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을 날아다니는 드론, 현장 근로자가 든 360도 카메라, 공사 현장에 설치된 폐쇄회로(CC)TV, 먼 우주의 인공위성이 각각 확보한 데이터의 융합은 멀리 떨어진 본사에서 한눈에 공사 진척도를 파악할 수 있는 인프라를 제공합니다. 미래 건설 현장의 모습이 아닙니다. 국내 콘테크(ConTech·스마트 건설 기술) 업체 메이사가 국내 건설 업체에 제공하는 드론 데이터 플랫폼이 구현하고 있는 현장입니다. 이번 커버 스토리 ‘콘테크의 부상’은 인공지능(AI), 빅데이터, 사물인터넷(IoT), 드론, 가상현실(VR), 증강현실(AR) 같은 첨단 디지털 기술이 바꾸는 건설 현장의 혁신을 다뤘습니다.
팬데믹(pandemic·감염병 대유행) 이후 빨라진 콘테크 성장 배경엔 △건설 비용 증가 △건설 현장과 건축물 안전성 중시 △기상이변에 따른 탄소 배출 리스크 부각 등이 있습니다. 팬데믹이 야기한 글로벌 공급망 차질은 건자잿값을 급등시켰고, 경기 부양발 건축 수요 급증은 숙련된 인력 부족으로 이어졌습니다. 이스라엘 콘테크 유니콘(기업 가치 10억달러 이상 비상장 기업) 비브는 모듈식 조립 주택 공급을 통해 이 같은 문제의 해결사로 나섰습니다. 비브의 주택은 공기 단축은 물론, 공사 현장에 쓰레기를 전혀 남기지 않고, 탄소 배출을 기존 전통 공법의 절반으로 줄입니다.
특히 지난해 초 중대재해처벌법이 시행에 들어간 데 이어, 올해 4월 아파트 지하주차장을 붕괴시킨 ‘순살 아파트’ 사태로 부실 건축물에 대한 안전 우려가 주목받으면서 건설 현장과 건축물 자체의 안전성을 제고하는 기술이 주목을 받게 됐습니다.
지금은 공사 현장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지게차(fork lift)는 제1차 세계대전이 야기한 인력 부족이 개발 수요를 일으켰다고 합니다. 20세기 초 미국에서 처음 등장한 덤프트럭 역시 제1차 세계대전 덕에 수요가 급증하며 인기를 누렸습니다. 공사 현장의 진보를 이끄는 기술 보급에는 이 같은 시대적 수요 변화가 있습니다.
국내 상위 10대 건설사 중 8개 사가 메이사의 드론 데이터 플랫폼을 사용하고, 국내외 대형 건설사들이 콘테크 스타트업 투자에 적극적인 이유는 시대의 수요 변화를 읽었기 때문입니다. 보수적인 건설 산업에도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습니다.
중국 청년 실업 문제 남 일 아니다
중국 청년층이 구직을 포기하는 배경을 전문가 인터뷰에서 잘 설명해 줬다. 중국 정부의 테크 기업과 사교육 시장 규제가 부메랑이 돼 청년 고용 시장에 영향을 줬다는 사실이 흥미로웠다. 이전에는 중국 청년층의 눈높이가 높아진 탓에 청년 실업률이 높다고만 생각했다. 최근 청년 일자리가 감소하는 한국도 눈여겨볼 지점이다.
-김시은 회사원
AI가 무조건 일자리 뺏는 건 아니더라
데이비드 오토 MIT 경제학과 교수가 제시한 현금자동입출금기(ATM) 사례가 흥미로웠다. 기계가 인간의 업무를 대체할 수는 있어도 결국 모든 업무를 대체하는 건 아니었다. 업무 효율성을 높이고 결과적으로 전체적인 부(富)를 키워 일자리가 창출되는 메커니즘이 인상적이었다. AI를 올바른 방향으로 이끌 수 있는 원동력이 필요하다.
-박민아 대학생
한국 교육 통째로 바뀌어야 한다
청년들의 눈높이가 높아서 일자리 미스매치가 일어나는 것이 아니라 양질의 일자리가 부족하기 때문이라는 분석에 공감한다. 스타트업 성장을 돕는 게 양질의 일자리를 만드는 방법이다. AI 시대 생존을 위해서는 입시에 함몰된 한국 교육 시스템을 확 바꿔야 한다. 청년들에게 좋은 일자리를 제공할 수 있는 정책이 필요하다.
-김지형 주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