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유석 대신증권 상무
고려대 서어서문학, 
KAIST 금융전공석사(MBA), 
전 신한은행 IB사업부,
전 대신증권 IB2본부 본부장 7월 12일 서울 중구 대신증권 본사에서 나유석 대신증권 상무가 인터뷰하고 있다. 사진 대신증권
나유석 대신증권 상무
고려대 서어서문학, KAIST 금융전공석사(MBA), 전 신한은행 IB사업부, 전 대신증권 IB2본부 본부장 7월 12일 서울 중구 대신증권 본사에서 나유석 대신증권 상무가 인터뷰하고 있다. 사진 대신증권

“그간 미래 성장 업종을 발굴하고자 공을 많이 들였다. 에코프로비엠도 아무도 주목하지 않던 2016년부터 품을 들인 덕분에 상장 주관사로 선정될 수 있었다. 그간 이차전지와 로봇, 반도체에 집중했고 최근에는 항공우주 분야에 집중하고 있다.”

에코프로비엠을 코스닥 시장에 데뷔시켰던 나유석 대신증권 상무는 7월 12일 서울 중구 대신증권 본사에서 만나 “항공우주는 미래에 놓칠 수 없는 산업”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통상 기업공개(IPO) 시장은 대형 증권사가 유리하지만, 대신증권은 지난해에만 13건의 IPO를 성공시켰다. 주관 실적 기준으로는 4위를 기록했다. 자기자본 2조원의 중형 증권사인 대신증권은 올해 상반기에도 합병 상장을 포함해 5건을 성사시켰고, 하반기 9건의 IPO를 목표로 하고 있다.

나유석 상무는 지난 2000년 LG증권(현 NH투자증권)에 입사하며 증권가에 발을 들였다. 2014년 대신증권에 합류한 그는 2017년부터 IPO 본부장을 맡으며 본격적으로 IPO 업무에 뛰어들었다. 지난 2020년에는 IPO 담당 상무로 승진, 2개 본부 40여 명의 직원을 이끌고 있다.

나 상무는 꾸준히 성적을 낸 비결로 미래 성장 산업에 대한 선점을 꼽았다. 그는 “미래에 성장할 것 같은 분야와 해당 분야에 속하는 기업들과 먼저 접촉하려고 노력한다”며 “비록 당장은 실적이 나오지 않더라도 성장성이 높은 기업을 찾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가 에코프로비엠을 비롯한 이차전지”라고 설명했다.

그는 다음 시장을 주도할 섹터로 항공우주를 꼽으며 가장 기대가 큰 기업으로 하반기 상장을 앞둔 컨텍을 꼽았다. 컨텍은 항공우주 시스템 솔루션 스타트업이다. 한국항공우주연구원 나로우주센터 연구원으로 근무한 이성희 대표가 2015년 창업했다. 컨텍은 위성 자료를 수집해 이를 활용할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항공우주 말고도 주목할 만한 분야가 있다면.
“UAM(Urban Air Mobility·도심 항공 모빌리티)과 메타버스(metaverse·현실과 가상이 혼합된 세계), 반도체가 유망할 것으로 본다. UAM 통합 관제와 모빌리티 배송 사업을 하는 파블로항공과도 지난 3월 주관 계약을 체결했다. 반도체는 기술 기반의 기업들이 꾸준히 유효할 것이다. 메타버스는 한 차례 붐이 왔다가 꺼졌지만, 옥석 가리기를 마친 뒤 다시 부상할 것이다.”

하반기 IPO 시장은 어떻게 전망하나.
“상반기 회복세를 이어갈 것으로 본다. IPO 시장이 침체된 지 2년이 지났다. 시장은 순환하는데 이제 좋아지는 구간에 접어들었다. 기관이나 개인 모두 시장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 시장 침체로 공모가를 보수적으로 산정하는 추세인 만큼 상승세는 당분간 계속될 것 같다.”

금융 당국에서 특례 상장에 필요한 기술평가를 2곳에서 1곳으로 줄이는 걸 검토 중인데.
“설령 1곳으로 줄어든다고 해도 상장이 쉬워진다고 볼 수는 없다. 2곳에서 받을 때는 1개 기관에서 BBB를 받아도 만회할 수 있지만, 1곳으로 줄어들 경우 A 이상 받아야 할 텐데 오히려 더 빡빡해지는 것일 수도 있다. 행정 업무 부담이 줄어들 수는 있을 것 같다.”

가장 기억에 남는 딜은.
“단연 에코프로비엠이다. ‘인생딜’이라고 평할 수 있다. 단순히 상장 뒤에 기업 가치가 높아져서가 아니다. 에코프로비엠이 설립된 2016년부터 이동채 에코프로 회장을 직접 만나 발표까지 했다. 모든 과정에 관여했지만, 코스피 상장이 좌절되는 시련도 겪었다. 그래도 3개월 만인 2019년 3월에 다시 코스닥에 상장시켰다. 에코프로비엠 상장 실적이 다른 주관 업무를 맡을 때도 도움이 됐다.”

IPO 업무에서 가장 중요한 건 뭐라고 생각하나.
“모든 일에서 제일 중요한 건 사람이다. 이 때문에 내부 직원을 신중하게 뽑는다. 다양한 직군에서 수혈하려고도 노력한다. 증권사 보조 애널리스트(RA)부터 회계사, 변호사 출신도 있다. 이들이 직접 딜 업무를 한다. 또 팀워크를 잘 맞출 수 있는 직원을 선호한다. 덕분에 이직이 잦은 업계지만, (우리 부서의) 이직률은 가장 낮은 수준이다.”

대신증권 IPO 하우스만의 특장점이 있다면.
“상장만 하고 끝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고객사와 신뢰를 잘 쌓으려고 노력한다. 보통은 주관사 계약이 체결되고 난 뒤에는 증권사가 고객사를 신경 쓰기 어려운 구조다. 이미 ‘잡은 물고기’가 되기 때문이다. 다른 딜을 발굴하기 바쁘다. 하지만 대신증권은 고객사를 파트너로 생각하고, 회사가 도움이 되는 방향을 진심으로 고민한다. 덕분에 상장 이후 자금 조달이나 자문 과정에서 다시 우리를 찾는 선순환이 일어나고 있다.”

마지막으로 전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대신증권은 순위에 집착하는 하우스가 아니라는 점을 강조하고 싶다. 

좋은 기업을 잘 발굴해서 자금 조달과 성장의 기회를 주고, 투자자에게는 좋은 투자 기회를 주고 싶다. 그 과정에서 우리도 함께 성장한다고 본다. 의구심이 생기는 딜은 하지 않고, 지속적인 성장을 목표로 달려가고 있다.”

Plus Point

코스닥 대장주로 떠오른 에코프로비엠

나유석 대신증권 상무가 발굴해 2019년 상장시킨 에코프로비엠은 코스닥 대장주로 떠오른 지 오래다. 지난해 말 9만2100원이었던 에코프로비엠은 7월 18일 기준 32만6000원으로 마감하며 254% 급등했다. 같은 기간 10배 가까이 오른 모회사 에코프로는 종가 기준 100만원을 넘어서며 16년 만에 코스닥 황제주에 등극했다. 에코프로는 2007년 7월 동양종합금융증권(현 유안타증권)이 주관해 상장했다. 

이차전지 양극재를 만드는 에코프로비엠은 전기차 시장 확대 기조 속 기술력이 우수하다는 평가와 함께 개인 투자자들의 열렬한 지지를 받으며 주가가 급상승했다. 

양극재는 배터리의 플러스(+)극, 즉 양극을 이루는 소재를 말하는데, 전지 내의 전기에너지를 저장하거나 방출하게 하는 원료다. 양극재는 리튬이온 배터리 제조 원가의 35% 이상을 차지하는 핵심 소재이며, 배터리의 용량과 평균 전압을 결정한다. 

‘밧데리(배터리) 아저씨’로 통하는 박순혁 금양 전 홍보이사도 에코프로 그룹주 주가 상승에 큰 영향을 미쳤다. 그는 에코프로를 ‘위대한 기업’이라고 칭한다. 박 전 이사는 여러 유튜브와 언론 인터뷰를 통해 에코프로를 비롯한 이차전지 기업들의 주가가 대폭 오를 것이라고 예언(?)했다. 그의 말을 믿고 투자한 개인 투자자들이 수익을 올리면서 이차전지 기업 인기는 더 뜨거워졌다.

개인 투자자들이 환호하는 사이 증권사들은 에코프로 그룹주에 대한 주가 분석을 사실상 포기한 상태다. 주가가 이미 목표 주가를 한참 뛰어넘었기 때문이다. 지난 4월 삼성증권과 하나증권은 에코프로에 대한 투자 의견을 각각 중립과 매도로 하향하는 보고서를 냈지만, 이후 주가는 급등했다. 매도 의견을 담은 보고서를 내 화제가 된 김현수 하나증권 연구원이 지난 5월 목표가를 낮춘 보고서를 낸 것이 마지막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