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 롱고 러트거스대학 경영대 교수
현 비콘 트러스트 최고투자책임자, 
‘워런버핏의 위대한 부자 수업’ 저자 사진 존 롱고
존 롱고 러트거스대학 경영대 교수
현 비콘 트러스트 최고투자책임자, ‘워런버핏의 위대한 부자 수업’ 저자 사진 존 롱고

“현재 워런 버핏이 이끄는 글로벌 투자 회사인 버크셔 해서웨이의 현금성 자산이 1306억달러(약 168조2128억원)에 달한다. 이 덕에 팬데믹(pandemic·감염병 대유행) 직후 0~0.25%였던 기준금리가 최근 5.25%까지 오른 상황에서 버핏은 막대한 이자 수익을 누리고 있다.” 

‘워런 버핏의 위대한 부자 수업’의 저자인 존 롱고(John Longo) 러트거스대학 경영대 교수는 7월 20일 서면 인터뷰에서 세계적인 부호이자, 투자의 귀재로 유명한 버핏의 팬데믹 이후 포트폴리오 특징에 대해 이같이 설명했다. 버핏 덕후로 알려진 롱고 교수는 40억달러(약 5조1520억원) 이상의 자산을 운용하는 전문 투자 자문사 비콘 트러스트(Beacon Trust)의 최고투자책임자(CIO)이기도 하다. 버크셔 해서웨이의 현금성 자산은 2019년 12월 1279억달러(약 164조7352억원)에서 2023년 3월 1306억달러(약 168조2128억원)로 약 2.1%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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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크셔 해서웨이의 현금성 자산은 현금 & 등가물(Cash And Equivalents·현금 또는 90일 이내 현금화할 수 있는 자산)과 단기투자물(Short Term Investments·3개월에서 1년 이내의 단기간에 현금으로 전환할 수 있는 유동적인 투자금)의 총합을 의미한다. 롱고 교수는 “지난 수년간 버핏은 매력적인 투자 기회를 잡기 위해 최소 400억달러(약 51조5200억원) 이상의 현금성 자산을 보유하길 원한다고 얘기해 왔다”며 “팬데믹 이후에도 이러한 원칙을 유지한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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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데믹 이후 버핏의 투자 포트폴리오에 변화가 있다면.
“버핏은 팬데믹 직후 신속한 종목 교체에 나섰다. 팬데믹이 닥쳤을 때 버핏은 버크셔 해서웨이가 보유한 항공사 지분 매각에 나섰다. 2019년 말까지 버크셔 해서웨이는 델타항공 지분 11%, 아메리칸항공 지분 10%, 사우스웨스트항공 지분 10%, 유나이티드항공 지분 9%를 각각 보유하고 있었다. 2020년 팬데믹이 시작되자, 버핏은 자금력이 풍부한 버크셔 해서웨이가 대주주일 경우 정부로부터 구제금융을 받을 가능성이 작다고 판단해 보유 지분을 모두 매각했다. 

대신 버크셔 해서웨이는 에너지 기업인 옥시덴털 페트롤리엄(이하 옥시덴털) 지분을 꾸준히 늘렸고, 최근 약 25%까지 지분율을 끌어올렸다. 이런 에너지 기업 주식은 종종 인플레이션(물가 상승)에 대한 헤지(hedge·위험 회피) 수단으로 사용되며, 이것이 버핏이 버크셔 해서웨이의 옥시덴털 지분을 지속적으로 늘린 이유 중 하나일 것으로 추정한다. 게다가 옥시덴털은 천연가스를 풍부하게 확보하고 있다.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 이후 러시아의 대(對)유럽 가스 공급이 줄고, 옥시덴털이 이 지역으로 액화천연가스(LNG) 출하를 계속하게 되면 유리한 위치를 차지할 수 있다고 버핏은 내다본 것이다.”

버핏의 투자 포트폴리오 1위 종목은 여전히 애플인가.
“그렇다. 버크셔 해서웨이의 2020년 1분기 투자 종목 중 애플의 비중은 35.52%였는데, 2023년 1분기에는 10.92%포인트 상승한 46.44%까지 올랐다. 이 기간에 애플 주식 밸류(가치) 상승률은 142%에 달한다.” 

버핏이 가장 주목하는 주식시장은.
“미국이다. 버핏이 주로 미국에 투자하는 이유는 미국의 비즈니스를 잘 알고 있고, 정치 시스템과 법 제도가 안정적이라고 보기 때문이다. 그가 주목하는 또 다른 나라는 일본이다. 최근 몇 년간 버핏은 이토추(Itochu), 마루베니(Marubeni), 미쓰비시(Mitsubishi), 미쓰이(Mitsui), 스미토모(Sumitomo) 등 일본 회사들에 투자를 단행, 지분을 늘리고 있다. 최근 버핏이 일본을 방문한 것은 이들 회사에 대한 존경의 표시이기도 했다. 

대부분의 미국인은 ‘모국 효과’라고 알려진 심리적 편견 때문에 자산의 대부분을 미국 기업에 보유하고 있다. 해외 분산투자는 기대 수익률을 낮추지 않으면서도 위험을 줄일 수 있다. 전 세계 어느 주식 시장이 가장 전망이 좋은지 정확히 짚어내기는 어렵지만, 잠재성장률이 높고 정치 시스템과 법 제도가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국가의 주식시장에 분산투자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버핏이 중국 최대 전기차 업체 BYD 지분을 줄이고 있다. 글로벌 부자들의 중국 투자가 감소할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중국은 세계 최대 시장이지만 최근 중국 부동산 위기와 알리바바 같은 대형 기술 기업에 대한 정부의 단속과 규제로 인해 글로벌 부자들의 투자가 조금 더 신중해질 수밖에 없는 게 당연하다. 이런 상황에서 애플이 인도로 사업 다각화를 추진 중이고 다른 많은 회사가 그 뒤를 따르고 있다는 점은 흥미롭다. 인도의 정치 시스템은 높은 수준의 관료주의이지만 안정적인 것으로 간주된다.”

현재 투자 자문사의 CIO로 재직 중이다. 자산 관리를 위한 조언을 해준다면.
“여러 자산에 걸쳐 분산된 포트폴리오를 구성하는 것이 장기적인 관점에서 합리적이라고 본다. 정확한 구성 비율은 개인마다 달라질 수밖에 없다. 개인의 위험 허용 범위, 소득 수준, 투자 제약 조건 등에 따라 달라진다. 우리 회사는 주식, 채권, 부동산, 사모펀드, 금 상장지수펀드(ETF)에 대한 투자를 하고 있다. 작년 11월 미국 암호화폐 거래소인 FTX의 파산으로 알 수 있듯이 고객 자산으로 암호화폐에 투자하는 것은 위험성이 크다. 이 때문에 우리는 암호화폐에는 투자하지 않고 있다.” 

버핏의 포트폴리오가 일반인에게도 도움이 될까.
“버핏은 남녀노소 모두에게 훌륭한 롤모델이다. 대표적인 글로벌 슈퍼 부자인 버핏의 트레이딩에 편승하는 가장 쉬운 방법은 버크셔 해서웨이 주식을 매수하는 것이다. 그런데 이 전략은 수년 동안 수백만 명의 투자자에게 좋은 결과를 가져다 줬지만 버핏은 버크셔 해서웨이의 규모가 커질수록 성과를 내기가 더 어려워진다고 경고한다. (버핏이 아니더라도) 성공한 투자자가 뮤추얼 펀드나 ETF를 운용하는 경우, 여기에 투자하는 것은 상대적으로 저렴한 비용을 들여 자산 증식의 성과를 낼 방법이기도 하다.”

심민관 기자
이코노미조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