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 세대가 누릴 경제적 가능성을 논하다
다시, 케인스
존 메이너드 케인스 외 18인│김성아 옮김│포레스트북스│2만2000원│420쪽│10월 4일 발행

영국 경제학자 존 메이너드 케인스는 1930년에 쓴 ‘손주 세대의 경제적 가능성(Economic Possibilities for our Grandchildren)’이라는 글에서 기술이 진보한 100년 뒤엔 주당 15시간 노동의 시대가 열릴 것이라고 예언했다. 정말 7년 뒤에는 케인스가 말한 것들이 이뤄질까.

케인스, 21세기 경제 석학 18인과 만나다

“앞으로 100년 후에는 선진국의 생활수준이 오늘날보다 4~8배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케인스의 예언은 오늘날 어느 정도 들어맞을까. 대공황을 예견했던 케인스는 그간 여러 저서에서 오늘날의 자본주의가 겪게 될 문제인 성장, 불평등, 부(富), 노동, 여가, 문화, 소비주의, 기업가 정신에 대해 놀랍고 흥미로운 예측을 쏟아냈다. 특히 그의 책들은 주로 △경제성장을 결정하는 요인들에 대한 현대적 시각의 설명 △100년 후(2030년)의 생활수준과 노동 형태에 대한 일련의 예측 △케인스의 윤리 철학을 바탕으로 한 미래 생활 양식에 대한 고찰 등과 관련한 내용을 주로 담았다. 

케인스는 책에서 2030년이 되면 자기 손자·손녀 세대에는 마침내 저축이나 재산 축적 같은 경제활동에서 해방돼 더 이상 일을 하지 않고 권태로울 정도의 풍요로움 속에서 예술, 여가, 시에만 전념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하지만 2023년 오늘날의 모습은 어떤가. 정작 의학, 교통, 컴퓨터, IT 통신 분야에서 눈부신 발전을 이뤘으나 케인스가 상상했던 세계와는 괴리가 있어 보인다. 손자·손녀 세대에는 과거보다 부유해진 게 사실이지만, 여전히 저축과 축재를 해야 하고 장시간 일해야 하며, 권태로울 정도로 소비하는 수준에는 도달하지 못했다. 그렇다면 케인스가 잘못 짚은 부분은 무엇일까.

이 책은 케인스가 예측한 100년 후 자본주의 미래에 대해 21세기의 경제학자 18인이 자기 생각을 담아 답하는 형식으로 구성돼 있다. 조지프 스티글리츠(2001년 노벨 경제학상), 에드먼드 펠프스(2006년 노벨 경제학상), 로버트 솔로(1987년 노벨 경제학상), 게리 베커(1992년 노벨 경제학상)와 뉴욕대, 하버드대 교수 등 최고의 경제 석학 총 18명이 필진으로 참여했다.

케인스의 2030년 예측과 현실의 괴리

케인스의 주된 관심사는 유럽과 북미 같은 소위 선진국에 태어날 손자·손녀 세대의 미래였다. 이런 측면에서 필진들은 평균적으로 보면 인류는 케인스가 제시한 가장 낙관적인 전망에 부합하는 발전을 이뤘으나 현대사회에서 문제가 되고 있는 소득 분배 문제를 완전히 간과했다고 입을 모은다. 

조지프 스티글리츠에 따르면, 여전히 세계 인구 50%는 하루에 2달러가 안 되는 돈으로 살고 있고, 그중 약 10억 명은 하루 1달러 미만으로 살고 있다. 

또 하버드대 경제학부 교수인 벤저민 프리드먼은 많은 선진국에서 자본가와 인적 자본을 가진 숙련된 노동자 비중이 커지면서 이들의 생활수준이 상당히 높아졌음을 인정했다. 그러나 그에 반해 비숙련 노동자의 생활수준은 정체되거나 아주 천천히 개선돼, 양극화된 상황을 경제학적 논리로 풀어냈다. 케인스의 예측은 기본적으로 기술이 진보하고 ‘자본-노동 비율’이 증가하면 임금은 상승할 수밖에 없다고 가정한다. 하지만 이 이론 역시 로버트 솔로에 의해 시험대에 오른다. 자본으로 노동을 비교적 쉽게 대체할 수 있는 상황이 된다면, 임금 비용이 줄면서 시간이 지날수록 기업의 총소득 중 이익이 차지하는 비율도 점점 커진다는 것이다. 즉 임금이 상승하겠지만, 기업의 이익 상승분만큼 충분히 상승하지 않는다는 보다 현실에 가까운 논리가 케인스의 이론을 반박하고 있다. 

현대인은 왜 더 오랜 시간 일할까

우리는 왜 케인스가 예견했던 것보다 오래 일하게 됐을까. 20세기 후반부터 일중독인 부자들이 유한계급 부자의 자리를 꿰차기 시작하면서 더 높은 보수를 받는 사람들이 낮은 보수를 받는 사람들보다 오래 일하게 되는 사례가 급증하고 있다. 더 높은 수준의 문명사회로 진화하는 것은 케인스가 예상했던 것보다 더 복잡하고 변증법적인 과정인 것으로 보인다.

일과 일터의 새로운 돌파구
의미의 시대
세스 고딘│박세연 옮김│RHK│2만2000원│336쪽│11월 7일 발행

고용 불안을 느끼지 않고, 도전할 때 존중받으며 알아서 개개인의 성과를 인정해 주는 조직은 현실에서 존재할까. 세계적인 마케터이자 기업가로서 30여 년을 일한 저자는 일의 의미를 찾기 위해 주어진 일만 빠르게 해내던 워커(worker)에서 의미 있는 일을 스스로 찾아 해내는 플레이어(player)가 돼야 한다고 말한다. 패배와 위축으로 점철된 이 시대를 헤쳐 나갈 해법을 ‘의미’에서 찾아보자.

대한민국 돈의 흐름 전망
머니 트렌드 2024
정도윤 외 7인│북모먼트│2만5000원│336쪽│10월 5일 발행

대한민국 투자 전문가 8인이 모여 내년 경제를 전망하는 책을 냈다. 수많은 구독자를 가진 유튜브 채널 김작가TV, 부동산 읽어주는 남자 등 초보 투자자들에게 이름을 알린 유튜버부터 유명 애널리스트 등 국내 경제·경영 전문가들을 모아 2024년 꼭 알아야 할 부의 인사이트를 책에 담았다. 불안한 상황에서도 누군가는 부를 얻을 기회를 찾아낸다. 책을 통해 투자 아이디어를 얻어보자.

메타버스 신세계는 어떻게 구축될 것인가
세계 2.0
사토 가쓰아키│송태욱 옮김│21세기북스│1만9800원│288쪽│10월 18일 발행

일본 아마존의 베스트셀러 저자이자 일본 IT 기업 메타프스(metaps)의 대표인 저자가 메타버스에 대한 명쾌한 안내서로 한국 독자를 찾았다. 2017년부터 우주산업 투자를 목적으로 한 ‘스페이스 데이터’ 대표도 겸하고 있는 그는 위성 데이터와 3D 컴퓨터 애니메이션 기술로 가상 공간에 지구를 자동 생성하는 AI를 개발했다. 그가 소개하는 메타버스 산업의 미래를 살펴보자.

마음의 활기를 되찾아줄 뇌과학 수업
걱정 끄기 연습
가토 토시노리│이소담 옮김│유노책주│1만6700원│240쪽│11월 6일 발행

의사이자 베스트셀러 작가이자 뇌 MRI 진단 전문가인 저자가 ‘걱정 끄는 법’에 대한 책을 냈다. 우리가 걱정이 많은 이유는 전부 ‘뇌의 집착’ 때문이다. 한 가지에 집중하고 반복하는 데 아주 편안함을 느끼는 뇌의 성격이 집착과 습관을 만들고, 걱정이 된다는 것이다. 이 책은 총 네 가지 스텝에 걸쳐 걱정하지 않는 법을 알려준다. 걱정이 많아 걱정인 사람들이 읽어도 좋을 지침서가 될 것이다.

권력 패러다임을 제시한 스탠퍼드 명강의
수평적 권력
데버라 그룬펠드│김효정 옮김│센시오│2만2000원│328쪽│10월 30일 발행

권력은 특별한 사람들만 가질 수 있는 것일까. 스탠퍼드대에서 25년 연속 최고 명강사로 뽑힌 데버라 그룬펠드 석좌교수가 이와 관련한 책을 냈다. 저자는 권력을 서로를 필요로 하는 사람들 사이에서 오고가는 자원이라고 말한다. 권력은 모든 사회적 역할과 모든 관계에 존재하며, 누구나 어떤 상황에서는 권력자이지만 다른 상황에서는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

세계 억만장자의 투자 비밀
더 펀드(The fund)
롭 코펠랜드│세인트마운틴스프레스│28.8달러│352쪽│11월 7일 발행

2008년 미국 리먼 브러더스발 경제 위기 때 약 38%의 폭락장에서 나 홀로 9% 수익을 기록한 헤지펀드 운용사가 있다. 억만장자 투자가인 레이 달리오가 1975년 설립한 브리지워터 어소시에이츠다. 그가 돌연 더 이상 회사 경영에 대한 통제를 하지 않겠다고 발표하자, 세계 언론이 그의 향방에 주목하고 있다. 그의 철학과 투자 아이디어를 확인해 보자.

전효진 기자
이코노미조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