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양대 경영학, 서울과학종합대학원 경영학 석사, 현 인공지능산업협회 부회장 사진 페르소나AI
전 세계적으로 생성 인공지능(Generative AI) 바람을 일으킨 마이크로소프트(MS)가 최근 ‘페르소나AI’라는 한국 스타트업과 향후 공동 연구·사업화 등을 위해 손잡았다. 페르소나AI는 효성의 기업형 벤처캐피털(CVC)인 효성벤처스의 첫 투자를 이끌어냈고 SK텔레콤의 전략적 투자를 받기도 했다. 모두 지난 7~8월 일이다.
정보기술(IT) 기획자 출신 유승재 대표가 2017년 설립한 페르소나AI는 국내 AI컨택센터(AICC·AI Contact Center) 대표 주자로 꼽힌다. AICC는 AI 기반 고객센터다. 음성 엔진, 음성 인식, 문장 분석 등 각종 AI 기술을 적용해 상담원 연결을 위한 대기 없이 AI 챗봇, 콜봇으로 24시간 상담을 제공하는 것을 말한다.
페르소나AI는 AI 챗봇·콜봇 솔루션을 기업용(B2B), 소비자용(B2C)으로 판매한다. 현재까지 금융, 렌털사, 병원, 쇼핑몰 등 1000여 곳의 고객사를 확보했다. AI 키오스크(무인 정보 단말기), 스마트 튜터(AI가 인간 상담사에게 화법 교육) 등 고객과 접점에 있는 관련 사업도 벌인다.
최근 서울 강남구 삼성동 페르소나AI 본사에서 만난 유승재 대표는 굵직한 국내외 기업들이 회사를 주목하는 이유로 ‘정말 쓸 수 있는 AI 기술에 집중한다’는 점을 꼽았다. 그는 “클라우드 기반 챗봇·콜봇 솔루션인 ‘봇톡스’는 코딩이나 매뉴얼 없이 회원 가입하듯 정보를 입력하면 챗봇을 완성시킨다”며 “회사는 고객 응대 이외의 일에 집중할 수 있고, 고객은 챗봇 내에서 모든 업무를 볼 수 있다”고 했다. 회사는 이런 기술력을 기반으로 내년 해외 진출도 계획하고 있다. 올해 연 매출 80억원을 달성한 뒤 내년 상장에 도전한다는 목표다. 다음은 일문일답.

SK텔레콤이 전략적 투자자로 3대 주주에 올랐다.
“SK텔레콤이 연초 AICC 팀을 만들고 시장에 나가려고 하는데, 페르소나AI가 클라우드 AICC 서비스를 국내에서 처음으로 만들어 운영하고 있었던 걸 발견해 투자가 성사됐다. 자체 엔진으로 이런 서비스를 만들었다는 점이 점수를 받았다. SK텔레콤 음성 기술과 우리 엔진이 결합되면 AICC를 빠르게 만들 수 있다. SK텔레콤이 금융, 통신, 제조 등을 주로 해 왔다면, 우리는 규모가 크진 않지만 자동차, 교육, 병원 등 다양한 분야에서 업력을 쌓아왔다. 두 회사가 손잡으면 새로운 산업으로도 영역을 개척할 수 있다.”
구체적으로 AICC 영역에서 어떻게 협업할 수 있나.
“하이브리드 콜센터를 만들어 볼 수 있다. 기존 AI 콜센터는 대답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상담사를 연결하지 않나. 고객 입장에선 ‘아직 멀었다’고 생각할 수밖에 없다. 하이브리드 콜센터는 똑같은 상황에 상담사에서 ‘알람’이 간다. 상담사는 AI와 고객의 대화 내용을 들으면서 실시간으로 답을 글로 쓴다. AI가 이를 읽으면서 고객에게 답변할 수 있다. 완벽한 AI로 가기 위한 중간 단계라 할 수 있다. 고객 입장에선 매끄럽게 AI로부터 답을 들을 수 있다. 투자사 중 효성벤처스도 있다. 효성그룹은 효성ITX라는 콜센터 운영업체가 있다. 3사가 힘을 합쳐볼 수 있다.”
페르소나AI의 기술 경쟁력은.
“사명인 ‘페르소나’는 정보기술(IT) 업계에서 타깃 고객을 의미한다. 이들이 정말 쓸 수 있는 AI를 만들겠다는 게 회사 비전이다. 쉬운 기술이 경쟁력이다. 예를 들어 금융위원회, 금융감독원, DB손해보험에 납품한 AI 키오스크는 AI가 민원인을 기기에 설치돼 있는 전화로 안내한다. 지금 기분이 별로 안 좋은 70대 여성이 보험금 청구를 한다면, AI 목소리가 커지고 과정도 최대한 단순화하는 식이다. 안내원이 없어도 어르신 혼자 민원 업무를 볼 수 있게 만들었다.
클라우드 기반 챗봇·콜봇 솔루션인 ‘봇톡스’는 코딩이나 매뉴얼 없이 회원 가입하듯 정보를 입력하면 챗봇을 완성시킨다. 회사는 고객 응대 이외의 일에 집중할 수 있고, 고객들은 챗봇 내에서 모든 업무를 볼 수 있다.”
사람이 일하는 콜센터가 사라질까.
“사람을 대체할 수 있는 AI를 인공일반지능(AGI·Artificial General Intelligence)이라고 한다. AGI로 가기 위한 부분적인 기술이 나와 있는 것이지, 아직 AGI 시대는 오지 않았다. 빨라야 100년 뒤, 500년 뒤에 올 것이라고 예측하는 전문가들도 있다. AI는 사람의 반복적인 일을 대신해 주는 것이기 때문에 아직 걱정할 일은 아니다. 현재 콜센터는 상담사가 더 많은 민원을 처리해야 한다. 고객 전화를 빨리 끊어야 다음 전화를 받을 수 있어서 비인간적이다. 선진국 콜센터는 상담사가 민원을 해결한 성공 지수나 품질 등으로 평가한다. 한 명의 고객과 하루 종일 상대할 수도 있는 구조다. 사람을 대체한다는 개념보다는 상담사 일을 덜어 고객 만족을 끌어올릴 수 있다.”
‘챗GPT’ 열풍을 주도한 MS와도 업무협약을 맺었는데.
“2015년부터 국내에서 유일하게 ‘자연어 생성(NLG)’ 기술을 연구개발(R&D)해 왔다는 점을 눈여겨본 것으로 안다. 자연어 생성이란 정보를 통째로 넣었을 때 이를 축약, 보강, 재구성해 10만 개 이상의 문장(데이터)을 자동 생성해 주는 것이다. 한국형 챗GPT(KGPT)를 만든 것도 이유 중 하나였다. 우리가 챗GPT의 데이터나 인프라를 따라갈 수는 없다. 하지만 보안 문제, 개인 정보 침해, 데이터 편향 등의 부작용을 보완할 수는 있다. 이런 기술력을 인정받아 앞으로 공동으로 AI를 연구하기로 했다.”
생성 AI는 앞으로 어떻게 발전해 나갈 것으로 보나.
“오픈AI의 챗GPT를 필두로 거대언어모델(LLM)이 확산하고 있지만, 바둑 AI 모델 ‘알파고’를 만든 구글의 딥마인드, 메타 등은 이미 소규모언어모델(sLLM) 개발이 한창이다. LLM은 그래픽처리장치(GPU)가 있어야 돌아가는 등 방대한 데이터로 인해 엄청난 자원이 필요한 반면, sLLM은 핵심만 남기고 불필요한 데이터를 걷어내는 것이다. 최근 KB그룹이 생성 AI ‘KB-GPT’를 도입하겠다고 선언한 것도 sLLM이다. 챗GPT에서 불필요한 데이터를 걷어내고 금융만 학습시킨 특화 모델이다. 앞으로 생성 AI는 이런 방향으로 갈 것이다.”
페르소나AI의 목표는.
“내년에 챗봇 솔루션으로 글로벌 시장에도 뛰어들 계획이다. 유사 서비스를 제공하는 나스닥 상장사 파이브나인(Five9)이 있지만, 매뉴얼이 필요하고 엔지니어만 만들 수 있을 정도로 어렵다는 한계가 있다. 우리는 쉽고 직관적인 기술로 승부를 본다는 포부다. 동시에 내년 목표로 기업공개(IPO)도 준비 중이다. 적자에 상장한 다른 AI 경쟁사와 비교하면 상황이 훨씬 낫다. 올해 매출 80억원, 영업이익 20억원을 각각 올릴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회사명 페르소나AI
본사 서울 강남구
사업 AI 챗봇·콜봇
창업자 유승재
설립 연도 2017년
누적 투자 유치액 약 150억원(2023년 8월 말 기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