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철홍 옵티코 대표
세인트루이스 워싱턴대 바이오의공학 박사, 
현 포스텍 IT융합공학 교수, 전 뉴욕주립대
버펄로 캠퍼스 바이오의공학 교수, 
전 스탠퍼드대 메이요클리닉 교수 사진 채승우 객원기자
김철홍 옵티코 대표
세인트루이스 워싱턴대 바이오의공학 박사, 현 포스텍 IT융합공학 교수, 전 뉴욕주립대 버펄로 캠퍼스 바이오의공학 교수, 전 스탠퍼드대 메이요클리닉 교수 사진 채승우 객원기자

대한당뇨병학회에 따르면 국내 당뇨병 환자는 600만 명에 달한다. 국내 총인구인 약 5200만 명의 11.5%에 달하는 수치다. 여기에 당뇨병 고위험군으로 분류되는 1580만 명을 더하면 그 비중은 41.9%로 늘어난다. 환자 수가 늘어나는 질병은 당뇨병만이 아니다. 고령화와 서구화된 식습관으로 고혈압, 비만 같은 대사질환 환자도 빠르게 늘고 있다. 대사질환 환자들은 혈관에 지방이 축적되면서 말초혈관의 혈액 순환 장애를 겪는다. 특히 당뇨병은 말초혈관 질환의 가장 큰 원인으로 꼽힌다. 40세 이상의 당뇨병 환자 중 20% 이상이 말초혈관 질환에 시달리고 있다.

말초혈관은 신체 곳곳으로 혈액을 공급하는 길로, 굵기는 머리카락의 10분의 1 수준인 10㎛에 불과하다. 적혈구 세포 하나가 겨우 지나갈 수 있어 지방이나 당분이 쌓여 혈관이 막히면 혈액 공급이 급격히 감소한다. 초기에는 쉽게 피로해지거나 근육이 당기는 느낌을 받는 정도지만, 심한 경우에는 조직이 괴사해 손상 부위를 절단해야 하는 경우도 있다. 말초혈관 질환 관리에 조기 진단이 중요한 이유다. 

2018년 포스텍(포항공대) 실험실에서 창업한 기업 옵티코는 전 세계에서 유일하게 말초혈관 질환 진단용 광초음파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레이저를 사용해 빛이 신체 장기에 부딪힐 때 발생하는 초음파를 이용해 진단 영상의 해상도를 높이는 방식이다. 이 기술을 상용화한다면 쉽게 말초혈관 질환을 진단하고 관리할 수 있게 된다. 포스텍 교수이자 옵티코를 창업한 김철홍 대표는 “마치 번개가 친 뒤에 천둥이 이어지듯 빛은 물질에 부딪히면서 음파를 만든다”며 “이를 초음파장비에 활용했다”고 설명했다. 

기존의 초음파 장비로는 말초혈관 질환을 진단할 수 없다. 상대적으로 해상도가 떨어지는 초음파로는 모세혈관을 보는 것조차 어렵다. 현재는 말초혈관 질환을 진단하려면 자기공명영상(MRI)이나 컴퓨터단층촬영(CT)을 활용해야 한다. 그러나 비용이 많이 들고 조영제 사용으로 인한 부작용 우려가 있다. 이를 제외하면 손으로 신체 부위를 만지는 촉진과 환자가 상태를 직접 체크하는 문진이 전부다. 

옵티코는 광초음파 기술을 앞세워 말초혈관 질환 진단 시장을 겨냥하고 있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아이마크(IMARC)에 따르면 전 세계 말초혈관 질환 시장은 지난해 44억달러(약 5조9488억원)에 달했다. 전 세계적으로 고령화 속도가 빨라지면서 시장 규모가 2028년까지 63억달러(약 8조5176억원)로 약 43% 성장할 전망이다. 최근 경북 포항 포스텍에서 김 대표를 만났다. 다음은 일문일답.

김철홍 옵티코 대표가 광초음파 말초혈관 질환 진단장치 ‘옵티코US’의 작동 영상을 체크하고 있다. 옵티코US는 빛이 소리로 바뀌는 현상을 이용해 혈관 영상을 고해상으로 얻는다. 이를 통해 기존 초음파 장치로는 볼 수 없는 말초혈관을 상세히 볼 수 있다. 
사진 채승우 객원기자
김철홍 옵티코 대표가 광초음파 말초혈관 질환 진단장치 ‘옵티코US’의 작동 영상을 체크하고 있다. 옵티코US는 빛이 소리로 바뀌는 현상을 이용해 혈관 영상을 고해상으로 얻는다. 이를 통해 기존 초음파 장치로는 볼 수 없는 말초혈관을 상세히 볼 수 있다. 사진 채승우 객원기자

옵티코의 광초음파 기술은 무엇인가.
“빛이 음파로 바뀌는 원리를 이용해 기존 초음파 장비보다 더 정밀한 질병 진단을 가능케 하는 기술이다. 약한 레이저를 신체에 쏘면 몸속에서 초음파가 발생한다. 이를 광초음파라고 한다. 빛을 이용하기 때문에 혈관 질환 진단에 특히 유용하다. 가령 빨간색에 민감한 레이저를 사용하면 동맥을, 검붉은색에 민감한 레이저를 쓰면 정맥을 정확히 구분할 수 있다. 그러나 아직 광초음파 장비를 의료용으로 상업화한 기업은 없다.”

상용화 사례가 없는 특별한 이유라도 있나.
“레이저와 초음파는 전혀 다른 분야의 기술이다. 이 둘을 결합해서 정밀한 진단이 가능해지려면 두 분야 모두에 전문성을 갖춰야 한다. 그러나 전 세계적으로도 그런 전문가는 손에 꼽을 정도다. 다행히 석사, 박사 과정에서 각각 레이저와 초음파를 전공했고 광초음파 기술이 진단 시장에서 경쟁력이 있을 것이라고 판단해 기술 개발에 도전하게 됐다.”

기존 장비로는 불가능하던 일이 가능해진다는 의미인가.
“초음파 장비로 한정했을 때 그렇다. 초음파는 저렴하고 간편한 진단 장비지만 상대적으로 해상도가 떨어져 말초혈관 질환 진단에는 사용할 수 없었다. 그런데 광초음파를 사용하면 말초혈관도 상세히 볼 수 있는 고해상 이미지를 얻을 수 있다. 기존에도 MRI, CT를 사용해 조기 진단이 가능했는데, 저렴하면서도 부작용이 없는 새로운 수단이 생기는 것이다.”

장비 개발은 어떻게 이뤄지고 있나.
“지난해 말에 처음 시제품이 나왔다. 개발을 시작한 지 5년 만이다. 사실 이렇게 오래 걸릴 일은 아니었는데 코로나19로 인한 반도체 대란 때문에 개발이 지연됐다. 아직 의료 기기로 허가받지 못해 비의료 분야인 비파괴 검사용으로 이미 판매도 이뤄졌다. 올해 목표는 20대 이상 만들어서 판매하는 것이다.”

본격적인 의료 기기 판매는 언제쯤으로 예상하나.
“이제 의료 기기 허가를 위한 임상시험을 준비하고 있다. 임상시험을 마치고 허가를 받으면 바로 판매를 시작할 예정이다. 다만 전 세계적으로도 광초음파의 상용화 사례가 없어 한국이 규제 기준을 처음 마련해야 한다는 어려움도 있다. 계획대로 진행된다면 2025년 품목허가가 이뤄질 것으로 기대한다.”

어떤 어려움이 있었나.
“초음파와 레이저 기기의 의료 기기 등급이 달라 규제에도 차이가 있다. 이 둘을 결합했을 때 어떤 기준을 적용할지가 관건이다. 어려움이 많았는데 현재는 범부처전주기의료 기기연구개발사업단의 도움을 받아 조만간 결과가 나올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기존에 없던 장비인 만큼 시장 진입도 쉽지 않을 것 같다.
“시장이 워낙 커 경쟁력이 있다고 본다. 말초혈관 질환은 선진국형 질병으로 분류된다. 미국과 유럽에서는 이미 족부클리닉이라는 전문 시스템이 갖춰져 있다. 현재 미국 시장에 진출한다면 점유율 0.1%만 차지해도 연 매출 200억~300억원을 기대할 수 있다. 신흥국 시장에서도 산업 규모가 커질 전망이다. 중국, 인도에서는 아직 말초혈관 질환 관련 인프라가 갖춰져 있지 않다. 이들 국가가 본격적인 관리를 시작하면 시장이 기하급수적으로 커질 것으로 기대한다.”

말초혈관 질환 이외 다른 질병에도 쓸 수 있나.
“혈관과 관련된 질환에는 경쟁력이 있을 것으로 보고 연구하고 있다. 특히 유방암, 갑상샘암 진단에 사용할 수 있을지 주목하고 있다. 서울성모병원과 협력해 연구자 임상시험도 진행 중이다. 이미 사전 연구에서 가능성도 확인됐다. 암 진단용 침습형 장비로도 기술 개발이 진행 중이다.”

광초음파 기술을 플랫폼으로 확장한다는 계획도 있다.
“광초음파 기술은 활용할 수 있는 분야가 무궁무진하다. 우리는 기술만 제공하고 사용 목적에 맞게 고객이 코딩으로 구현할 수 있게 할 예정이다. 여기에 인공지능(AI) 기술을 적용해 고품질의 영상을 얻을 수 있도록 하면 활용 범위는 더욱 넓어질 것으로 기대한다. 이 같은 방식의 범용 광초음파 장치를 차기 제품으로 준비하고 있다.”

Company Info

회사명 옵티코
본사 경북 포항
사업 의료 진단 장비
창업자 김철홍
설립 연도 2018년
누적 투자 유치액 60억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