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시장 7대 변수 점검
첫째, 대출금리의 향방은 역시 가장 중요한 변수다. 미국과 한국의 기준금리는 이미 정점을 찍은 모습이다. 미국은 5~6월쯤 금리 인하가 예상되는 가운데, 빠르면 3월부터라는 기대도 있다. 인하 횟수도 3회에서 6회(1회당 0.25%)까지 낮출 것으로 전망한다. 우리나라도 같은 패턴의 움직임이 예상된다. 대출금리는 대략 1%포인트가량 인하 여지가 있다. 신규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3% 중반이 되어 매수자의 접근이 수월해진다. 문제는 기존 대출자의 금리인데 가산 금리가 2%포인트가량 반영된 금리체계를 고려하면 여전히 5%대에 머물 수 있다. 이렇게 높은 금리는 안심전환대출 등을 통해 신규 대출금리 수준으로 연착륙하는 대책이 필요하다. 전체적으로는 1000조원을 상회하는 주택담보대출은 물론이고 신용대출 금리까지 낮춰진다. 결국 늘어난 가처분소득은 곧바로 소비로 연결되어 경제 활성화까지 이룰 수 있다. 그만큼 정책적 중요도가 큰 분야다.
둘째, 대출 규제(DSR 40%)다. 부동산 가격이 많이 오른 상태여서 대출을 받지 않고 매입하기는 쉽지 않다. 2021년 하반기 가격 급등기에 대폭 강화된 DSR 40%는 차라리 집을 사지 말라는 의미에 가깝다. 가계 부채 증가 원인을 오로지 주택담보대출에 두고 급히 실행한 결과이다. 지나치게 과도한 비율로 종전 기준인 DTI(총부채상환비율) 60%에 비해 2배 이상 강화된 기준이다. 특히 신용대출 원금 상환 기간을 10년에서 5년으로 단축한 건 극단적(?)이다. 너무 안타까운 건 급조된 비율이 조정기까지 유지되고 있다는 점이다. 가계 부채 관리 차원이라지만, 소득 증빙이 쉽지 않은 중산층 이하 저소득층의 주거 사다리를 차단한다. 결국 DSR은 비율을 60%(청년층 70%)로 정상화해야 한다. 청년층 내 집 마련을 지원하는 것은 출산 대책과도 연결된다.
셋째, 경제 침체에 대한 우려다. 경제 상황은 부동산뿐만 아니라 국가 전체에 미치는 영향이 지대하다. 우리나라의 2023년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한국은행에서 1.4%로 추정한 만큼 역대 최악 중 한 해다. 이미 침체의 한가운데 있으며 2023년 3~4분기가 저점으로 추정된다. 2024년에는 예상치가 2.1%로 예고된 만큼 개선의 여지가 있다. 우리나라 경제의 한 축인 반도체 업황이 좋아질 것이란 예상도 있다. 아울러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이 종료되면 공급망이 개선될 것이라는 기대도 있다. 경제가 바닥임을 고려하면 경착륙보다는 연착륙하며 활로를 모색할 것으로 예상된다. 아울러 부동산 시장에도 큰 충격으로 작동하지 않을 수 있다. 물론 경착륙이 온다면 부동산 경제는 저점을 다시 확인해야 한다. 부동산뿐만 아니라 전 분야가 문제다. 또한 침체기라도 공급이 부족하면 전셋값은 상승한다.
넷째, 부동산 PF는 개발 사업의 금융 시스템으로 지금은 냉각기다. 2024년 상반기에 어떻게 대처하고 해결할지 관심이다. 토지 매입비를 빌리는 브리지론과 공사비를 조달하는 본 PF의 만기 연장 등을 통해 미루고 있지만, 소폭의 구조조정을 통한 연착륙이 최선이다. 알려진 위기는 위기가 아닌 만큼 현명한 대응책을 기대한다. 개발 사업이 사실상 중단됨에 따라 착공 물량은 직전 10년간의 약 40%에 불과, 3년 후에는 공급 부족 여파로 가격 급등이 우려된다. 역발상 차원에서 개발업자라면 사업을 시작할 절호의 기회다.
다섯째, 단기 급등에 대한 우려로 매수는 관망 상태다. 종전 고점 대비 85~90% 회복하여 추격 매수가 부담스럽다. 1분기에 하락 조정이 나타나고, 금리가 하락하면 재진입할 여지는 있다. 전세 세입자는 공급 부족 가시화로 가격이 상승하면 매수세로 전환할 개연성도 있다. 다주택자 등 투자수요의 회귀도 예상되나, 바람직하지는 않다.
여섯째, 공급 부족과 유동성 흐름이다. 주택 공급은 향후 4~5년가량 수도권을 중심으로 공백기를 맞이할 확률이 높다. 2기 신도시가 마무리되고, 보금자리주택의 종료로 3기 신도시 입주 전까지는 공공택지가 많지 않기 때문이다. 또한 도심 공급의 주력인 재건축과 재개발 사업도 재건축 부담금 등의 규제로 공백기인 것은 마찬가지다. 민간 공급도 부동산 PF 문제 등으로 사실상 멈춘 상태다. 다만, 유동성은 다시 확대될 수 있다. 총선을 앞두고 정부 예산의 조기 집행이 예상되며, 예금 금리가 낮아지면 금융권 정기예금 등에서 부동산으로 돌아올 여지도 있다.
일곱째, 정부 정책 방향이다. 한마디로 규제완화 흐름이 이어질 수 있다. 조정대상지역에 적용된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유예는 연장 확률이 높다. 2022년 12월 21일 발표된 취득세 중과 완화도 재추진될 수 있다. 대출 규제를 완화하지 않는 대신 특례보금자리론처럼 DSR 예외인 대출 상품과 안심전환대출 등의 시행이 예상된다. 하지만 본질적인 대출 규제 정상화(DSR 60%)가 더 절실한 시점이다.
무주택자, 당첨 확률 높으면 분양에 관심 가져야
부동산 시장은 2023년처럼 영향 요인의 혼재 상황이 이어질 것이다. 큰 틀에서 매매시장은 하락 변수 개선에 대한 기대로 전반적인 소폭 상승세가 예상된다. 2024년 1분기 조정, 2분기 보합, 하반기 소폭 상승하는 형태의 흐름으로 전망된다.
분양 시장은 강남 지역을 중심으로 집중력이 나타날 수 있다. 분양가상한제로 주변 시세 대비 30%가량 저렴한 물량은 부유층의 관심을 끌기 충분하다. 수도권은 미분양 부담이 크지 않은 만큼 우량 지역 위주의 인기는 커질 수 있다. 지방도 미분양주택이 많은 대구 등 특정 지역을 제외하면, 분양 물량 자체가 적어 나쁘지 않다. 공급 부족 현실화와 새 아파트 선호로 분양 시장에 대한 집중력은 높아질 수 있다. 전세 시장은 특히 우려되는 부문이다. 매수를 보류한 전세 안주 수요, 청약 대기 수요, 가구 분화 등 신규 수요 진입이 많다. 2020년 7월 30일에 실시한 계약갱신청구권(2+2) 4년 경과로 신규 계약이 점진적으로 증가하고, 입주 물량 부족 등으로 수급 불균형 여파가 커질 수 있다. 가격은 수도권과 지방 모두 상승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무주택자의 대응 방안은 간단하다. 특별공급 등 청약 당첨 확률이 높으면 분양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일반 시장의 급매물을 연초부터 검토해야 한다. 물론 상환 능력을 갖추고 가격 조정, 금리 인하 등을 예상한 대처다. 1주택자의 최선은 회전에 있다. 적합도가 높은 지역으로의 갈아타기는 주기적으로 검토하여 실행하여야 한다. 양도세 감면 혜택을 충분히 활용할 필요가 있다. 다주택자는 종합부동산세 등 보유세 대폭 완화로 보유 부담이 사라졌다. 양도세 중과 유예로 언제 매도해도 높은 세금에서 해방되었다. 매도를 급하게 할 이유가 사라진 만큼 급매물이 줄어드는 데다, 자칫 추가로 매입할 여지도 있다. 그런 차원에서 취득세 완화는 보류해야 한다. 오히려 조정대상지역 중심의 주택 수 산정을 수도권 과밀억제권역과 성장관리권역, 광역시, 지방 대도시 등 행정권역별로 조정하여 상시 과세 체계를 갖추어야 한다. 향후 공급 부족이 예고된 만큼 다주택자의 재진입은 가격 상승을 불러올 확률이 높아 바람직하지 않다. 다주택자는 오히려 미래 가치가 큰 주택을 중심으로 모아야 한다.
2024년 부동산 시장은 다양한 변수 속에 갈피를 잡기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각자의 상황에 맞게 위기를 기회로 전환하는 전략을 구사할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