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을 하는 사람 중에는 끝까지 못 하고 회사에 취직하는 사람이 많아요. ‘실력만 있으면 음악인도 돈 벌 수 있게 해주면 어떨까’ 하는 생각에 창작곡(미발매 음원)을 거래할 회사를 차리게 됐습니다.” 예술 기업 써밋플레이를 이끄는 오태현 대표는 대학에서 성악을 전공한 뒤 창업에 뛰어든 이유를 이렇게 설명했다. 그러면서 “음원을 발매해도 한국음악저작권협회부터 음원 유통사 등 수익을 떼 가는 곳이 너무 많아 창작자가 돈을 벌긴 어렵다”고 했다. 그가 블루오션인 미발매 음원에 주목한 이유다. 써밋플레이는 발매되지 않은 음원을 사서 이를 필요로 하는 사람이나 기업에 파는 플랫폼이다. 곡을 통째로 넘기는(양도) 개념이다. 현재까지 200곡을 매입해 30곡을 팔았다. 플랫폼 안에서 창작자와 구매 희망자가 직접 거래(자율 경매 방식)하기도 하는데, 이렇게 성사된 것은 220곡으로 더 많다. 회사는 음원을 파는 것뿐 아니라 이를 직접 발매해 곡의 가치를 끌어올리고 스트리밍(실시간 재생) 수익을 올리기도 한다. 써밋플레이는 독특한 비즈니스 모델과 예술 산업에 기여한다는 이유로 문화체육관광부 산하 예술경영지원센터가 주관하고 투썬캠퍼스가 운영하는 ‘2023 예술 분야 초기 창업 지원 사업’에 선정되기도 했다. 오 대표는 “아직 발매되지 않은 곡이기 때문에 어떤 가능성이 있는지 아무도 모르는 음원을 타깃으로 한다”며 “작곡가 이력이나 인지도를 보고 향후 가치를 생각해 구매하거나 자신만의 곡을 배경음악(BGM)으로 활용하고 싶어 하는 유튜버도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 2021년 ‘록 음악 마니아’로 알려진 이국종 아주대 교수 등과 직장인 밴드를 만들고 미발매 음원 ‘모든 것이 달라질’ ‘날개를 달아’ 등의 곡으로 공연하기도 했다. 이 교수가 기타 연주를 맡고, 오 대표는 노래를 불렀다. 그는 “작곡·작사가 다 돼 있는 음원을 사면, 모임에서 불러보고 행사도 할 수 있다”고 했다. 써밋플레이가 무명 작곡가에게 20만원에 구매한 ‘론리(lonely)’라는 곡은 최근 글로벌 게임사에서 관심을 보이기도 했다. 오 대표는 “미발매 음원의 가치를 가늠해 볼 수 있는 예상 수익 추정 알고리즘을 11월에 완성할 예정”이라며 “이를 통해 예상 수익이 매매가보다 높은 경우 적극적으로 매입하려고 준비 중”이라고 말했다.
써밋플레이는 올 연말까지 10억원 규모의 프리 시리즈A 투자 유치를 계획하고 있다. 현재까지 누적 투자금은 3억7000만원이다.
써밋플레이는 애플리케이션(앱)으로만 서비스하던 플랫폼을 웹으로 이전하고 있다. 10월 웹 서비스가 본격화하면 글로벌 시장도 동시에 공략한다는 포부다. 또 장기적으로는 뮤직카우처럼 미발매 음원을 쪼개서 거래하는 조각 투자 플랫폼으로 거듭난다는 계획이다. 오 대표는 “오래된 명곡으로 수익을 올릴 수 있는 음원을 거래하는 뮤직카우와 비교한다면 리스크(위험 요인)가 크겠지만, 선제적으로 저렴하게 미발매 음원에 투자해 더 큰 수익을 낼 수 있다는 점에서는 시장 경쟁력이 충분히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회사명 써밋플레이
본사 서울시 금천구
사업 미발매 음원 플랫폼
창업자 오태현
설립연도 2021년
누적 투자유치액 3억7000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