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셔터스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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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병(性病)은 영어로 Venereal Disease(비너스의 병)라고 하는데, 이는 그리스 로마 신화에 나오는 사랑과 미의 여신 비너스에서 유래된 용어다. 성병이 아름다운 여성의 유혹으로 생겼기 때문이라는 설과 사람들에게 성병의 거부감을 줄이기 위해 비너스의 이름을 붙였다는 설도 있다.

김범택 아주대병원 
가정의학과 교수
현 아주대병원 비만클리닉 소장, 현 대한골다공증 
학회 부회장
김범택 아주대병원 가정의학과 교수
현 아주대병원 비만클리닉 소장, 현 대한골다공증 학회 부회장

성병은 성관계를 매개로 전파되므로 최근에는 ‘성 매개 감염병(STD·Sexully Transmitted Disease)’으로 불린다. 성 매개 감염병은 매우 다양해서 매독·임질·연성하감·비임균성요도염(클라미디아 감염증 포함) 등 세균 감염이 있는가 하면, 후천성면역결핍증(AIDS·Acquired Immune Deficiency Syndrome)·성기단순포진·첨규콘딜롬(사람유두종바이러스감염증) 등 바이러스 감염이 있다. 트리코모나스질염·아메바성요도염 같은 원충(아메바류) 감염도 있다. 

재밌는 것은 성 매개 감염이라고 꼭 성관계에 의해 전파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후천성면역결핍증은 최근 혈액제나 마약 투여가 주요 원인으로 등장하고 있다. 사면발이는 성관계가 없어도 같은 이불을 덮고 자면 걸릴 수 있으며, 헤르페스는 성관계가 아닌 키스 등을 통해서도 감염될 수 있다. B형 및 C형 간염 바이러스는 성관계로 전파될 수 있지만 통상적으로 성 매개 감염병으로 분류하지는 않는다.

성병은 인류의 문란함에 대한 신의 징벌이라는 낙인 효과가 큰 병이라 본인은 물론 주위에서도 이에 대해 공개적으로 언급하지 않는다. 이런 상태에서 최근 개방적인 성문화가 보급되자 점점 문제가 되고 있다. 예전에는 성병 치료가 매우 어려웠기에 매독 등으로 합병증이 생기거나 사망하는 경우가 많았지만, 요즘은 약물의 발달로 초기에만 발견하면 치료가 쉽다. 따라서 성병으로 의심되는 증상이 있거나 콘돔 등을 사용하지 않고 즉석 만남에서 성관계를 했다면, 곧바로 의사를 찾아 검사받아야 한다. 다양한 파트너와 성생활이 활발하다면 연 1~2회 정도 STD 검사를 정기적으로 받는 것이 좋다. STD 검사는 대부분 개인 의원에서 3만원대로 간단하게 받을 수 있다. 성병을 수치스러워해 방치하는 경우가 많지만, 그럴 경우 나뿐만 아니라 사랑하는 사람들에게까지 심각한 상황을 초래할 수 있으니 즉시 병원에 가는 게 좋다.

성병에 대한 최선의 예방책은 건강이 확인된 사람과 안정적이고 지속적인 성관계를 가지는 것이다. 즉석 만남 등 성병 감염의 위험성이 있는 성관계는 피하고, 만약 새로운 파트너와 성교를 가지는 경우, 그사이 최소한 1~2달 정도 간격을 두는 것도 좋다. 성관계를 할 때는 가능하다면 밝은 곳에서 은밀한 부위를 관찰해 보고, 남성은 콘돔을, 여성은 페미돔과 살정제를 사용한다. 성교를 가진 즉시 성기 부위를 씻는 것도 좋은 예방법이다. 성기를 자주 관찰해 가려움증이나 악취가 있는지, 성기의 분비물이나 물집, 궤양이 있는지 확인해 보고, 성관계 후 음경, 질, 항문, 구강 등이 붓거나 덩어리가 만져지거나 분비물이 나오면 즉시 의사를 찾아 치료받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