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이른바 쌍순환(雙循環) 경제를 통해 내수 시장의 성장을 강조하면서 중국 소비자를 대상으로 하는 내수 시장의 운행과 관련한 법규에 대한 관심도 높아져 가고 있다. 특히 중국은 예로부터 ‘민이식위천(民以食為天)’이라 하여 ‘백성은 먹는 것을 하늘로 삼는다’고 했는데 국민의 생활수준이 향상됨에 따라 먹거리의 안전에 대한 관심도 나날이 높아져 가고 있다.
이런 먹거리 안전에 관한 법규 중에서 가장 핵심적인 것이 식품 리콜에 관한 규정이다. 식품 리콜이란 식품 생산 관련자가 규정과 절차에 따라 그 생산과정에서 발생한 불안전 식품을 교환, 환불, 보충 또는 소비 방법에 관한 설명을 수정하는 방식으로 식품 안전에 관한 위해를 제거 또는 감소시키는 활동을 말한다. 식품 리콜의 대상이 되는 불안전 식품이란 문제가 발생한 하나의 특정 제품을 지칭하는 것이 아니고 ‘동일한 기회’에 생산한 식품 전부를 말한다. 여기서 동일한 기회에 생산한 식품이라 하면 동일한 재료를 투입한 동일한 생산 라인을 통해 생산한 식품을 모두 포함한다. 이는 식품 리콜의 보호 대상이 불특정 소비자의 이익이기 때문이다. 중국의 식품 리콜은 식품의 생산자가 가장 주요한 주체가 되고 판매자 및 수입 식품의 경우에는 수입상도 리콜 의무의 중요한 주체가 된다. 식품 리콜의 방식에는 ‘자발적 리콜(主動召回)’과 ‘리콜 명령(責令召回)’ 두 가지가 있다.
중국 식품안전법 제63조는 국가가 식품 리콜 제도를 구축할 의무를 규정하고 있다. 또한 식품 생산자가 자신이 생산한 제품이 식품 안전 기준에 부합하지 않거나 인체의 건강을 해칠 가능성이 있다는 증거가 있는 경우에는 생산을 중단하고 시장에 이미 판매한 식품은 리콜해야 하며 관련 생산자와 소비자에게 통지하고 리콜과 통지 상황을 기록해야 한다.
식품 생산자는 리콜한 식품에 대해서 무해화 처리, 소각 등의 조치를 해서 다시 시장에 유입되는 일이 없도록 해야 한다. 라벨, 표지 또는 설명서가 식품 안전 기준에 부합하지 않아 리콜한 식품에 대해서는 식품 생산자가 보완 조치를 하거나 식품 안전을 보증하면 계속해서 판매할 수 있다. 단, 소비자에게 어떤 보완 조치를 했는지 명확하게 알려 주어야 한다.
우리는 중국 내수 시장을 ‘공략’해야 한다고 말한다. 그러나 중국 내수 시장은 공격하여 정복하는 곳이 아니다. 중국 소비자를 공부하고 존중하며 그들이 필요로 하고, 우리가 잘하는 것을 소개하는 장으로 생각해야 한다. 굳이 ‘K푸드’라는 별명을 붙이지 않아도 중국의 식품 시장에서 한국의 먹거리는 높은 품질과 안전성, 중국 소비자의 높아진 건강 의식과 소득수준, 중국 시장의 크기를 발판 삼아 점점 더 그 위상이 높아져 가고 있다. 이미 적지 않은 우리의 먹거리 기업들이 중국에서 큰 성공을 거두고 있고 중국 식품 시장에 도전장을 내민 한국의 스타트업들도 조금씩 그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최근의 한중 관계에 대해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다. 그런데 이번에 개최된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 시상대에 나란히 올라선 한국, 중국 선수들이 서로를 격려하며 부둥켜안고, 중국 관중들이 한국 선수들의 몸짓 하나하나에 뜨겁게 열광하는 모습들을 보면 ‘혐중증’이라는 말을 입에 담기가 머쓱해진다. 치열한 중국의 먹거리 경쟁 시장에서 식품 리콜 제도는 금메달을 획득한 선수의 승자의 미덕으로 선제적으로 활용할 수 있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