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셔터스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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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서울~양평 간 고속도로 노선을 놓고 온 나라가 어수선하다. 도로가 없던 곳에 길이 뚫리면 지역 부동산의 가치가 높아지는 건 당연하다. 그렇지만 부동산 시장의 변화는 부수적인 문제이고. 도로 개설의 목적은 교통수요를 분산하여 원활한 이동(운송)을 달성하기 위함이다. 철도 또한 마찬가지다. 철도 노선 개통은 도로보다 지역 부동산 시장에 미치는 영향력이 더 크다. 특히 역세권 주변의 가격이 상승하는 건 불문가지다. 그런 만큼 주요 도로와 철도 개설은 전 국민의 관심사가 될 수밖에 없다. 대표적인 주요 도로 노선을 중심으로 개통 시 교통수요를 어떻게 충족시키고, 지역 부동산 시장에 어떻게 영향을 미치는지 살펴보자.
박합수 건국대 부동산
대학원 겸임교수
현 ㈜박합수부동산연구소 대표, 전 KB국민은행 
부동산 수석전문위원
박합수 건국대 부동산 대학원 겸임교수
현 ㈜박합수부동산연구소 대표, 전 KB국민은행 부동산 수석전문위원

서울~세종 고속도로, 광주·용인·안성 토지 가격 상승 기대

첫째, 서울~세종 간 고속도로다. 시점인 남구리에서 서하남~용인~안성~세종에 이르는 노선이다. 경부고속도로와 중부고속도로의 중간 지대를 남북으로 관통한다. 남구리에서 안성 구간은 2024년 6월(애초 2023년), 세종시까지는 2025년경(애초 2024년) 완공 예정이다. 

또한 남구리~의정부~포천 간 도로와 자연스럽게 연결되어, 궁극적으로 포천~세종 간 고속도로가 된다. 서울 광진구, 중랑구, 송파구, 강동구 등에서 남부 지역으로의 접근이 수월해진다. 광주시와 용인시, 안성시의 물류 등 산업 지역 혜택도 상당하다. 지역 부동산 시장의 토지 가격 상승 기대감은 부정할 수 없다. 특히 시속 120㎞로 달릴 수 있어 세종까지 70분이면 도착하는 제일 빠른 고속도로로 등극한다.

둘째, 수도권 제2외곽순환도로다. 서울을 중심으로 돌고 있는 기존 외곽순환도로의 바깥으로 더 크게 회전하는 도로다. 인천~김포~파주~양주~포천~화도~양평~남양평~이천~오산~봉담~송산~안산~인천으로 연결된다. 현재 대략 절반 정도가 개통한 상태다. 당장 2023년 말 개통을 앞둔 구간은 2개 노선이다. 양평~조안(2023년 5월)~화도가 있고, 화도~포천 구간이다. 화도 IC에서는 서울~춘천~양양 간 고속도로와 분기된다. 포천도 소흘 IC에서 포천~세종 간 고속도로와 교차한다. 먼저 양평~화도는 논란 중인 서울~양평 간 고속도로 개통(2031년) 시까지 화도~서울로 진·출입하는 역할을 할 수 있다. 물론 주말에는 양양에서 화도~서울로 연결되는 도로 정체가 극심하여 활용도가 떨어지겠지만, 양평읍 일대의 서울 접근성 개선에 효과가 있다.

화도~포천 구간이 개통되면 남양주, 포천, 양주 지역에서 화도~양양 간 고속도로를 활용한 강원도 진·출입이 훨씬 수월해진다. 물론, 화도에서 계속 직진 시 양평을 거쳐 순환하는 의미도 있고, 양평 IC 자체가 중부내륙고속도로 출발점이므로 충주를 거쳐 김천

까지 연결된다. 포천~세종 고속도로, 중부고속도로 정체 시 남부 지역 접근로로서 충분한 대안이 된다. 해당 지역의 토지 가격 상승도 나타날 수 있다. 이 밖에도 남양평~이천(2026년), 안산~인천(2029년), 김포~파주(2025년), 파주~양주(2024년) 구간까지 개통하면, 명실상부한 제2외곽순환도로가 완성된다. 사실 전체 도로를 순환하는 건 큰 의미가 없지만, 구간마다 요긴하게 활용될 수 있는 도로다.

서울~양평 고속도로가 들어설 경기도 양평군 일대. 사진 연합뉴스
서울~양평 고속도로가 들어설 경기도 양평군 일대. 사진 연합뉴스

동해안 고속도로, 전국 연결하는 순환도로 완성

셋째, 제천~삼척 간 고속도로다. 서평택~안성~충주~제천에 이르는 평택~제천 간 고속도로를 동해안까지 연결하는 축이다. 제천~영월~정선~태백~동해~삼척 구간이다. 제천~영월(2032년)은 공사를 앞두고 있다. 나머지 구간도 강원도 남부 지역을 관통하므로 낙후된 지역 발전 차원에서 의미가 있다. 향후 영동고속도로의 교통수요를 일부 분산하는 효과가 기대된다. 물론 기존 국도가 잘 정비되어 있어 교통수요 대비 시급성은 떨어질 수 있지만, 지역 균형 발전 차원에서 검토가 필요한 노선이다.

넷째, 동해안고속도로다. 삼척~울진~영덕~포항~울산~부산까지 연결되는 한반도의 척추 역할을 하는 도로다. 속초~강릉~삼척, 영덕~포항(2024년), 포항~부산 등 구간은 완성되었다. 지금은 7번 국도가 ‘아시안 하이웨이’ 역할을 하지만 이를 대체한다. 전 국토의 격자형 도로 체계와 동해안 일주도로라는 명분을 고려하면 조속한 개통이 필요하다. 특히 ‘미음(ㅁ)’ 자로 전국을 서울~동해안~남해안~서해안으로 연결하는 순환도로의 완성이다.

다섯째, 제2서해안고속도로인 서부내륙고속도로다. 서해안고속도로 포승에서 인주~삽교~서부여까지 1단계 공사가 2024년 마무리된다. 개통 시 포승~군산 구간을 보완하는 등 교통 분담을 톡톡히 할 수 있다. 물론 남쪽에서 북쪽으로 진행 시 포승~서평택 부근에서 기존 서해안고속도로와 합류 지점에 병목 구간이 발생할 수 있으나, 평택~시흥 간 고속도로를 통해 분산된다. 상습 정체 구간인 도로 체증을 개선하는 데 큰 도움이 된다.

여섯째, 서해평화고속도로다. 영종도~신도~강화도를 연결하는 도로다. 인천 연수에서 영종도까지 인천대교가 개통되어 있다. 연장선으로 신도(2025년)까지 개통 후 종점인 강화군 길상면까지 확대된다. 강화군은 행정구역상 인천광역시지만, 육로로 접근하기 위해서는 경기도 김포시를 통과해야 하는 불편이 있다. 도로 개통 시 인천과 직결되어 관광 등 배후 지역으로서 역량이 강화된다. 신도는 옹진군으로 강화군, 경기도 연천군과 더불어 종합부동산세와 양도소득세 납부 시 1주택자의 주택 수에서 제외되는 지방 저가 주택(공시가격 3억원 이하)과 농어촌주택(공시가격 3억원 이하)에 해당한다. 신도는 인근 섬인 시도, 모도, 장봉도와도 연결된다.

일곱째, 여수~남해 해저터널이다. 고속도로는 아니지만, 약 7㎞ 도로 개통은 남해안 ‘다도해 해상 실크로드’ 탄생이라는 상징성이 있다. 전남과 경남을 연결하는 화룡점정인 셈이다. 2031년 완공 예정이다. 우주 발사대(나로도)가 있는 전남 고흥에서 여수~남해~사천~고성~통영~거제~가덕도~부산을 연결한다. 향후 제주도를 대체할 다도해 시대의 완성으로 기대된다. 서울에서 남해안으로 향하는 KTX는 목포(호남선), 여수(전라선), 통영·거제(남부내륙고속철도, 2027년), 부산(경부선) 등 네 개 노선이 확충된다. 또한 부산에서 진주~순천을 거쳐, 목포와 광주로 연결하는 동서고속철도 완공도 앞두고 있다. 궁극적으로 철도와 도로가 완성되면 다도해는 여름휴가지에서 주말 관광지로 변신, 대한민국의 대표 관광특구로 등극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서울~양평 간 고속도로다. 서울시민의 교통수요 분산이라는 막중한 역할을 담당하므로 반드시 진행돼야 한다. 특히 종점(終點)으로 거론되는 강상면(양서면) 2031년 개통이 끝이 아니다. 서울~양양 간 고속도로 정체를 분담하는 차원에서 홍천(중앙고속도로), 동홍천 IC까지 연장해야 한다. 사실 양평군민(12만3000명)보다 서울시민의 양평, 동해안, 중부내륙 접근성을 높이는 도로다. 출발지인 감일 JCT에서 외곽순환도로와 연결되지만, 실제는 올림픽공원 남측(잠실)이 시작이다. 종점이 양서면이면 강하 IC를 추가하고, 강상면일 경우 양평읍 초입인 덕평리에 IC를 만들면 양평 지역 교통 체증이 해결된다. 주요 도로의 개통은 노선에 따라 지역 주민의 이해 관계가 첨예하게 대립할 수 있다. 

하지만 큰 틀에서 고속도로 등의 정비는 대국적인 차원에서 판단하고 대응하는 게 적절하다. 해당 지역 부동산 시장의 호재로 작용하는 건 당연하다. 공사 일정은 반드시 기한 내 달성하는 등 기본에 충실한 기반 시설 조성 사업이 되어야 한다. 

※ 본칼럼에 표기된 도로 개통 연도는 유동적이므로 참고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