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1 AFP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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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2 로이터뉴스1
사진 2 로이터뉴스1
사진 3 로이터연합
사진 3 로이터연합

11월 19일(이하 현지시각) 아르헨티나 대통령 결선투표 결과 야당 연합 자유전진연합 후보인 하비에르 밀레이가 약 56%의 득표율로 최종 당선됐다. 집권당 연합 조국을 위한 연합 후보 세르히오 마사(약 44%) 현 경제부 장관을 득표율 11.91%포인트 차이로 앞선 승리였다. 밀레이는 당선 확정 후 대선 매니저로 수행한 여동생 카리나 밀레이와 기쁨을 나눴다(사진 1). 연설에서 그는 “오늘 아르헨티나의 재건이 시작된다”고 말했다. 이어 “대다수가 고통을 겪고, 일부에게만 혜택을 주는 빈곤 모델이 종료되는 날”이라며 “이제 급진적 변화가 있을 것”이라고 했다. 밀레이의 당선 소식에 수천 명의 지지자는 환호했다(사진 2). 밀레이는 12월 10일 4년의 대통령 임기를 시작한다. 밀레이의 당선 배경에는 아르헨티나의 극심한 경제난에 대한 책임론이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아르헨티나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지난 10월 32년 만에 최고 수준인 142.7%를 기록했다. 국민의 40%가 빈곤 상태이며, 외환보유액이 바닥난 가운데 국제통화기금(IMF)의 440억달러(약 57조원) 규모 구제금융을 받았다.

경제학자 출신인 밀레이는 자칭 ‘무정부주의 자본주의자’다. 반(反)페론주의 우파인 그는 과격한 언행과 극단적 공약으로 ‘아르헨티나의 도널드 트럼프’라는 평가를 받았다. 페론주의는 후안 페론 전 대통령의 이름을 딴 것으로, 정부 주도의 광범위한 무상 복지를 가리키는 정치·경제체제다. 밀레이는 아르헨티나 페소화 폐기 및 달러 공식 통화 채택, 정부 지출 및 세금 삭감, 국영기업 및 의료·교육 민영화, 중앙은행 폐쇄, 장기 매매 합법화 등 공약을 내걸고, 유세 현장에서 전기톱을 휘두르는 퍼포먼스를 펼치기도 했다(사진 3). 기성 정치권과 좌파 포퓰리즘에 대한 반감을 표현한 것이다. 또 밀레이는 친미·반중 노선을 내세우며 중국, 브라질, 메르코수르(남미 공동 시장) 등과 교역에 비판적 입장을 피력해 왔다. 브릭스(BRICS) 가입을 철회할 가능성도 점쳐진다. 다만, 그의 공약 이행이 쉽지만은 않을 전망이다. 페론주의 정당이 다수인 국회가 결림돌이 될 수 있다. 밀레이가 속한 자유전진당은 상원 72석 중 7석, 하원 257석 중 38석을 보유한 소수당이다.

이선목 기자
이코노미조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