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디터 오광진
에디터 오광진

“자전거 안장을 내릴 수 있도록 도와줘.” 9월 25일(이하 현지시각) 오픈AI가 생성 AI

(Generative AI)인 챗GPT에 듣고 보고 말할 수 있는 기능을 추가한다고 발표하면서 공개한 동영상의 첫 장면에 나오는 말입니다. 자전거 수리 전문가가 어떻게 안장 높이를 조절할지를 옆에서 알려주는 것 같은 대화가 이어집니다. 생성 AI로 무장한 AI 챗봇이 점원보다 더 빠르게 원하는 요리에 들어갈 식재료의 위치를 매장의 안내도까지 보여주면서 알려주는 친절한 서비스가 보편화될 날도 멀지 않았습니다.

이번 커버 스토리 ‘갈림길 선 무인 매장’은 코로나19 팬데믹(pandemic·감염병 대유행) 이후 빨라진 AI 기술 고도화와 인건비 상승 부담으로 부각되는 무인 매장의 현재와 미래를 조명했습니다. 아마존의 세계 첫 완전 무인 매장 ‘아마존 고’가 등장한 게 2016년으로 중국에 신유통을 내세운 무인 매장 열풍이 분 시점과 비슷합니다. 하지만 높은 비용과 개인 정보 침해 우려 등으로 주춤했던 무인 매장 확장세가 2020년 팬데믹 이후 다시 힘을 받고 있습니다. 

완전 자동 결제 무인 매장보다는 고객이 셀프로 결제하는 시스템을 갖춰 인건비 부담을 최소화한 하이브리드형 무인 매장이 대형 유통 업체와 소자본 창업 점포로 부각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휴먼 터치(인간의 온기와 따스한 감성을 전달하는 사람 중심의 기술 또는 마케팅)가 없는 무인 매장은 점원의 따뜻한 미소와 친절한 설명이 요구되는 상품을 파는 매장에는 적합지 않다는 게 김경원 세종대 경영경제대 학장의 지적입니다. 

그럼에도 AI의 고도화는 무표정한 점원보다 뛰어난 감성을 보유한 무인 매장의 AI 점원을 등장시킬 수 있습니다. 음성과 이미지 기능이 추가되는 새 챗GPT가 공개된 지 이틀 뒤인 9월 27일 메타가 발표한 AI 챗봇 메타 AI는 뛰어난 지성과 예리한 재치, 날카로운 풍자를 잘하는 성격을 갖고 있다고 외신들이 전합니다. 소비자의 체험은 많고(多), 빠르고(快), 좋고(好), 싼 것(省)으로 요약될 수 있습니다. ‘싼 것’과 ‘(상품 수) 많은 것’을 희생하고 ‘빠른 것’을 챙긴 편의점처럼 전통 유통업은 1~2개 체험을 희생시켜야 했습니다. 인간을 닮아가는 AI 고도화가 4대 체험을 모두 이루는 유통 현장의 멋진 한 수가 될지 주목됩니다.

READER'S LETTER

애덤 스미스가 본 정부의 역할

애덤 스미스는 자유 시장의 아버지로 잘 알려진 만큼, 정부의 시장 개입을 부정적으로만 볼 줄 알았다. 하지만 지난 호를 통해 애덤 스미스가 시장에서 독점 등을 방지하는 정부의 보완적 역할을 인정했음을 알게 됐다. 그런 점에서 기후 위기에 대응할 수소에너지 등 친환경 기술 개발에 보조금을 주는 등 정부의 역할이 중요하다는 점을 깨닫게 됐다. 

-이시연 회사원

READER'S LETTER

보호무역주의의 끝은

지난 호는 애덤 스미스가 글로벌 보호무역주의 확산에 대해 어떤 견해를 가졌을지 짐작해 보는 것이었지만, 그 자체로 흥미로웠다. 보호무역주의를 바라보는 세계 석학들의 시각이 제각기 다르다는 것은 그만큼 글로벌 경제가 혼란스럽다는 것을 보여주는 듯했다. 이런 상황에서 한국은 어떤 대책을 세워야 할지, 정부가 깊게 고민하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

-정수광 회사원

READER'S LETTER

자유와 정의가 지배한 시장경제

애덤 스미스 탄생 300주년의 의미를 생각한 기회였다. 애덤 스미스의 보이지 않는 손이 타인에 대한 공감 능력에 기초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타인의 재산과 권리 침해가 없는 것을 정의로 규정했다는 점이 눈에 띄었다. 지속 가능 경영, 투명한 기업 지배구조 등이 현대 자본주의에서 보이지 않는 손을 작동하는 원리가 될 수 있다는 주장이 신선했다. 

-이민의 대학원생

오광진 편집장
이코노미조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