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디터 오광진
에디터 오광진

1970년대 후반 화장품을 가득 담은 가방을 들고 어머니를 찾아 집에 오는 분이 있었습니다. 화장품 방문 판매원이었지요. ‘이런 피부에는 뭐가 좋다’는 식의 얘기가 오갔던 것 같네요. 영업 사원 이전에 어머니의 미용 상담사 역할을 했던 것 같습니다. 얼마 전 신세계백화점 강남점 1층에서 비대면으로 피부 나이를 측정한 뒤 맞춤형 화장품을 추천해 주는 행사에 참여하면서 소환해 본 옛 기억입니다. 

이번 커버 스토리 ‘뷰티 테크’는 인공지능(AI), 가상현실(VR), 증강현실(AR) 등 첨단 기술들이 화장품 등 미용 산업에까지 스며들고 있는 사례를 조명했습니다. 코로나19는 피부 미용 업소를 직접 찾지 않고 집에서 피부 미용을 관리할 수 있는 첨단 기기 보급을 확대시켰습니다. ‘당신 오늘 보기 좋아’라는 이름의 중국 뷰티 앱의 수준은 의료용 피부 측정기에 비유될 정도라고 합니다. 

관건은 맞춤형 서비스입니다. AR을 활용한 러시아의 뷰티 테크 기업 바누바의 창업자 드미트리 오기예비치는 “각자에게 어울리는 색상과 제품을 찾아내는 AI 어드바이저가 필요하다”고 강조합니다. 

뷰티 테크는 개인의 피부 정보를 넘어 생리 주기와 감정 상태 등 건강 데이터까지 감안해 맞춤형 화장품과 향수를 추천하는 초개인화된 서비스로 진화하고 있습니다. “뷰티 업체가 맞춤형 경험을 제공한다면 고객 마음을 사로잡을 가능성이 90% 더 커진다”는 오기예비치 창업자의 말은 업계가 왜 맞춤형 서비스에 베팅하는지를 보여줍니다. 세계 최대 화장품 업체인 로레알이 별도의 조직을 두고 뷰티 테크 사업 확대에 공을 들이는 이유입니다. 

화장품을 의미하는 영어 코스메틱(cosmetic)은 질서와 조화를 의미하는 그리스어 코스모스(kosmos)에서 유래됐다고 합니다. 주변 환경과 조화일 수도 있고, 본인 몸 상태와의 조화일 수도 있습니다. 

방문 판매원이든, AI 어드바이저든 조화의 열쇠를 찾으려면 주변 환경과 몸 상태에 대한 많은 데이터 수집과 이를 빠른 속도로 분석해 내는 빅데이터 기술이 필요합니다. 생성 AI인 챗GPT의 확산이 뷰티 산업에 미칠 영향이 주목받는 이유입니다. AI가 앞당기는 맞춤형 소비 시대가 뷰티 산업에까지 밀려들고 있습니다.

READER'S LETTER

중동에서 한국의 미래를 찾다

현대건설이 사우디아라비아에서 6조원이 넘는 석유화학 시설 공사 수주에 성공했다. 중동이 ‘기회의 땅’이라는 이야기는 많이 들었지만, 실제로 사우디에서 수조원대 공사를 수주하는 모습을 보면서 ‘진짜 기회의 땅이 맞다’라는 확신이 들었다. 1970년대 사우디 인프라 건설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한 국내 기업들이 다시 한번 중동 신화를 쓰길 응원한다.

-김기훈 회사원

READER'S LETTER

네옴시티 ‘더 라인’ 정말 실현될까

사우디 정부가 선형 도시 ‘더 라인’을 건설하겠다는 뉴스를 봤을 때 불가능하다고 믿었다. 그런데 더 라인 최고운영책임자(COO)의 인터뷰 기사를 보니, 구체적이고 실재적인 계획을 세우고 있었다. 더 라인이 완공된다면 인류 역사에 남을 건축물이 될 것이다. 한국 기업들이 더 라인 건설에 참여해 한국의 국제적 위상을 한층 높이길 기대한다.

-신재민 대학생

READER'S LETTER

중동 성장 가능성 다시 주목할 때

지난해부터 사우디와 아랍에미리트(UAE) 등 국가들이 잇달아 한국과 손을 잡았다는 소식을 접했다. 과거처럼 자원에만 의존하는 것이 아니라 막대한 자금력을 바탕으로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 아래 글로벌 기업을 유입하고, 스타트업과 첨단 기술, 인프라 투자를 강화하고 있는 중동의 성장 가능성을 다시 한번 주목할 때라는 생각이 들었다.

-박세민 자영업자

오광진 편집장
이코노미조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