우스갯소리로 정말 결혼하게 되면 축가를 불러준다고 했다가 낭패를 보게 됐다.”
웹 3.0 산업에서 교육이 왜 중요한가.
“모든 산업의 근간은 교육에 있기 때문이다. 한국이 웹 3.0 선도 국가로 거듭나려면 먼저 훌륭한 기업이 있어야 한다. 그리고 좋은 아이템, 기술, 소프트웨어 등도 선보여야 한다. 이 두 가지 조건을 충족시키기 위해선 개발자가 많이 육성돼야 한다. 따라서 교육 사업도 병행돼야 한다. 그런 점에서 멋사는 한국 웹 3.0 생태계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올해 사업 계획은 어떻게 되는가.
“국내뿐 아니라 해외 유학생 등을 상대로 개발자 교육 프로그램을 확대할 것이다. 현재 멋사는 미국, 베트남에서 유학생 등을 상대로 교육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올해 1월에는 미국 서부 20개 대학을 상대로 실리콘밸리에서 해커톤을 열었다. 앞으로 대상을 미국 중부, 동부로 확대한 후 내년에는 한국과 미국 연합 해커톤을 개최하고 싶다.”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은.
“웹 3.0 등 프로그램 개발은 예술 작품과 같다. 가령 작곡은 하나의 음표가 모여 곡이 되듯이, 프로그램도 하나의 코드가 모여 작품을 탄생시킨다. 많은 사람이 개발자를 꿈꾸다 포기하는 경우가 많은데, 그것은 재능이 없거나 역량이 부족해서가 아니다. 자신에게 맞는 교육과정을 만나면 모두가 개발자의 꿈을 이룰 수 있다고 생각한다. 개발자를 꿈꾸고 있다면 좌절하지 말고 자신에게 적합한 교육기관을 찾길 진심으로 바란다. 그곳이 꼭 멋사가 아니어도 좋다.”
회사명 멋쟁이사자처럼
본사 서울
창업자 이두희
설립 연도 2013년
주요 사업 IT 교육 서비스 및 블록체인
매출 210억500만원(2022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