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창원 SK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 사진 연합뉴스
최창원 SK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 사진 연합뉴스

2023년 12월 7일 SK그룹은 대대적인 세대교체 인사를 단행했다. 이날 인사에서 최창원(59) SK디스커버리 부회장이 SK그룹 경영의 공식적인 최고협의기구인 SK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에 올랐다. 그룹의 컨트롤타워를 맡아 ‘그룹 이인자’로 부상한 것이다.

2023년 10월 파리에서 열린 최고경영자(CEO) 세미나 폐막 연설에서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급격한 대내외 환경 변화로 빠르게 확실히 변화하지 않으면 생존할 수 없다”며 서든데스(sudden death)를 경고했다. 실제로 SK그룹은 주력 계열사들의 실적 부진과 투자 실패로 어려움을 겪었다. 이런 상황에서 위기를 돌파하기 위한 수장으로 선임된 최창원 의장. 인상학자의 눈으로 본 최창원 의장의 얼굴은 한마디로 ‘적임자’다.

주선희 원광디지털대 얼굴경영학과 교수
주선희 원광디지털대 얼굴경영학과 교수

그의 인상을 간단히 읽으면 다음과 같다. 일을 시작할 때는 날카로운 눈의 기질로 깐깐하게 하고, 과정에서는 둥근 코의 기질로 원만하고 융통성이 있다. 입이 커 마무리에서는 욕심을 낸다. 깐깐하지만 융통성으로 숨을 터 큰 열매를 만들어내는 경영자다.

최 의장의 젊은 시절 사진을 보면 이마가 둥글다. 고(故) 최종건 SK그룹 창업주를 부친으로 두었으니 당연히 잘 받은 이마다. 머리도 좋아 서울대 심리학과에 진학했다. 그런데 요즘 이마를 보면 약간 울퉁불퉁하다. 이는 눈썹 근육이 튀어나와 그렇게 된 것이다. 아무리 많이 받았다 하더라도 받은 것보다 더 키워내는 사람은 눈썹 근육이 발달한다. 이마의 머리카락 중앙 라인이 삐죽 내려와 예술적 감각이 있다.

이마뿐 아니라 전체적 모습이 제법 변화했다. 예전에는 뺨, 코, 입술에 살이 붙어 얼굴 느낌이 둥글둥글했다. 그때는 다 가진 듯 느긋한 얼굴이었는데 지금은 긴장하며 달려와서인지 이마 옆쪽으로 살이 빠지고 뺨 살도 내려 예민한 타입이다. 이마 옆쪽에 핏줄이 드러난다. 핏대는 긴장과 예민의 흔적이다.

인상은 표정이다. 표정은 생각과 환경에 따라 변한다. 젊은 시절의 얼굴과 지금의 얼굴이 영 다른 사람처럼 보이는 것은 최 의장이 처한 환경과 마음가짐이 달라졌기 때문이다. 지금은 느긋함이란 찾아볼 수 없고, 강한 인상이다.

눈썹 근육이 솟아 눈썹 산이 높아졌다. 눈썹 끝이 내려오지 않고 그냥 올라간 느낌이다. 자기주장이 강하며 매사 바로 처리해야 직성이 풀린다. 일하다 막히면 다음 기회로 미루는 법 없이 다른 길을 찾아낸다.

눈썹 털이 잘 누워 대인관계는 무리가 없지만 눈썹이 흐려 인맥에 기대어 일하는 사람은 아니다. 일이 막히면 인맥보다는 나름의 방법으로 해결 방안을 찾는다. 노후에 눈썹이 너무 진하면 후계가 없다. 젊을 때 눈썹이 진했더라도 나이 들어 눈썹이 흐려져야 가문이나 가업을 잇는다. 눈썹이 옅은 최 의장은 후계를 잘 만들어놓고 시기적절할 때 배턴 터치를 할 것이다. SK그룹의 중요한 인맥 관리는 눈썹 선이 고운 최태원 회장이 맡고 최창원 의장은 안으로 회사 실속을 챙기면 된다.

눈썹과 눈썹 사이 명궁이 널찍하다. 명궁이 넓으면 어디에 매이는 성격이 아니다. 이 명궁에 고민 주름까지 없으면 정말 자유로운 영혼이다. 최 의장의 경우는 주름 두 개가 눈에 뜨인다. 한번 생각하면 앉으나 서나 그 생각에 매달린다. 기질은 자유롭지만 일에는 진지한 사람이다.

눈이 가늘어 타인의 얘기를 잘 들어주고 곰곰이 되새긴다. 젊은 시절에는 뺨이 통통해 더 잘 들어줬을 것이다. 눈꺼풀이 각지고 눈 위에 가느다란 주름이 있어 다양한 각도로 사안을 따져본다. 눈두덩이 넓어 일을 맡기면 믿고 지켜본다. 

하지만 일의 과정과 성과에 대해서는 집요할 정도로 깐깐하게 체크한다. 하고자 하는 일이 끝날 때까지 긴장을 늦추는 법이 없다. 그렇다면 일이 끝나면? 그래도 다음 일로 긴장한다. 스스로를 볶는 스타일이다. 실제로 일 처리가 꼼꼼해 임원들을 긴장하게 한다는 얘기가 있다. 그러나 눈두덩이 넉넉한 최 의장은 학계나 예술계에 보이지 않는 후원을 했을 것이다. 언젠가는 그 후원의 보답이 돌아올지 모른다.

젊은 시절에는 눈동자가 떠 있어 아래 흰자가 살짝 보였다. 본인이 스스로 ‘잘남’을 알고 표시했다면 지금은 눈동자가 정중앙에 중심을 잡고 있어 현실을 직시하는 안정된 눈이다. 귓불이 두둑해 조직에 자신을 맞추는 사람이다. 대기업이라는 큰 조직의 일원으로 일하는 것은 그에겐 천직이다.

젊은 시절에 사람 좋은 둥근 코를 가졌다면 지금은 살이 빠져 공격적인 기질의 코가 됐다. 코 시작점인 산근이 내려가 41~43세에 변화가 있었다. 그러나 콧대와 관골이 잘생겼으니 좋은 쪽으로 변화했다. 그는 43세에 SK케미칼 대표이사에 취임했다. 코가 튼실해 자기 위상도 강하다.

최 의장의 얼굴을 반으로 나누었을 때 인상학적으로는 아래쪽이 훨씬 낫다. 인중에 수염이 파릇파릇해 몸이 건강하다. 두둑한 인중은 재정적으로 넉넉하고 원하는 만큼 오랫동안 일한다. 두둑한 인중에 해당하는 나이인 53세에 중간 지주회사인 SK디스커버리 대표를 맡았고 SK의 화학, 바이오 사업을 이끌었다. 미소선인 법령이 뚜렷하다. 아닌 것은 아니라고 칼처럼 긋고 원칙에서 벗어난 사람과는 마음을 섞지 않는다.

입이 크고 두꺼워 60대의 운기가 좋다. 크기만큼 통이 크다. 젊은 시절엔 입술 살이 두둑하고 약간 느슨한 느낌이라 흘려버리는 게 있었다. 다짐하고 결심하며 살아온 세월로, 지금은 입술이 얇아지고 입술 선이 또렷해졌다. 끊고 맺는 게 분명하며 마음먹은 것은 놓치지 않는다. 입술이 얇아 언변이 좋고 이가 가지런해 긍정적이다.

턱이 둥글고 튼튼해 만년에 건강하다. 턱 가운데 살이 둥글게 붙어 자타가 인정하는 전문가다. 집안 배경보다는 본인의 노력과 실력으로 최태원 회장의 신임을 얻었고 그룹 내 임원들로부터도 적임자라는 공감을 끌어냈다.

입을 꽉 다물 때 턱에 복숭아씨처럼 오톨도톨한 근육이 보인다. 이런 사람은 엄격하다. 원칙을 벗어나지 않는 뚜렷한 법령과 이 턱이 함께 작용하면 엄격함이 지나쳐 주변을 힘들게 할 수 있다. 아랫사람들이 어려워 쉬쉬 숨기다가 나중에 더 큰 사고가 생길 수 있다. 품어주고 풀어주면 큰 위기가 작은 위기로 넘어간다. 이 부분에만 좀 더 신경 쓰면 위기 복원과 시장 대응, 책임 경영이라는 SK그룹의 당면 목표를 너끈히 이뤄내리라 본다.

최 의장은 올해 만 59세로, 인상학적 나이로는 60세다. 잘생긴 입의 나이인 60대에 들어섰으니, 그의 등용이 SK그룹에는 신의 한 수가 아닐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