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셔터스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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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인 인구가 늘어나면서 겨울철에 나타나는 반갑지 않은 일 중 하나는 바로 노인 골절 사고다. 나이가 들면 뼈와 근육이 약해지고 균형 능력과 민첩성이 떨어져 불의의 사고에 대처하는 운동능력이 저하된다. 게다가 겨울철 빙판길에 미끄러져 넘어지면서 손목 골절이나 대퇴 골절(고관절), 척추 부위 압박골절 등을 입는 경우가 발생하는데, 골다공증이 있는 경우 골절의 심각성이 더욱 커진다.
차경호 연세스타병원
신경외과 원장
현 고려대 의과대 외래교수, 
현 대한 신경외과학회 정회원, 현 대한 스포츠의학회 정회원,
전 서울척병원 전임의
차경호 연세스타병원 신경외과 원장
현 고려대 의과대 외래교수, 현 대한 신경외과학회 정회원, 현 대한 스포츠의학회 정회원, 전 서울척병원 전임의

골다공증은 뼈의 밀도와 강도가 감소해 뼈가 약해지는 상태를 나타내는 질환으로 노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발생한다. 뼈의 강도는 여성이 남성보다 상대적으로 약하다. 특히 폐경 이후 호르몬 변화에 따라 골밀도가 더 빠르게 줄어들기 시작한다.

이처럼 골밀도가 낮아지면 골절의 위험성이 증가하고 특히 골절 중에서도 ‘척추 압박골절’의 발생률이 높아진다. 척추 압박골절이란 척추 모양이 납작하게 압축되거나 으스러지듯 변형되는 골절로, 심한 골다공증 환자의 경우 소파에 ‘턱’ 앉거나 자동차에서 과속방지턱을 넘는 작은 충격에도 척추뼈가 찌부러지듯 압박골절이 발생할 수 있다.

실제로 병원을 찾은 환자 중에는 화분 정도의 가벼운 물건을 들거나 재채기나 기침을 하다가 압박골절이 발생한 환자가 있다. 직접적인 외상이 없었기 때문에 가벼운 근육통으로 오인하고 치료 시기를 미루면 뼈가 내려앉은 상태로 굳어버리기도 한다. 한 번 골절이 발생하면 골절이 또다시 발생할 확률이 두 배 이상 높아진다. 척추골절이 계속 발생하면 키가 줄어들고 척추 앞쪽이 시간을 두고 천천히 무너지면서 등이 점점 굽어져 소위 ‘꼬부랑 할머니’가 될 수 있다.

일단 골절이 발생하면 돌아눕기가 힘들고 앉았다 일어설 때와 기침하는 동작만으로 ‘으악’ 소리가 절로 나올 정도로 통증이 심해진다. 또한 등이 굽어지는 외형적 변화가 생기면서 호흡 기능이나 소화 기능이 떨어져 노년층 삶의 질을 떨어뜨린다.

경미한 골절이라면 보조기 등을 착용하고 뼈가 굳을 때까지 무리한 동작을 줄이면서 절대안정을 취하면 된다. 골절로 인해 신경 압박을 겪는 경우 척추가 더 앞쪽으로 무너지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비수술적 치료인 척추체 성형술을 실시한다. 주저앉은 척추뼈에 주사기와 비슷한 특수 장비를 삽입한 후 의료용 골시멘트를 주입해 척추의 높이를 복원시키는 치료다. 척추 자체를 튼튼하게 보강해 통증을 완화하고, 추가적인 척추 손상도 막을 수 있다.

하지만 골절이 심각해 척추가 불안정하거나 척추뼈 사이를 지나는 신경 척수가 크게 손상돼 마비가 발생할 우려가 있을 때는 수술적 치료를 고려해야 한다.

척추 압박골절은 평소 예방이 중요하다. 뼈와 근육은 한 번의 요령으로 건강해질 수 없다. 매일 조금씩 저축하듯 근력을 유지하는 운동을 해야 한다. 65세 이상 여성과 70세 이상의 남성은 골밀도 검사의 의료보험 적용이 가능하므로 1년마다 검사하며 관리하고 골다공증 진단을 받으면 치료해야 한다.

뼈는 성장기 동안 밀도가 증가해 30대에 최고량에 도달하고 이후 점차 감소한다. 50대 이후에는 호르몬 분비가 줄어들어 그 속도가 급격히 빨라진다. 골다공증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칼슘·비타민 섭취, 규칙적인 운동, 금연·금주, 저염식 등으로 생활 습관을 개선해야 한다. 비타민 D는 햇빛을 받으면 인체가 스스로 만들어 낼 수 있으나 야외 활동이 적으면 음식이나 종합비타민 등을 통해 섭취하는 것이 좋다.

무엇보다 골절이 주로 일어나는 겨울철 낙상에 주의해야 한다. 눈이 많이 오거나 빙판길로 미끄러운 날에는 외출을 자제하고 굽이 낮고 잘 미끄러지지 않는 편안한 신발을 착용하는 것이 좋다. 노인들은 가볍게 넘어져도 골절을 입을 위험이 크다. 넘어져 다쳤다면, 통증 여부와 관계없이 일단 병원에 내원해 X-ray 검사로 골절 여부를 확인하는 것이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