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현 아주대병원 비만클리닉 소장, 현 대한골다공증 학회 부회장
서양에서는 혈중 콜레스테롤 수치가 높아질 때 담즙으로 콜레스테롤의 분비도 많아져서 생기는 흰색의 콜레스테롤 담석이 많이 발생한다. 반면, 우리나라에서는 간디스토마나 세균 때문에 생기는 갈색 담석, 간경변증이나 용혈 황달, 대장 절제술 후 생기는 흑색 담석 등 색소성 담석이 많았으나 최근에는 식생활이 서구화되고 비만 환자가 증가하면서 콜레스테롤 담석이 더 많아졌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를 보면 2010년 10만9669명이었던 국내 담석증 환자는 2021년 24만179명으로 11년 동안 두 배 이상 증가했다. 담석은 여성, 노인, 비만한 사람, 전형적인 서양 식단 위주로 식사를 하는 사람, 기생충이 있는 사람, 담석 가족력이 있는 사람 등에게 더 잘 생긴다. 재미있는 것은 하루 1000㎉ 이하의 극단적인 식사 요법이나 체중 감소 수술의 결과로 체중이 지나치게 빠르게 빠질 때도 잘 생긴다.
담석의 가장 흔한 증상은 무증상이다. 미국 성인의 10%는 담석이 있다. 우리나라 건강검진자를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도 검진자의 4%가 담석을 가지고 있으나 80%는 증상이 나타나지 않았다. 증상이 없는 담석은 진행성 질환이 동반된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치료하지 않고 관찰하는 것이 원칙이다. 증상이 있는 담석 특히, 급성 담낭염이나 췌장염 등으로 한 번 심한 통증이 발생했다면 이는 재발할 확률이 높다. 합병증도 발생할 가능성이 크므로 이 경우 담낭을 제거한다. 일부 환자는 소화불량, 상복부 팽만감 등을 호소하기도 하지만 수술한 환자의 20%는 증상이 없어지지 않는 만큼, 꼭 수술할 필요는 없다.
다음과 같은 경우는 증상이 곧 생길 가능성이 커 수술을 고려해 볼 수 있다. 경구 담낭조영술에서 담낭이 안 보인다면 담낭관이 막혔으므로 곧 담낭염을 겪을 수 있다. 또 직경 3㎝ 이상 거대한 크기 담석이나 담석의 크기가 빠르게 커지는 경우, 석회화된 또는 도자기 모양의 딱딱한 껍질의 담낭이 생긴 경우는 담낭암의 위험이 있으므로 제거해야 한다. 만약 담석이 5㎜ 미만으로 세 개 이내라면 콜레스테롤 담석을 의심할 수 있다. 담낭의 기능이 정상이라면, 경구 담즙산 용해제를 이용해 담석을 녹여 볼 수 있다.
예방을 위해서는 먼저 콜레스테롤이나 포화지방산이 많은 기름진 음식은 피해야 한다. 규칙적인 운동은 좋은 콜레스테롤 생산을 증가시키고, 담즙 배출을 원활하게 한다. 비만한 사람은 체중을 감량하는 게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