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촌센트럴자이 신축 공사 현장. 후분양 아파트라는 점에서 상당수 건물이 완공됐거나 공사를 마무리하고 있었다. 사진 이미호 기자
고촌센트럴자이 신축 공사 현장. 후분양 아파트라는 점에서 상당수 건물이 완공됐거나 공사를 마무리하고 있었다. 사진 이미호 기자

“김포 국평(국민 평형·84㎡)이 8억원이라고?” 분양 시작 전부터 ‘고분양가 논란’으로 주목받은 김포 고촌센트럴자이를 10월 13일 직접 찾았다. 9호선 급행을 타고 김포공항역에 도착한 뒤, ‘지옥철’로 유명한 김포골드라인을 통해 고촌역에 내렸다. 역에서 마을버스를 타고 10분 남짓, 신곡교에 내리자 1297가구에 달하는 고촌센트럴자이가 모습을 드러냈다.

고촌센트럴자이는 지하 2층~지상 최고 16층 17개 동 규모로 아파트 전용 63~105㎡ 총 1297가구 및 근린생활시설 등으로 구성된다. 전용 면적별로는 63㎡ 79가구, 76㎡A 32가구, 76㎡B 117가구, 84㎡A 522가구, 84㎡B 386가구, 105㎡ 161가구 등이다. 후분양 아파트이어서 이미 상당수 건물이 완공됐거나 마무리 공사에 한창이었다. 해당 단지가 있는 곳은 경기도 김포시 고촌읍이다. 지역 주민 사이에선 ‘김포 구도심’으로 불리는 곳이다. 특히 2018년 이후 5년 만에 고촌읍에 새 아파트가 공급된다는 점에서 지역 주민의 관심을 받았다. 하지만 첫인상은 좋은 편이 아니었다. 고철 덩어리와 폐기물 등이 쌓인 나대지(裸垈地)가 단지 뒤쪽으로 넓게 펼쳐져 있어, 김포 한강 신도시와는 사뭇 대조적인 풍경이었다. 단지 바로 옆에는 4100여 가구가 넘는 캐슬앤파밀리에시티 1·2단지(2020년 입주)가 있었다. 맞은편에는 몇몇 상가 빌딩이 자리 잡고 있었다. 주변 단지 규모를 생각하면, 한눈에 보기에도 생활 인프라가 부족해 보였다. 인근 공인중개소 관계자는 “단지 앞 상가 건물 외에 필요한 것이 있으면 고촌역 주변 인프라를 활용한다”고 했다.

1 고촌센트럴자이 정문이 아닌 단지 오른쪽 출구를 이용해야 상가빌딩이 보인다. 사진은 태리로를 사이에 두고 있는 상가의 모습. 2 고촌센트럴자이 정문과 마주 보고 있는 대보천. 대보천은 수로 형태로, 천변 정비가 돼 있지 않았고 주변에 이렇다 할 시설도 없는 상태다. 사진 이미호 기자
1 고촌센트럴자이 정문이 아닌 단지 오른쪽 출구를 이용해야 상가빌딩이 보인다. 사진은 태리로를 사이에 두고 있는 상가의 모습. 2 고촌센트럴자이 정문과 마주 보고 있는 대보천. 대보천은 수로 형태로, 천변 정비가 돼 있지 않았고 주변에 이렇다 할 시설도 없는 상태다. 사진 이미호 기자

대중교통 불편…녹지 공간은 풍부

하지만 해당 단지에서 고촌역까지 1.5㎞에 달해 도보로는 20분 이상 걸렸다. 마을버스 등 대중교통을 이용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특히 서울 중심부까지 연결된 광역버스가 없기 때문에 일반 버스를 타고 큰 도로로 나가 지하철이나 광역버스로 갈아타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다.

대중교통은 불편하지만, 도로교통은 좋은 편이다. 단지 바로 앞 인향로를 통해 김포 시내까지 도달하기 쉽고, 김포 IC를 통해 서울이나 경기, 인천 등 다른 지역으로 이동이 편리하다. 고촌 IC를 이용하면 마곡업무지구까지 15분 정도로 이동할 수 있다. 김포공항이 근처에 있다는 점은 장점이자 단점이기도 하다. 공항 이용 시 편리하지만, 창문을 열면 비행기 소음이 들린다는 점은 감수해야 한다. 실제 이날 해당 단지 앞 도로에서 비행기가 이착륙하는 장면이 분 단위로 보였다.

공원 및 녹지율이 사업 면적의 약 18%에 달하는 등 녹지 공간이 풍부하다는 점도 강점이다. 인향근린공원을 비롯해 고촌근린공원・천둥근린공원 등이 인근에 있고, 다수의 어린이공원도 멀지 않은 곳에 위치했다. 김포대수로・대보천・한강・경인아라뱃길 등도 가까운 편이다.

학군은 도보권에 있었다. 보름초등학교가 2020년 개교해 주변 학군 수요를 채웠고, 고촌역 방향으로 신곡초등학교와 신곡중학교도 있었다. 다만 인근에 고등학교가 없다는 점은 자녀를 둔 학부모 입장에선 고려해야 할 점이다. 인근에 거주하는 주민 A씨는 “중학생 아이를 두고 있는데 고등학교 진학을 앞두고 이사해야 할지 고민”이라며 “가장 가까운 고촌고등학교까지 도보로는 너무 멀고 버스 타면 20분 정도는 걸린다고 봐야 한다”고 말했다.

업계에선 결국 ‘분양가’가 성패를 가늠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아직 입주자 모집 공고문이 뜨지 않았지만, 국평 8억원대라는 얘기가 나온다. 캐슬앤파밀리에시티 1단지 같은 평수가 9월 6억1000만원에 거래됐다는 점에서 너무 비싸다는 반응이 주를 이뤘다. 실제 최근 아파트 분양 가격은 고공행진하고 있다. 주택도시보증공사(HUG)에 따르면, 9월 말 기준 서울 민간 아파트 평균 분양가는 1㎡당 969만7000원, 3.3㎡당 3200만원으로 집계됐다. 서울 아파트 평균 분양가는 전월 대비 0.65% 올랐다. 지난해 동기와 비교하면 14.05% 상승했다. 경기도는 3.3㎡당 1950만9600원이었다. 분양가상한제 폐지와 자잿값 및 인건비 상승이 겹치면서 국민 평형 분양가가 치솟고 있는 상황이다. 게다가 기본형 건축비 상승 등 분양가 상승 압력이 거세지고 있어 당분간 분양가 오름세는 지속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주택산업연구원이 발표한 10월 분양가격전망지수는 전월 대비 7.3포인트 하락했지만, 여전히 기준선(100.0)을 넘는 108.6을 기록하며 분양 가격이 상승할 것으로 보인다.

고분양가 논란

김포 구도심은 그동안 인천 검단신도시와 가격대가 비슷하게 형성됐다. 또 고천읍뿐만 아니라 풍무동 등 김포 골드 라인에 있는 단지들 사이에 가격 온도 차가 없었다. 캐슬앤파밀리에시티는 2년 전 고점(7억원대)에서 4억원대 후반까지 떨어졌다가 현재 6억원대까지 회복한 상태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에 따르면, 캐슬앤파밀리에시티 1단지 84㎡가 9월 6억1000만원에 거래됐다. 캐슬앤파밀리에시티 2단지 84㎡도 같은 기간 6억4000만원에 매매됐다. 일각에서는 ‘고분양가 논란’을 의식, 84㎡ 기준 분양가 8억원이 아닌 7억원대 중반으로 형성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박지민 월용청약연구소 대표는 “공사비 인상을 감안하더라도 8억원이라면 무척 비싼 편이다. 전부 팔릴 때까지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이라며 “7억원 초반대라면 승산이 있을 수 있다. 그렇지 않다면 미분양 확률이 높다고 본다”고 했다. 그러면서 “검단의 경우, 공공택지라는 점에서 분양가상한제 적용을 받아 6억원이 채 안 되는 가격으로 나온다. 그런데 (이곳이) 8억원으로 나온다면 온도 차가 매우 심해지는 것”이라고 했다.

또 다른 분양 대행 업계 관계자도 “고촌센트럴자이는 사실 애매한 입지다. 역세권이라고 절대 말할 수 없다. 그럼에도 8억원대로 나온다면 너무 비싸다고 할 수밖에 없다”고 했다. 부동산R114에 따르면, 10월과 11월 두 달간 공급 예정인 물량은 7만5171가구다. 수도권의 경우 연간 분양 물량(15만9751가구) 중 30%가 집중돼 있는 셈이다. 지역별로는 수도권에 4만8943가구, 지방에 2만6228가구가 공급된다. 아직 분양 일정이 확정되지 않아 내년으로 연기될 수 있는 단지도 연중 물량에 상당수 포함돼 있는 것을 감안하면 신중을 기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해당 단지는 재당첨 제한 및 실거주 의무가 없고, 전매 제한은 6개월이다. 입주 전 분양권 전매가 가능하다. 부동산 업계의 한 관계자는 “각종 원자잿값 상승에 따른 원가 부담과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시장 경색 여파 등으로 자금줄이 마른 시행사들이 줄줄이 분양 일정을 미루고 있다”면서 “신규 주택 공급 감소에 따라 향후 분량 물량이 더욱 줄어들 가능성이 큰 가운데 내 집 마련을 하고자 하는 수요자들은 입지와 분양가 등을 따져가며 청약 옥석 가리기를 해야 할 시점”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