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시 시리다르 마이크로소프트 
포 스타트업 글로벌 소매 부문 리더
인도 정부 폴리텍 전기공학, 현 조지메이슨대 
리테일 혁신 센터 자문위원, 현 워싱턴대 경영대학원 포스터 스쿨 전문 자문위원 사진 시시 시리다르
시시 시리다르 마이크로소프트 포 스타트업 글로벌 소매 부문 리더
인도 정부 폴리텍 전기공학, 현 조지메이슨대 리테일 혁신 센터 자문위원, 현 워싱턴대 경영대학원 포스터 스쿨 전문 자문위원 사진 시시 시리다르

“소매 업체는 무인 매장 모니터링 기술을 통해 과거와는 전혀 다른 방식으로 고객의 행동 방식 데이터를 얻을 수 있다.”

글로벌 정보기술(IT) 기업 마이크로소프트(MS)가 주관하는 스타트업 지원 프로그램 마이크로소프트 포 스타트업(Microsoft for Startups)의 시시 시리다르(Shish Shridhar) 글로벌 소매 부문 리더는 최근 서면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이를 통해 소매 업체는 고객에게 개인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고, 결과적으로 수익성을 높일 수 있다는 설명이다.

시리다르 리더는 팬데믹(pandemic·감염병 대유행)에 따른 비대면 쇼핑의 필요성과 구인난이 무인 매장 수요를 촉진했고, 이에 따라 관련 기술 개발이 가속했다고 분석했다. 그는 “이런 혁신은 쇼핑 경험을 향상하는 무인 매장의 진화를 가능케 하고 있다”며 “소매업자는 업태, 인구 통계 등을 고려해 적합한 (무인 매장) 기술을 선택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사진 셔터스톡
사진 셔터스톡

최근 무인 매장의 성장세는 어떤가. 무인 매장 수요에 영향을 준 요인은.
“무인 매장은 오래전부터 있어 왔지만, 최근 몇 년 사이 급증했다. 팬데믹은 무인 매장 도입을 가속화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다. 이 밖에도 무인 매장 확산 요인은 다양하다. 특히 노동력 부족과 비용이 주요 이슈인 지역에서 무인 매장이 늘고 있다. 인건비는 소매 업체의 운영 비용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또 표준 근무 시간 이후나 휴일에도 매장을 운영해야 하는 필요성도 무인 매장 도입을 가속화하고 있다. 이 밖에 범죄율이 높은 지역에서 매장을 운영하는 경우 도난 방지에 특화한 무인 매장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

팬데믹은 무인 매장 산업에 어떤 영향을 미쳤나.
“앞서 말했듯, 무인 매장은 이전에도 있었지만, 사실 대부분 소매 업체들이 (무인 매장을) 장기 로드맵의 일부로 생각했다. 기술이 아직 초기 단계에 있고, 비용도 많이 들어 실현 가능성이 작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팬데믹으로 비대면 쇼핑의 필요성, 노동력 부족 등 문제가 발생했다. 이에 소매 업체들은 (무인 매장) 기술을 실험할 수밖에 없었고, 기술 업체들은 관련 솔루션 개발에 박차를 가했다. 이는 곧 혁신과 비용 절감을 가속화했고, 많은 소매 업체가 애초 계획보다 훨씬 앞서 이런 기술을 활용할 수 있게 됐다.”

무인 매장 기술은 어떤 것들이 있나.
“무인 매장 도입이 급증하면서 이 분야의 혁신도 빨라지고 있다. 무인 매장에는 전반적으로 인공지능(AI), 사물인터넷(IoT), 컴퓨터 비전, 무선 주파수 식별 장치(RFID) 등 기술이 활용된다. 구체적으로는 고객이 모바일과 애플리케이션(앱)으로 제품을 스캔하고 결제하는 스캔 앤드 고(Scan and Go), 매장 전체에 카메라와 센서를 설치해 고객이 선반에서 제품을 집어 들고 나가면 자동 결제되는 그랩 앤드 고(Grab and Go), 센서와 결제 시스템이 내장된 스마트 카트 등이 있다. 이 기술들은 매장 규모, 형태별로 다양하게 적용된다. 예를 들어 그랩 앤드 고는 고객에게는 최고의 편의성을 제공하지만, 기술 설치가 복잡하고 비용이 많이 들기 때문에 대형 식료품점에는 적합하지 않다. 이에 대형 식료품점에는 스마트 카트가 가장 적합한 옵션으로 부상했다. 이런 혁신은 쇼핑 경험을 향상하는 무인 매장의 진화를 가능케 하고 있다.”

최근 무인 매장을 포함한 리테일 테크의 가장 큰 트렌드는.
“‘개인화(personalization)’가 가장 큰 트렌드인 것 같다. 최근 AI, 나아가 생성 AI(Generative AI)의 발전으로 소매업자들은 고객과 소통 방식을 초개인화할 수 있게 됐다. 각 고객의 니즈나 수준에 맞춰 제품을 설명할 수 있고, 개인화한 커뮤니케이션과 프로모션 제공도 가능하다. 이런 기술을 소매 플랫폼과 결합하면 소매업자는 훨씬 더 높은 데이터 수익화를 실현할 수 있다.”

무인 매장의 확산 추세도 그런 트렌드가 반영된 건가.
“그렇다. 무인 매장의 가장 큰 장점은 편리하고 원활한 쇼핑이 가능하다는 점이다. 이는 고객의 충성도 유지로 이어질 수 있다. 그러나 소매 업체가 무인 매장을 통해 얻을 수 있는 더 큰 이점은 모니터링 기술을 통해 과거와는 전혀 다른 방식으로 고객의 행동 방식 데이터를 얻을 수 있다는 것이다. 이를 통해 소매 업체는 데이터를 더 효과적으로 개인화, 수익화에 활용할 수 있다. 실제로 인건비가 낮고 노동력이 풍부한 지역에서도 무인 매장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데, 이런 경우 세분된 고객 행동 데이터를 얻을 수 있다는 점이 유인이 되고 있다.”

하지만 무인 매장이 보편화하기에는 아직 수익성, 소비자 접근성(심리적·물리적) 등의 측면에서 장애물이 많은 것 같다.
“아직은 대규모 매장에 무인 매장 기술을 적용하기에는 비용 부담이 클 수 있다. 결국 관련 기술을 더 쉽고 저렴하게 사용할 수 있는 혁신이 먼저 일어나야 한다. 고객 관점에서는 무인 매장에서 쇼핑할 때 신분증과 신용카드가 필요하다는 점이나 매장에 설치된 많은 카메라 등이 불신의 이유가 됐다. 무인 매장이라는 개념이 어떤 사람에게는 익숙하지 않을 수 있다. 소매 업체들은 고객이 느끼는 기술에 대한 두려움을 완화하고 신뢰를 얻을 방법을 찾아야 한다. 이외에 무인 매장 기술과 관련한 사이버 보안 문제나 매장 도난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사이버 보안 문제를 방지하기 위해서는 정기적인 테스트를 통한 점검이 필요하다. 도난 문제의 경우 최근 관련 방지 기술이 빠르게 발전하고 있다.”

무인 매장 확산이 인간의 일자리를 위협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는데.
“일반적으로 새로운 기술은 업무 수행 방식을 변화시키고 새로운 기회를 창출한다. 농업 중심 노동에서 공업 중심 노동으로 변화한 것이 좋은 예다. 무인 매장의 경우 사람들이 일하기를 꺼리는 지역이나 휴일, 정규 영업시간 외 매장 운영이 필요할 때 적극 활용되고 있다. 이런 변화는 끊임없이 일어나고 있기 때문에 기업은 근로자가 기술을 제대로 활용할 수 있도록 재교육 기회를 제공해야 한다. 또 기존 근로자에 대한 명확한 재배치 계획을 수립하는 것도 매우 중요하다.”

무인 매장이 리테일의 미래가 될 것이라는 전망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나.
“무인 매장이 모든 소매점을 대체할 수는 없다고 생각한다. 무인 매장은 노동 환경이 열악하고 위험한 지역에 설치될 것이다. 대신 일부 매장은 정규 영업시간 외나 휴일에 무인으로 운영되는 하이브리드 형태가 될 것으로 전망한다. 다만, 인간적 관계나 체험이 필수인 특정 분야는 더욱 노동 집약적으로 운영될 것이다.”

무인 매장 도입을 고민 중인 소매 업체에 조언한다면.
“소매업자는 기존 매장 업태, 인구 통계 등을 고려해 적합한 (무인 매장) 기술을 선택해야 한다. 이 기술은 획일적인 기술이 아니기 때문에 매장 특성에 따라 다른 기술을 활용할 수 있다. 또한 무인 매장 위치를 선택할 때는 해당 지역의 인구 통계를 고려하는 것도 중요하다. 이 밖에 완전 무인화로 바로 전환하는 것보다 무인 옵션과 계산원을 모두 갖춘 하이브리드 형식으로 출발하면, 고객이 기술에 적응하는 데 도움이 돼 잠재적 고객 이탈을 줄일 수 있을 것이다.”

이선목 기자
이코노미조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