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와이오밍주 잭슨홀에서 ‘세계 중앙은행 총재 연찬회’로 불리는 ‘잭슨홀 미팅’이 8월 24일(이하 현지시각)부터 27일까지 사흘간 열렸다. 이 행사에는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 크리스틴 라가르드 유럽중앙은행(ECB) 총재, 우에다 가즈오 일본은행(BOJ) 총재 등 세계 주요국 중앙은행 수장들이 참석했다(사진 2).
이번 잭슨홀 미팅에서 가장 큰 관심을 받은 건 파월 미국 연준 의장이었다(사진 3). 뉴욕증시 등 글로벌 금융시장 관계자들은 8월 25일 파월의 잭슨홀 미팅 개막 연설에 집중했다(사진 1). 파월의 발언을 통해 세계경제를 움직이고 있는 미국 기준금리의 향방을 가늠할 수 있어서다. 이날 파월 의장은 “물가 상승률이 목표(2%) 수준으로 지속해서 하락하고 있다고 확신할 때까지 긴축적인 수준에서 통화정책을 유지할 것”이라며 “필요하면 기준금리를 더 올릴 준비가 돼 있다”라고 밝혔다.
미국의 7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3.2%(전년 동월 대비)로 9%가 넘었던 작년과 비교하면 많이 떨어진 상태다. 연준의 연이은 기준금리 인상이 멈출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졌던 배경이다. 하지만 이날 파월이 한동안 긴축 기조를 유지하고, 추가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까지 시사하면서 이러한 기대감은 한풀 꺾였다. 뉴욕타임스(NYT)는 “파월의 메시지는 명확했다”며 “인플레이션(물가 상승)은 끝나지 않았다는 것”이라고 보도했다.
잭슨홀 미팅에 참여한 다른 주요국 은행 수장들도 파월의 발언에 장단을 맞췄다. 라가르드 ECB 총재는 “물가를 계획대로 낮추기 위해 필요한 경우 금리를 장기간 유지할 수 있다”고 했다. 영국 중앙은행인 영란은행(BOE)의 벤 브로드벤트 부총재는 “물가 상승에 따른 임금 인상 압력 등 파급 효과가 빠르게 사라지지 않을 것”이라며 “영국 기준금리가 추가 인상될 수 있다”고 밝혔다.
한편, 파월의 개막 연설 직후인 25일 글로벌 금융시장의 동요는 그다지 크지 않았다. 오히려 이날 미국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지수는 0.63%, 나스닥 지수는 0.84% 각각 전일 대비 상승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