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셔터스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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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우리 사회가 100세 시대에 접어들면서 60세 정년을 통해 근로자 임금을 삭감하며 정년을 보장하는 임금피크제도가 늘고 있다. 퇴직 이전에는 자산 현황과 적립 및 증식에 관해 예측이 가능하지만, 퇴직 이후에는 현금 흐름이 단절되면서 인출 위주와 예측 불가의 삶을 살게 된다. 퇴직 이전은 테두리 내의 삶이고 퇴직 이후는 테두리 밖의 삶이라고 볼 수 있다. 직장인들도 노후에 대해 막연하게 생각할 것이 아니라 퇴직 이후의 삶에 대한 인식의 전환이 필요하다.

김태자 하나은행 CLUB1 한남PB센터 지점장
전 하나은행 방배서래 
골드클럽 시니어 PB, 
재무설계사(AFPK), 
은퇴설계전문가(ARPS)
김태자 하나은행 CLUB1 한남PB센터 지점장
전 하나은행 방배서래 골드클럽 시니어 PB, 재무설계사(AFPK), 은퇴설계전문가(ARPS)

은퇴 패러다임의 변화를 볼 때, 불과 20년 전까지만 해도 사람들은 80세 정도까지 생존한다고 생각했다. 자녀가 부양하는 경우가 많지만, 실제로 100세 시대가 현실로 다가왔다. 75~80세까지 일을 해야 하는 그야말로 평생 현역 시대를 살게 된 셈이다. 100세 시대에는 세 가지 착각이 있다고 한다. △퇴직과 은퇴가 같다는 생각을 하지만, 의미가 확연히 다르다는 것 △85~90세 전에 사망한다고 생각하지만 실제로는 100세까지 살 수 있다는 것 △나는 예외일 것이라는 착각 등이 있겠다. 문제는 45~55세 조기 은퇴가 많아지고 55~60세는 임금피크제도로 수입(월급)이 적어지는 경우를 주변에서 흔하게 접하고 있다는 점이다. 빨라진 퇴직에 국민연금 수령까지는 5~10년을 기다려야 하고, 이런 허들을 만나면서 수입 감소를 경험하게 된다. 여기에 은퇴한 뒤에도 자녀 교육 자금, 자녀 결혼 자금, 부채 상환 자금 등 목돈이 필수적으로 들어갈 일이 많다. 실질소득은 줄어도 필요한 지출은 발생하기에 많은 사람이 70세 이후까지 소득이 있는 일을 할 수밖에 없는 게 현실이다.

금융권 자격증 인증 기관인 한국FPSB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퇴직자에겐 다섯 가지 고민인 ‘5W’가 있다고 한다. △Wealth(자산 관리를 어떻게 할 것인가) △What(무엇을 하며 살 것인가) △Who(누구와 어울리며 살 것인가) △Where(어디서 살 것인가) △Well-being(건강한 삶을 어떻게 유지할 것인가) 등이다. 한마디로 퇴직 이후의 삶은 종합적인 관리가 필요하다는 뜻이다. 이렇듯 노후 준비는 너무도 중요하다. 하지만 현재에 집중하고 있는 상황을 비춰보면, 실제로 노후를 준비하는 노력이 아주 부족한 게 현실이다. 준비 없는 상황에서 은퇴하면 떠오르는 것은 빈곤, 두려움, 외로움 등 부정적인 것이 많지만, 은퇴 이후 삶에 준비가 잘돼 있다면 자유, 행복, 만족도가 올라간다. 노후 준비 여부에 따라 마음가짐의 무게가 달라진다고 볼 수 있다. 아울러 얼마나 노후 준비가 돼 있느냐에 따라 은퇴 후 삶의 질도 달라질 것이다. 독자들을 위해 퇴직 후 변화에 성공적으로 적응하기 위한 몇 가지 방안을 소개한다.

퇴직 10년 전부터 계획 세워야

국민연금관리공단에서는 퇴직 10년 전부터 퇴직 후 적응기까지 직장인이 점검하면 좋을 몇 가지 포인트를 제시하고 있다. 우선 퇴직까지 10년이 남았다면, 이때부터 본인 은퇴 후의 생활 모습을 그려봐야 한다. 노후 자금 준비 계획도 점검하고 자금이 더 필요하다면 추가 확보 계획을 세워야 한다. 직업 경쟁력을 키우는 것도 방법이다. 귀농과 귀촌을 꿈꾼다면 미리 준비해야 한다.

퇴직을 5년 앞뒀다면, 노후 준비 상담 또는 관련 교육을 받기 시작해야 한다. 은퇴 후 삶의 방향과 거주지를 고려하고 재취업을 위한 자기 계발에도 힘써야 한다. 동시에 소비 규모도 줄여야 한다. 취미와 여가를 준비하고 귀농과 귀촌을 계획했다면 관련 교육을 받거나 미리 체험해 보는 것도 좋다.

퇴직 2년 전부터는 은퇴 후의 생활 계획을 구체화해야 한다. 먼저 은퇴 후 거주지를 결정하고 예상되는 현금 흐름을 점검하며 자산 상태표를 작성한다. 금융 부채를 줄이는 노력도 필요하다. 퇴직 1년 전부터는 은퇴 후 삶의 방향을 설정해야 한다. 현금 흐름 계획을 더 구체화하고, 전직 지원 서비스에 참여하며 보험 및 부채 구조 조정 등에 나서야 한다.

은퇴 시점부터는 본격적으로 휴식을 취하고 은퇴 기념 여행을 다녀와도 좋다. 또 실업 급여를 신청하고 퇴직금 관리와 생활비 감축을 본격화해야 한다. 은퇴 생활 적응기에는 앞서 준비해 둔 은퇴 생활 계획을 실행하면 된다. 삶의 방향과 주변 관계를 재점검하고 주기적으로 재무 계획도 조정하면 좋다. 특히 새로운 친구를 사귀는 것도 권장한다.

건강관리는 필수⋯은퇴 후 ‘이것’ 늘려야

건강과 재력을 기준으로 보면 ‘건강한 부자 vs 건강한 빈자’ ‘부유한 환자 vs 가난한 환자’로 나뉜다. 그런데 중점을 어디에 두더라도 건강관리가 우선순위라는 것을 알 수 있다. 건강과 장수의 수칙을 살펴보면, 평생 공부에만 집중하면 수명이 2.4년이 늘어나고, 비타민을 복용하면 6년, 혈압을 관리하면 15년이 늘어난다고 한다.

은퇴 전에는 자산의 외형이 우위였다면 은퇴 후에는 소득이 다양하게 발생하는 것이 우위가 되게 만드는 게 중요하다. 그래서 퇴직 이후 늘려야 할 것은 바로 연금 소득, 노동시간, 현금 흐름 발생 등이다. 반대로 줄여야 할 세 가지는 생활 자금, 가계 부채, 자녀 지원 등으로 요약해 볼 수 있다.

성공하는 직장인이 되기 위한 세 가지

평생 현역 시대에 직장인에게 핵심 역량 성공 방정식이 있다면 무엇일까. 일단 살아가면서 일은 빠질 수 없는 중요한 요소다. 일의 역할로는 생계 유지, 활력 유지, 안정 유지, 역할 유지, 관계 유지가 있다. 그리고 이러한 일을 잘하기 위한 좋은 직업 요건은 비용이 거의 들어가지 않지만 안전성과 수익성이 높은 직업이다.

다음은 성공하는 직장인이 되기 위한 세 가지 실천 기법이다. △긍정 프레임을 가지라 △효율적으로 시간을 관리하라 △평생 직업의 역량을 쌓아라 등이다. 우선 긍정 프레임을 가진다는 것은 부정적인 언어 대신 긍정적인 언어 사용을, 하위 프레임 대신 상위 프레임을, 생각과 함께 실천하는 자세라 할 수 있겠다. 성공 방정식에서 성공은 능력과 열정과 마음의 합이다. 긍정적인 마음가짐을 가진 사람은 퇴직 준비를 한 뒤, 시간 투자를 해 일할 기회를 얻는다. 이와 반대로 부정적인 마음가짐을 가진 사람은 퇴직 준비 후 시간 투자는 줄어들고 일할 기회도 얻지 못한다. 그렇기에 직장인은 긍정의 마음가짐을 가져야 한다.

효율적 시간 관리에서 1순위는 중요하고 급한 일, 2순위는 중요하지만 급하지 않은 일, 3순위는 중요하지 않지만 급한 일, 4순위는 중요하지도 급하지도 않은 일이다. 이렇게 해야 할 일에 순위를 두어, 효율적으로 시간 관리를 하는 것이 중요하다.

평생 직업 역량을 키운다는 것은 퇴직자가 재취업, 창업, 창직(직업 창출), 은퇴하기 위해 필요한 역량을 키우는 것이다. 학위나 자격증을 취득할 수 있고 이와 관련한 정보는 전국 대학원, 한국산업인력공단, 50플러스센터, 창업진흥원, 여러 온라인 플랫폼 등에서 얻을 수 있다. 각자 삶의 방식이 다르므로 자기 역량과 라이프스타일에 따라 신중하게 인생 후반을 활기차게 리셋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