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네시스 G70 외관과 내부. 사진 박진우 기자
제네시스 G70 외관과 내부. 사진 박진우 기자

2019년 제네시스의 막내로 첫 등장한 G70은 제네시스 특유의 고급스러움과 스포츠 세단의 역동성을 담은 모델이다. 2018년 미국 자동차 전문지 ‘모터트렌드’에 ‘올해의 차’에 선정돼 해외에서는 제네시스 브랜드를 가장 먼저 알린 제품이기도 하다. 

G70이 속한 경쟁 시장은 BMW 3시리즈, 메르세데스-벤츠 C클래스, 아우디 A4 등 쟁쟁한 차들이 즐비하다. 이런 시장에서 G70이 받은 평가는 제네시스 브랜드 초기 전개에 큰 도움이 됐다는 후문이다. 국내 시장에서도 형제 차 기아 스팅어와 함께 나름의 팬층을 확보해 왔다. 가장 작은 제네시스지만, 그 존재감은 결코 작지 않았다. 스팅어의 단종 결정이 내려진 뒤에도 G70은 현대차그룹 스포츠 세단의 명맥을 잇고 있다는 게 그 증거다. 

제네시스가 G70의 마지막이 될지도 모르는 내연기관 모델을 출시했다. 2030년 완전 전동화(전기로 움직이는 것)를 추진하는 제네시스는 2025년부터 내연기관 모델을 아예 내지 않을 예정이다. G70의 2세대 완전 변경 모델은 2026년 출시가 예정돼 있는데, G70 역시 순수 전기 스포츠 세단으로 체질이 바뀐다. 고성능 차의 엔진음을 사랑하던 수많은 운전 마니아가 아쉬워하고 있는 대목이기도 하다. 

흔히 연식 변경 모델은 상품성 개선 정도에 그치지만, 제네시스는 G70의 엔진 배기량을 2.0L에서 2.5L로 높였다. 내연기관차의 동력계를 조정하는 건 차를 거의 새로 개발했다는 의미와 같다. 달라진 성능 때문에 차의 운동성을 처음부터 다시 세팅해야 해서다. 성능은 물론, 차 각 부위의 균형 감각도 다시 다 맞춰야 한다. 흔히 고성능 차는 엔진음도 조각한다는 표현을 쓰는데, G70 역시 운전 재미를 위한 여러 방법이 사용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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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바퀴 굴림…곡선 주로 안정성 제고

연식 변경 제품이어서 기존과 디자인 차이는 크게 없다. 앞서 GV60에서 선보인 엠블럼을 채택했다. 엠블럼 두께를 기존에 비해 80% 줄인 부분이 특징적이다. 크기는 길이 4685㎜, 너비 1850㎜, 높이 1400㎜, 휠베이스 2835㎜로 구형과 같다. 

새롭게 올라간 직렬 4기통 2.5L 가솔린 터보 엔진의 출력은 최고 304마력이다. 기존보다 50마력 늘었다. 최대 토크는 기존에서 7㎏f.m 증가한 43.0㎏f.m이다. 500만원을 추가하면 V6 3.3L 가솔린 터보 엔진을 적용(세단에 한정, 왜건형은 불가)할 수 있다. 최고 370마력, 최대 52.0㎏f.m의 성능이다. 이 정도 차 크기에 넘치는 성능이라고 볼 수 있다. 그만큼 속도를 내는 일에 있어 어려움이 없다는 이야기이기도 하다.

변속기는 엔진과 관계없이 8단 자동변속기를 조합하며, 뒷바퀴 굴림을 기본으로 한다. 경쟁 제품과 비슷한 구성이다. 네 바퀴 굴림(AWD, 250만원)을 선택할 수 있다. 고성능 차의 네 바퀴 굴림 시스템은 곡선 주로에서 안정성에 주안을 둔다. 

묵직한 시작 가속이 인상적이다. 속도를 높일수록 늘어나는 출력이 체감된다. 여러 주행 모드 중 편안한 주행에 초점을 맞춘 ‘컴포트’는 생각보다 기민한 움직임을 보이지 않으나 속도를 높여가는 일이 수월하다. 경쟁 독일 차에 비해 조향 감각이나 서스펜션 반응은 예민하지 않다. 

스포츠 세단을 표방하지만, 평소 속도를 즐기지 않는 사람도 편하게 주행할 수 있어서 긍정적이다. 누구나 즐겁게 운전할 수 있다는 뜻이다. 

G70은 가변 기어비 스티어링(VGR)이 적용돼 고속에서 운전대(스티어링휠) 조향 감각이 묵직하고, 저속에서는 가벼운 핸들링이 가능하다. 이를 통해 높은 속도를 낼 때는 차가 더 안정적이라는 느낌을 주고, 일상 주행에서는 편안하다. 이 점이 바로 G70의 매력이다. 누구나 접근 가능한 고성능 차를 추구한다. 

G70이 곡선 주로에서 보여주는 움직임은 현대차의 차 만들기 실력이 과거와는 차원이 달라졌다는 걸 인정해야 할 부분이다. 정교하고 재빠르게 곡선을 통과하는데, 곡선에서 속도를 더 높여도 무리가 없겠다. 무게 중심이 딱 잡혀있어 급한 차로 변경에도 흔들림이 적다. 곡선에 들어가기 전에 운전자 의도를 파악하고, 차의 자세를 제어하는 차동기어 제한 장치 덕분이다.

제네시스 G70. 사진 제네시스
제네시스 G70. 사진 제네시스

브레이크 페달 다소 가벼운 느낌 아쉬워 

주행 모드를 스포츠 모드로 바꾸면 엔진 회전이 빨라지면서 엔진이 내는 소리가 풍부해진다. 차급에 어울리지 않는 진중한 음색이나 운전의 즐거움을 높인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다. 모드를 전환하는 즉시 시트 양옆이 몸을 꽉 잡아준다.

브레이크 페달이 다소 가볍게 느껴지는 건 불만이다. 현대차 제품의 고질적인 단점이기도 한데, 고속에서 불안이 커지는 느낌이 든다. 페달의 답력(밟는 강도)을 조금 더 세게 해줬으면 스포츠 주행에서 안정성이 더 느껴지지 않을까 싶다. 

브렘보 브레이크 디스크를 전 트림에 기본화했다. 캘리퍼 색을 회색으로 통일해 개성이 적다. 과거에는 붉은색 캘리퍼도 운영했다. 브레이크 캘리퍼 색상이 화려하면 사람들은 으레 고성능 차로 인식하는데, 이런 개성을 없앤 건 비용 절감의 결과로 보인다. 외장색은 가벼운 회색 느낌의 바트나 그레이, 푸른색의 카와 블루가 새롭게 추가됐다. 

가격은 개별소비세 3.5% 기준으로 2.5L 가솔린 터보 4315만원, 3.3L 가솔린 터보 4805만원으로, 선택 품목을 어떻게 구성하느냐에 따라 달라진다. 7월부터 개별소비세가 5%로 환원되면 2.5L 가솔린 터보 4395만원, 3.3L 가솔린 터보 4895만원으로 가격이 오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