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랜던 미도 
마이크로소프트 기후혁신기금 수석 이사 
예일대 환경학, 스탠퍼드대 MBA, 전 선엔디슨 부사장 사진 마이크로소프트
브랜던 미도 마이크로소프트 기후혁신기금 수석 이사
예일대 환경학, 스탠퍼드대 MBA, 전 선엔디슨 부사장 사진 마이크로소프트

폭염, 폭우, 폭설 등 기후변화 위기의 심각성이 대두되며 이에 대응하기 위한 혁신 기술, 기후 테크가 주목받고 있다. 글로벌 시장조사 기관 홀론아이큐에 따르면, 전 세계 기후 테크 투자 규모는 2020년 226억달러(약 30조원)에서 2022년 701억달러(약 92조원)로 늘었다. 2년 새 210.2% 급증한 것이다. 

마이크로소프트(MS), 아마존, 구글 등 글로벌 빅테크(대형 정보기술 기업)들은 일찌감치 이런 흐름에 동참했다. 기후변화 위기에 대한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지면서다. 빅테크가 운영하는 데이터센터는 막대한 전기와 물을 소모하는 탄소 배출 주범으로 꼽힌다. 최근에는 챗GPT 같은 생성 인공지능(AI) 열풍으로 데이터센터 증설이 잇따르며 우려는 더 커지고 있다.

MS 역시 2020년 10억달러(약 1조3310억원) 규모 기후혁신기금(Climate Innovation Fund)을 설립해 다양한 기후 테크 스타트업에 투자했다. 기금 운용을 이끌어 온 브랜던 미도(Brandon Middaugh) 수석 이사는 최근 서면 인터뷰에서 “기후 테크 시장은 변곡점에 서 있다”며 “전 세계적으로 (탄소) 저배출 솔루션으로 전환 필요성에 대한 인식이 높아지고 있고, 혁신가들은 이에 대응하기 위해 AI를 비롯한 새로운 기술을 적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마이크로소프트는 해저 데이터센터 구축을 위한 ‘나틱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사진은 2018년 스코틀랜드 오크니 섬 해저 약 36.5m 지점에 배치했던 컨테이너 형태의 데이터센터를 2년 만인 2020년 건져낸 모습. 사진 마이크로소프트
마이크로소프트는 해저 데이터센터 구축을 위한 ‘나틱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사진은 2018년 스코틀랜드 오크니 섬 해저 약 36.5m 지점에 배치했던 컨테이너 형태의 데이터센터를 2년 만인 2020년 건져낸 모습. 사진 마이크로소프트

MS는 언제부터 기후변화 문제에 관심을 뒀나. 이를 위해 어떤 노력을 하고 있나.
“MS는 2009년에 첫 번째 탄소 목표를 설정한 이후 10년 넘게 지속 가능성 문제 해결을 위해 노력했다. 나아가 2020년에는 ‘2030년까지 탄소 네거티브(Carbon Negative), 워터 포지티브(Water Positive), 제로 웨이스트(Zero Waste) 기업으로서 생태계 보호에 앞장서겠다’고 발표했으며, 매년 환경 지속 가능성 보고서를 공개하고 있다. 

이 여정을 시작한 지 3년 반이 지난 지금, 우리는 세 가지 중점 분야를 통해 이를 수행하고 있다. 첫째, 데이터센터의 자원 사용량을 줄이고, 전 세계 MS 캠퍼스를 친환경화하고, 사내 탄소 수수료를 제정하는 등 내부 노력을 지속하고 있다. 일례로 컨테이너 형태의 데이터센터를 해저에 설치, 운영하는 차세대 친환경 데이터센터 개발 프로젝트 ‘나틱 프로젝트(Project Natick)’를 진행하고 있다. 둘째, 포괄적인 환경 지속 가능성 관리 플랫폼인 MS 지속 가능성 클라우드(Microsoft Cloud for Sustainability) 솔루션 같은 기술, 도구, 소프트웨어를 통해 고객과 파트너의 자체적인 지속 가능성 행보를 지원한다. 셋째, 기후혁신기금을 통해 전 세계에 필요한 기후 테크 관련 정책 옹호 및 투자에 나서 지속 가능한 세상으로 전환을 지원한다.”

빅테크가 기후 문제에 책임 의식을 가져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어떻게 생각하나.
“우리는 모든 기업이 기후 위기를 해결하기 위해 공공 부문과 시민사회, 기타 이해 관계자와 협력하는 것이 필수라고 믿는다. 그 핵심은 탄소 배출량을 줄이는 것이다. 전 세계가 2050년까지 (탄소) 순 배출량 제로(0)를 달성한다는 목표를 세웠지만, 더 빠르게 나아갈 수 있는 이들은 그렇게 해야 한다. MS는 이와 관련한 세부 계획을 세웠고, 2020년 지속 가능성 공약을 발표한 후 이를 수행하는 데 주력해 왔다. 특히 기후 혁신 기술 개발과 보급을 가속하기 위한 기후혁신기금은 우리의 지속 가능성 약속 이행은 물론, 전 세계가 탄소 중립(net zero·이산화탄소를 배출하는 만큼 흡수량도 늘려 대기 중 이산화탄소 농도가 늘어나지 않는 상태)에 도달하는 것을 돕는 방식으로 자본을 투자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다른 빅테크와도 기후 문제와 관련해 협력하고 있나.
“MS는 다른 기술 기업들과 관련 기술을 공동 연구개발해 왔다. 우리는 공동의 산업 집단으로서 우리가 달성해야 하는 저탄소 기술을 위해 벽을 넘어 협력해야 한다는 것을 알고 있다. 기후 솔루션 확장과 개선을 위한 모범 사례를 공유하고, 자금 지원 및 연구 결과를 공유하는 것을 목표로 2020년 설립한 기업 연합체 ‘기후변화 해결을 위한 기업 동맹(BASCS)’이 대표적인 사례다. MS를 비롯해 아마존, 디즈니, 구글, 넷플릭스, 세일즈포스, 유니레버 등 미국 주요 기업들이 이에 참여하고 있다. 

다른 기술 기업과 함께 기후 테크에 투자한 사례도 있다. 2022년 구글을 비롯한 IT 기업들과 함께 스페인 기후 테크 스타트업 플렉시다오(Flexidao)에 투자했다. 플렉시다오는 블록체인 기술 기반의 재생에너지 추적 플랫폼을 제공한다. 탈탄소화를 지향하는 기업의 실제 전력 소비와 탄소 배출을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해 재생에너지 사용을 지원하는 기술이다. 2020년에는 아마존과 함께 캐나다 저탄소 콘크리트 스타트업 카본큐어 테크놀로지스(CarbonCure Technologies)에 투자했다.”

최근 주목하는 기후 테크는.
“세계경제와 MS의 가치사슬(GVC)에 주목, 기관 및 설비 탈탄소화, 저탄소 소재, 친환경 연료, 탄소 제거 등 네 가지 핵심 분야에 집중 투자하고 있다.”

기후혁신기금의 구체적인 투자 현황도 궁금하다.
“기금 출범 이후 우리는 탄소 제거부터 지속 가능한 항공 연료, 친환경 강철 및 저탄소 콘크리트 등 친환경 소재에 이르기까지 최첨단 기술을 연구하는 기업과 이니셔티브에 약 7억달러(약 9318억원) 이상을 투자했다. 일례로 올해 초 철강 생산공정 과정의 탈탄소화 기술을 개발하는 보스턴 메탈(Boston Metal)에 대한 투자에 최고 투자자로 참여했다. 2021년에는 이산화탄소를 여객기 등의 대형 항공기 연료로 활용하는 기술을 개발한 트웰브(Twelve)에 투자했다. 트웰브는 전기와 물을 사용해 낮은 온도에서 이산화탄소를 분해한 뒤, 일산화탄소에 수소를 결합해 합성 가스인 ‘이제트(E-Jet)’를 만드는데, 지난해에는 이제트로 구동되는 미국 최초의 상업용 시범 비행을 위한 양해각서(MOU)도 체결했다. 이 밖에 건물 녹색화를 지원하는 블록 파워(Bloc Power), 석회석을 사용한 탄소 제거 및 저장 기술 기업 에어룸(Heirloom) 등 다양한 기업들에 투자하고 있다.

아울러 기업의 탄소 배출 및 기후 위험 관리를 지원하는 분야에 대한 투자도 진행하고 있다. 데이터를 수집해 탄소 배출량과 기후 영향을 정량화하는 기술 플랫폼인 서스테인CERT(SustainCERT), 기후변화로 인한 자연재해 영향을 분석하고 예측·관리하는 기술 기업 미티가 솔루션스(Mitiga Solutions), ESG(환경·사회·지배구조) 데이터 서비스 기업 노바타(Novata) 등이 대표적이다.”

기후 테크 산업 전망은.
“기후 테크 시장은 변곡점에 서 있다. 전 세계적으로 (탄소) 저배출 솔루션으로 전환 필요성에 대한 인식이 높아지고 있고, 혁신가들은 이에 대응하기 위해 AI를 비롯한 새로운 기술을 적용하고 있다. 시장 수요의 증가는 새로운 기술의 발전, 그리고 그에 따른 비용 절감과 함께 나타난다. 일부 시장에서는 이런 신기술을 정책적으로 지원할 것이고 초기 자본과 수요는 기술의 확장을 가속할 것이다. 

MS는 탄소 제거 및 지속 가능한 연료 등 현재 초기 단계인 기후 테크를 지원하는 것이 장기적으로 기후 위기를 해결하는 데 매우 중요한 것이라고 믿는다. 또 우리의 글로벌 입지를 고려하면 이 분야에서 광범위한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다는 것을 잘 알고 있기에 기후 테크 분야의 선두 주자(first mover)이자 마켓 메이커(market maker·시장 조성자)가 되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

이선목 기자
이코노미조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