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셔터스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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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모임에서 타 회사 임원이 내게 묻는다. 매우 솔직하고 적극적인 사람으로 느껴졌다. “내가 산하 팀장이 아닌 팀원들과도 가끔 일대일(미팅)을 한다. 그때 나는 팀장들에 대한 솔직한 피드백을 듣고 싶다. 이에 나는 ‘당신 팀장의 문제는 무엇인가’라고 직설적으로 묻고 싶다. 이렇게 하는 게 좋을까.”

신수정 KT 부사장 겸
엔터프라이즈 부문장
서울대 공학박사, 현 한국메타버스산업협회장, 
전 SK인포섹 대표이사
신수정 KT 부사장 겸 엔터프라이즈 부문장
서울대 공학박사, 현 한국메타버스산업협회장, 전 SK인포섹 대표이사

미국의 유명한 자기 계발 구루인 토니 로빈스(Tony Robbins)는 이런 말을 한다. “나쁜 질문을 하면 나쁜 답을 얻고 나쁜 삶을 살게 된다.”

예를 들어 그는 자신에게 이런 식으로 질문하지 말라고 했다. “난 왜 뚱뚱하지.” 그러면 어떤 답변을 하게 될까. “난 의지력이 없어. 난 절제력이 없어. 난⋯”, 이런 식으로 자신을 비하하는 답을 하게 된다. 그러면 결국 자신과 자신의 삶을 나쁜 경로로 몰아가게 된다.

그러면 어떻게 질문하는 게 좋을까. “왜 나는 뚱뚱하지”가 아니라 “나는 어떻게 최상의 건강을 유지할까”, 이런 식으로 질문하는 것이다. 그러면 미래지향적이고 긍정적인 답을 하게 된다. 나쁜 질문은 대개 과거를 캐묻고 책임과 정죄감을 만든다. 좋은 질문은 미래를 보게 하고 아이디어를 내게 한다. 이에 나는 답했다. “질문을 바꿔봐라. ‘너희 팀장은 뭐가 문제니’보다는 ‘팀장이 훌륭한 리더로 성장하려면 뭐가 필요할까. 내가 뭘 도와주면 좋을까’로.” 그녀는 “아 그렇군!”이라고 말하며 돌아갔다. 그런데 때로 조직의 약점과 부정적인 부분도 드러낼 필요가 있다. 그러면 어떤 질문을 하면 이러한 부분을 건강하게 드러낼 수 있을까.

한 컨설턴트가 회사의 약점과 대응 방안을 직원들과 찾아보라는 경영층의 요구를 받았다. 이에 그 회사 직원들을 모아놓고 워크숍을 했다. 이런 질문을 했다. “당신 회사의 약점은 무엇인가.” 그러자 직원들은 피상적이고 형식적인 답변만 했다. 회사에 대한 불평만 늘어놓았다. 이런 워크숍이 한두 번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아이디어는 진부했고 활기가 없었다. 

이에 컨설턴트는 고민을 하다가 질문을 바꾸어 보았다. “당신이 경쟁사의 최고경영자(CEO)나 임원으로 갔다고 해보자. 당신이 이 회사를 무너뜨릴수 있는 방법은 무엇일까.” 그러자 갑자기 분위기가 바뀌었고 조별 토론은 활기로 가득 찼다. 토의가 숙제가 아닌 게임처럼 느껴졌기 때문이다. 멤버들은 각각 회사가 무너질 수 있을 만한 가장 위험한 부분, 약한 부분들을 고민하고 드러내기 시작했다. 이후 컨설턴트는 그 방법들을 가지고 우선순위를 세우도록 했다. 어떤 부분이 제일 위험할지 도출하도록 했다. 이후 다시 질문했다. “이것을 방어하고 대응할 방법은 무엇일까. 이러한 위협에 스스로 대응하려면 지금 무엇이 필요할까.”

그 워크숍은 지금까지 그 어떤 워크숍보다도 활발하고 풍성한 아이디어가 나왔다. 경영층도 결과를 보고 놀랐다고 한다. 그 컨설턴트는 이후 그 질문을 기반으로 책을 내서 유명해졌다. ‘어떤 질문을 하는가’가 중요하다. 당신은 당신에게 또는 타인에게 어떤 질문을 하고 있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