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셔터스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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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가구 1자동차’ 시대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국내 자동차 등록 대수는 매년 늘어나 올해 7월 기준 2575만7000대를 넘어섰다. 우리나라 인구가 약 5150만 명이므로 국민 2명 중 1명은 자동차를 소유하고 있는 셈이다. 이러한 변화의 가장 큰 원인은 ‘편리성’일 것이다.

하지만 편리함은 때때로 건강에 좋지 않은 결과를 가져다준다. 운전도 마찬가지다. 운전 경력이 쌓이기 시작하면 자신에게 편한 자세를 취하게 되는 경우가 많다. 나쁜 운전 자세가 반복되면 허리 건강을 망칠 수 있다.

김동우 울산자생한방병원 병원장
세명대 한의학 박사, 
한방내과 전문의, 현 척추신경추나의학회 회원, 
현 한방내과학회 회원
김동우 울산자생한방병원 병원장
세명대 한의학 박사, 한방내과 전문의, 현 척추신경추나의학회 회원, 현 한방내과학회 회원

잘못된 운전 자세로는 크게 두 가지를 꼽을 수 있다. 바로 ‘한 손 운전’과 ‘누운 자세’다. 한 손 운전은 콘솔 박스나 창문에 한 팔을 올려놓은 채 운전하는 행동을 말한다. 이렇게 한 손으로만 운전할 경우 몸의 중심이 핸들을 잡은 손의 반대쪽으로 치우치게 된다. 그만큼 운전하는 동안 신체 불균형 상태가 지속되고 척추에 통증을 불러일으킨다.

또한 누운 자세처럼 엉덩이를 앞으로 쑥 내민 채 운전하다 보면 척추에 가해지는 압력이 평소보다 크게 상승한다. 보통 앉은 자세에서 척추가 받는 압력은 서 있을 때보다 1.5배가량 커지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여기에 엉덩이를 전방으로 빼면 의자가 제대로 척추를 받쳐주지 못해 특정 부위에 부담이 쏠릴 수밖에 없다.

질병관리청의 2021년 국민건강통계에 따르면 우리나라 성인이 하루에 앉아 보내는 시간은 평균 8.9시간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여기에 운전 습관까지 나쁘다면 각종 척추 질환이 발생할 위험이 커진다. 대표적인 질환으로 허리 디스크(요추추간판탈출증)를 꼽을 수 있다.

특히 베테랑 운전자들인 40~50대 중년층은 본격적인 척추 관절의 노화가 나타나는 연령대인 만큼 더욱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만일 주기적으로 허리에 통증 및 뻐근함이 이어지고 운전 이후 증상이 더 심해진다면 조속히 전문의를 찾아 진료받는 것이 좋다.

한의학에서는 추나요법, 침·약침 치료, 한약 처방 등 한방 통합 치료로 허리 디스크의 근본적인 원인을 치료한다. 먼저 한의사가 직접 틀어진 뼈, 근육, 인대를 밀고 당기는 추나요법으로 척추 배열을 바로 잡는다. 이어 신수, 협척 등 경혈에 침을 놓아 경직된 근육과 인대를 이완하고 한약재 유효 성분을 정제한 약침 치료로 염증을 빠르게 해소해 통증을 완화시킨다. 여기에 손상된 뼈와 근육에 영양을 공급해 회복을 촉진하는 한약 처방도 병행한다.

허리 디스크에 대한 한방 통합 치료 효과는 자생한방병원 척추관절연구소가 SCI(E)급 국제 학술지 ‘통합의학연구(Integrative Medicine Research)’에 게재한 연구를 통해 확인된 바 있다. 연구팀은 한방 통합 치료를 받은 허리 디스크 환자를 10년간 장기 추적해 통증 변화를 살폈다. 시각통증척도(VAS)를 통해 환자의 허리 통증 정도를 측정한 결과, 치료 전 중증 수준인 4.39에서 치료 6개월 후 통증이 거의 없는 수준인 1.07로 감소했으며 10년 후에도 거의 동일한 상태를 유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VAS는 환자가 직접 현재 통증 상태를 기입하는 측정 도구로서 값이 클수록 통증이 심함을 의미한다.

‘초심을 잃지 말자’라는 말이 있듯 아무리 운전에 익숙하다고 해도 자세만은 첫 도로 주행을 나설 때처럼 두 손으로 핸들을 잡고 허리를 꼿꼿하게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올바른 운전 자세는 핸들과 페달 조작이 편리해 위급 상황 시 빠른 대처가 가능하고 교통사고가 발생하더라도 신체에 가해지는 충격도 줄일 수 있다는 이점도 있다. 자세부터가 건강하고 안전한 운전의 첫걸음이라는 사실을 잊지 말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