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에 이어 2024년에도 부동산 시장은 정체될 전망이다. 그러나 2025년부터는 부동산 시장이 반등하며 상황이 달라질 것이다. 특히 서울과 세종시에 주목해야 한다.” 

‘부동산 트렌드 2024’ 저자인 김경민 서울대 환경대학원 도시계획과 교수는 2023년 12월 15일 인터뷰에서 이같이 조언했다. 미국 하버드대 대학원에서 도시계획⋅부동산 박사 학위를 받은 김 교수는 빅데이터에 기반한 부동산 시장 분석 전문가다. 다음은 일문일답.

김경민 ‘부동산 트렌드 2023’ 저자
서울대 지리학, UC 버클리 정보시스템 석사, 하버드대 도시계획·부동산 박사, 현 서울대 환경대학원 도시계획과 교수
사진 와이즈맵
김경민 ‘부동산 트렌드 2023’ 저자
서울대 지리학, UC 버클리 정보시스템 석사, 하버드대 도시계획·부동산 박사, 현 서울대 환경대학원 도시계획과 교수 사진 와이즈맵

2023년 부동산 시장을 요약한다면.
“‘상고하저’라고 요약할 수 있겠다. 상반기는 가격이 오른 반면 하반기는 떨어진 한 해였다. 2023년 초 부동산 가격 상승은 2022년 하락했던 부동산 가격의 기술적 반등이었다. 정부에서 정책적으로 부동산 경기를 부양하려는 의지가 있었고, 특례보금자리론 같은 정책 자금의 단기적인 부양 효과도 상반기에는 있었다. 그러나 고금리 부담이 장기화하면서 하반기 들어 부동산 시장이 얼어붙었다.”

미국이 2024년에 기준금리를 내린다는데.
“미국이 2024년에 기준금리를 0.75%포인트 내릴 것이라는 계획을 최근 발표했다. 아마 2024년 여름부터 기준금리 인하가 시작될 것으로 예상한다. 그런데 미국이 기준금리를 0.75%포인트 내려도 여전히 4.75%로 고금리이기 때문에 한국에 큰 영향을 줄지는 의문이다. 또한 미국이 기준금리를 인하한다고 해서 당장 우리가 미국과 동일한 수준만큼 기준금리를 낮출 상황도 아니다.”

2024년 부동산 시장을 전망한다면.
“2022년 가을부터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 부실 문제가 불거졌지만, 많은 PF 대출이 2024년 4월 총선 이후로 만기가 연장된 상황이다. 부동산 시장 내부 폭탄이 제거되지 않고 그대로인 형국이다. 만약 2024년 여름 이후에 부동산 PF 대출 폭탄이 터진다면, 은행권의 신용 경색이 나타날 수 있다. 금융권은 부실 자산이 발생하면 낮은 가격에라도 처분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단기적으로 부동산 가격에 매우 부정적인 효과를 줄 수 있다. 이런 고비만 무사히 잘 넘길 수 있다면, 2025년부터는 상황이 달라질 것이다.”

왜 2025년부터 상황이 바뀌는 건가.
“고금리 여파로 2022년과 2023년 주택 인허가와 착공 물량이 줄었다. 보통 집을 짓는 데 2~3년 정도 걸리는데, 2025년이 되면 공급 부족 현상이 일어날 수 있다. 서울은 경기도권 거주자의 이동 대기 수요가 항상 있기 때문에 공급이 줄면 가격 상승이 시작될 수 있다. 서울만큼은 아니지만, 세종시 역시 충청남도와 청주시 인구를 끌당기는 블랙홀 같은 역할을 하고 있는 지역이다. 이 지역도 주목할 만하다.” 

다른 지역도 마찬가지 아닌가.
“서울과 세종시를 제외한 다른 지역의 경우 공급 부족 현상이 크게 일어나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한다. 특히 대구의 경우 2022년과 2023년에 미분양 주택 물량이 너무 많이 나왔다. 수요 대비 과도한 공급이 있었기 때문에 부동산 시장 정체가 지속될 전망이다. 부산 등 다른 지역도 비슷한 상황이다.”

서울에서 주목할 만한 지역이 있다면.
“서울 지하철 2호선 라인을 이은 타원 지역 안쪽에 있으면서 2019년 가격대까지 떨어진 아파트가 있다면, 매수해도 괜찮다고 본다.”

심민관 기자
이코노미조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