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전역에 전례 없는 ‘북극 한파’가 덮치며 인명 피해까지 발생하는 등 비상이 걸린 가운데 계절이 반대인 남미에서는 폭우가 쏟아지는 등 이상기후가 나타나고 있다.
미 기상청(NWS)에 따르면 1월 15일(이하 현지시각) 몬태나주(州)와 노스·사우스 다코타주엔 바람이 거세게 불면서 체감 기온이 영하 56도까지 내려가는 기록적 추위가 찾아왔다. 눈을 치우러 나온 시민들의 수염까지 얼어붙는 수준이었다(사진 1). 14일 아칸소주 여러 도시에서 역대 최저기온과 강설량 기록이 경신됐으며, 노스리틀록의 최저기온은 1979년 이후 최저인 영하 13도를 찍었다. CNN은 미국의 약 79% 지역 기온이 영하로 내려가고, 미국 내 약 1억4000만 명이 한파 경보와 주의보·경계령을 받고 있다고 전했다.
한파가 이어지며 인명 피해도 나왔다. 현재까지 최소 9명이 사망한 것으로 집계됐다. 미 서북부 오리건주에서는 저체온증 등으로 인해 총 4명이 사망했으며, 산지 적설량이 122㎝에 달한 서부 유타주에서는 설상차 운전자가 트레일러에 부딪혀 숨졌다. 와이오밍주에서는 스키 선수가 눈사태로 숨졌으며, 동부 위스콘신주 밀워키에서는 노숙자 3명이 저체온증으로 사망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북극 한파에 미국 정치권도 직격탄을 맞았다. 미 하원은 연방정부의 임시예산 1차 시한 만료를 사흘 앞둔 1월 16일 본회의를 열고 임시예산안 등 계류 안건을 심의할 예정이었으나 일정을 연기했다. 이어진 폭설과 한파에 전국 수천 건 항공편이 결항하고, 주요 도로가 통제되면서 교통이 사실상 마비된 탓이다. 미 공화당 대선 후보 경선이 처음 열린 아이오와주에도 한파와 폭설, 강풍이 동시에 몰아쳐 후보들이 일부 유세 일정을 취소했다(큰 사진).
반면, 남미 지역은 폭우에 시달리고 있다(사진 2).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북쪽 안치에타는 1월 14일 24시간 누적 강우량이 259.2㎜로, 1997년 기상 관측을 시작한 이래 가장 많은 비가 내렸다. 콜롬비아 북서부 지역에서는 폭우로 산사태가 일어나 최소 33명이 숨졌다.
앞서 새해 들어 유럽에서도 이상기후가 나타났다. 영국·프랑스·독일 등 서유럽 국가들은 수일째 계속된 폭우로 물난리가 났고, 노르웨이·스웨덴·핀란드 등 북유럽엔 영하 40도 한파가 닥쳐왔다. 지구온난화로 인한 엘니뇨 현상이 이상기후 원인으로 지목된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온도가 1도 상승할 때마다 대기층은 7% 더 많은 수증기를 머금어 폭우와 폭설 가능성을 키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