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호 만드로 대표 
고려대 전자전기공학, 서울대 컴퓨터공학 박사, 
전 프랑스 국립 정보학 자동제어 연구소(INRIA) 박사후 연구원, 전 삼성전자 소프트웨어 R&D 센터 선임 연구원 사진 채승우 객원 기자
이상호 만드로 대표
고려대 전자전기공학, 서울대 컴퓨터공학 박사, 전 프랑스 국립 정보학 자동제어 연구소(INRIA) 박사후 연구원, 전 삼성전자 소프트웨어 R&D 센터 선임 연구원 사진 채승우 객원 기자

한국절단장애인협회에 따르면, 국내에서 사고로 손이나 팔을 잃고 장애를 겪는 사람은 14만 명이다. 그러나 실제 손처럼 작동하는 전자의수 보급률은 1%에 머물고 있다. 국내에서는 미관용 의수가 96%로 대부분을 차지한다. 특히 손가락이 일부 절단된 장애는 절단 장애 중 84%이지만 국내에서 손가락 움직임을 재현한 의수는 거의 없었다. 

의료 기기 스타트업 만드로는 전 세계적으로도 손에 꼽을 정도인 기술을 자체 개발해 손가락 움직임을 보다 자연스럽게 구현한 의수를 개발했다. 기존 손가락 의수 가격이 2000만~1억원으로 높아, 부담이 컸지만 가격을 20분의 1까지 낮췄다. 

부천에 있는 3D 프린팅 전자의수 개발 업체 ‘만드로’ 본사에서 만난 이상호 대표는 고성능 전동 의수 가격을 낮춘 비결로 ‘기술의 국산화’를 꼽았다. 손가락 관절처럼 움직일 10㎜ 크기의 초소형 모터를 비롯해 감속기와 컨트롤러의 구동 시스템을 직접 개발했다. 

이 대표는 “주로 의수에 사용하는 해외 회사의 모터는 하나에 30만~50만원인데 직접 개발한 모터를 사용해 단가를 낮췄다”며 “손가락 일부를 대체하는 부분성 절단 장애인용 제품은 수천만원에 달하지만, 만드로는 비용을 크게 낮출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의수 무게 역시 기존보다 3분의 2에서 절반까지 가벼워졌다. 몸에 직접 닿는 부분은 부드럽고 가벼운 재질로 만들고 뼈대는 금속과 비슷한 플라스틱을 사용했다. 손가락 하나를 대체하는 의수의 무게는 200g 정도다. 이 대표는 의수의 또 다른 특징으로 “직접 설계한 노하우를 바탕으로 수정해 3D 프린팅하면 맞춤 제작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만드로는 의수를 구성하는 각 요소를 ‘모듈화’했다. 레고 블록처럼 의수를 부분별로 나눠 조각조각 만든 뒤 조립하는 방식이다. 덕분에 악력이나 속도, 길이에 따라 설계를 수정하기 쉽다. 절단 장애의 대응 범위에 맞춰 손가락부터 어깨까지 의수를 만들 수도 있다. 성능 테스트 결과 만드로의 의수는 잡기 동작은 1초 만에 할 수 있고, 악력은 2㎏에 달한다. 원래 손가락 의수를 굽혔다 펴는 실험을 10만 회까지 하는 것이 목표였으나 30만 회로 초과 달성했다. 만드로는 현재 의수로 골프를 칠 수 있을 정도로 기술을 개선하는 것이 목표다. 다음은 일문일답.

1 이상호 만드로 대표가 손가락 의수로 물이 가득 찬 물병을 집어 올리는 모습을 시연하고 있다. 의수가 나머지 손가락의 움직임을 감지해 따라하기 때문에 별도의 스위치가 필요하지 않다. 2 만드로가 개발한 근전전동의수(전자의수). 사진 채승우 객원 기자
1 이상호 만드로 대표가 손가락 의수로 물이 가득 찬 물병을 집어 올리는 모습을 시연하고 있다. 의수가 나머지 손가락의 움직임을 감지해 따라하기 때문에 별도의 스위치가 필요하지 않다. 2 만드로가 개발한 근전전동의수(전자의수). 사진 채승우 객원 기자

의수 사업을 시작한 계기는.
“회사에 다니다 내가 좋아하는 일인 3D 프린팅을 하면 에너지를 잘 쓸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다 네이버의 한 3D 프린팅 커뮤니티에서 결정적인 계기를 만났다. 해당 커뮤니티에서 나와 동갑인데 양손을 잃은 사람의 사연을 보게 됐다. 이를 계기로 의수 제작이 필요한 사람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됐고, 2015년 1월에 재능 기부부터 시작했다. 그런데 뜻깊은 일을 하려면 잘 만들어야 하는데, 재능 기부로는 해외의 고성능 의수를 따라잡을 수 없어 사업화하게 됐다. 만드로는 무엇을 ‘만든다’는 뜻으로 붙인 이름이다.”

만드로에서 개발한 의수의 성능은.
“실제로 만난 사람 중 일부는 내구성에 대해 질문한다. 현재는 성능과 내구성, 신뢰성 등을 테스트하고 개선하는 단계다. 서정훈 한림대 한강성심병원 부원장과 함께 아래팔과 부분 손 절단 장애인 10명을 대상으로 사용성 평가도 진행하고 있다. 그런데 한편으로 전동 의수는 5년이고 10년이고 오래 쓸 것이 아니라 2~3년으로 교체 주기를 짧게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스마트폰처럼 자주 바꿔줘야 한다. 망가지거나 대체 주기가 다가오면 최신 기술로 만든 새 버전으로 바꾸는 것이 합리적이라고 본다. 만드로 의수는 가격이 저렴하기 때문에 이 방법이 가능할 것이라 생각한다.”

연구개발 과정 중에 고충은 없었나.
“고객들이 의수를 잘 사용할 때마다 보람을 느끼지만, 생각대로 개발했는데 잘 안되면 스트레스를 받는다. 사람마다 근육 위치도 다르고 착용했을 때 압박 정도도 다른 만큼 의수라는 것은 고객 한 사람을 만족시켜야지만 제품에 의미가 생기기 때문이다. 일종의 미용실처럼 고객이 만족할 때까지 노력해야 하는데, 그 과정이 만만치 않다. 국내 의수 시장은 규모가 작아 노하우를 주고받기 어렵다는 점도 있다. 그래도 범부처 전주기 의료 기기 연구개발 사업단에서 과제 평가와 연구 자문 형태로 제삼자의 시선에서 검토 의견을 줘 개선이 가능했다.”

국내외 전동 의수 시장은 어떤가.
“손 절단 장애인의 수가 그 나라의 시장 규모인데, 국내 시장은 크지 않은 편이다. 건강보험공단의 장애인 보장 기준 수가에 전자의수가 포함되면 더 활성화되지 않을까 싶다. 반면 해외 의수 시장은 국내 시장의 200배 규모다. 미국만 봐도 당뇨병 인구가 많아 그로 인한 후유증으로 절단 환자가 많고, 제조나 생산업 비중이 높은 베트남이나 중국, 동남아시아, 내전이 잦은 중동도 마찬가지다. 이전에 코이카의 지원을 받아 중동에 의수를 기증하고 2018년에는 중동 사무소를 만들기도 했지만, 의수는 대면으로 할 수밖에 없어 코로나19의 영향으로 폐업했다. 코로나19 여파가 사그라든 만큼 올해 말부터 여러 전시회에 나가고 범부처 전주기 의료 기기 연구개발 사업단을 통해 발표회 등으로 성과를 홍보해 다시 해외에 진출할 생각이다.”

앞으로의 계획은.
“단기적으로는 현재 개발 중인 것을 잘 완성해 시장에 내놓는 것이다. 국내 절단 장애인들이 전동 의수를 맘껏 쓸 수 있는 시장을 만드는 일이 잘되면 진짜 사람처럼 움직이는 로봇을 만들고 싶다. 최근엔 다섯 손가락을 자유자재로 움직이는 전자의수인 ‘마크(Mark) 7’을 개발했다. 이처럼 활용 분야를 넓혀 로봇 마네킹을 만들거나 택배, 배달용 로봇, 야간 근무를 서는 로봇 등을 사업화하고 싶다. 인체와 비슷한 휴머노이드 로봇 시장이 활성화하면 로봇과 비슷한 의수 시장도 자연스럽게 발전할 것이라 본다.”

Company Info

회사명 만드로
본사 경기도 부천시
창업자 이상호
설립 연도 2015년
사업 3D 프린팅 전자의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