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일선 한국CXO연구소 소장
전 ‘글로벌 월간CEO’ 편집장, 전 월간 ‘HR Insight’ 편집장 사진 오일선
오일선 한국CXO연구소 소장
전 ‘글로벌 월간CEO’ 편집장, 전 월간 ‘HR Insight’ 편집장 사진 오일선

“신기술과 트렌드에 밝은 젊은 인재를 경영 전면에 배치해 사업 속도와 분위기를 빠르게 바꿔나겠다는 메시지다.”

기업분석기관 한국CXO연구소의 오일선 소장은 2024년 삼성전자 정기 사장단 인사에서 사상 첫 1970년대생 사장(용석우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 부장)이 나온 사례를 두고 이렇게 설명했다. 과거 기업들이 경영 환경이 어려울 때 관록과 경험이 풍부한 인물을 중시했다면, 지금은 도전적이고 젊은 감각을 지닌 임원들을 전면에 내세우고 있다는 것이다. 오 소장은 “특히 1970년대생은 아날로그와 디지털 경험을 동시에 한 덕분에 신구(新舊) 조화를 이루는 데 최적화된 세대”라며 “앞으로 1970년대생 리더들이 더 많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다음은 오 소장과 일문일답.

2023년 말 삼성전자 인사에서 1970년대생 사장이 나와 화제였다.
“이번 삼성전자 인사는 용석우 사장의 뛰어난 능력에 대해 평가를 한 부분도 있지만, 1970년대 사장이 경영 일선에 전면 배치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신호탄이었다. 신기술과 트렌드에 밝은 젊은 인재들을 더욱 경영 전면에 배치해 사업의 속도와 분위기를 빠르게 바꿔나겠다는 메시지이기도 하다. 올해 연말 단행될 삼성전자 임원 인사에서 1970년생들이 다수 나올 가능성이 한층 커졌다.”

2023년 말 재계 임원 인사를 한마디로 정리하면.
“바로 ‘세대교체’다. 일반 임원급은 1960년대생에서 1970년대생으로 임원들의 무게중심이 많이 쏠렸다. 최고경영자(CEO)급은 60대에서 50대로의 교체가 다수 이뤄졌다. 재계를 움직이는 임원들이 보다 젊어졌다고 볼 수 있다. 몇 년 전만 하더라도 경영 환경이 어려우면 관록과 경험이 풍부한 인사들을 더 중시했다. 전쟁 중에 장수를 바꾸지 않는 것처럼 말이다. 이번엔 달랐다. 기업 총수들이 새로운 경영 환경의 판이 짜이는 상황 속에서 도전적이고 젊은 감각을 지닌 임원들을 전면에 내세워 신기술과 기업의 분위기 전환에 나섰다.”

수치상으로도 나타나는가.
“2023년 우리나라 100대 기업의 임원 수는 7300명대 수준인데, 이 중 절반이 넘는 52.8%가 1970년에서 1979년에 태어난 소위 말하는 X세대들이다. 100대 기업 내 1970년대 임원은 2019년 20.9%에서 점차 증가해 오다가, 2023년 처음으로 50%를 넘어서며 재계 주도권을 쥐게 됐다. 반대로 1960년대생 임원 비중은 2019년 74.1%에서 2023년 44.1%로 줄었다. 2023년 1970년대생 임원이 1960년대생 숫자를 처음으로 앞지른 것이다.”

1970년대생 여성 임원도 늘었다고.
“1970년대생 여성 임원도 재계에서 맹활약 중이다. 2023년 한 해 100대 기업 내 1970년대생 여성 임원 비중은 74%였다. 범위를 넓혀 1000대 기업에선 대표이사를 맡고 있는 여성 CEO가 작년 한 해 40명이었는데, 이 중 40%가 1970년대생이었다. 1960년대생(25%)과 1980년대생(20%)과 비교하면 눈에 띄게 많았다. 국내 재계에서 활약하는 여성 CEO도 1970년대생이 주도하고 있는 셈이다.”

1970년대생 리더들의 강점은.
“상대적으로 IT 감각이 빠르다. 다른 산업과의 융·복합을 이루는 데도 상당한 발굴의 실력을 보여줄 가능성이 크다. 최근 산업 패턴은 전통적인 사업에만 의존하지 않고, 다른 업종과 융합을 통해 신사업을 이루고 있는 경우가 많다. 그런데 2~3개 업종 간 융·복합 산업을 이룰 때 가장 중심되는 것이 바로 IT 분야다. 기존 산업에 대해 잘 알고 있고, IT 분야도 잘 알고 있는 리더들이 주목받는 이유다. 1970년대생 리더들이 갖고 있는 특·장점이다. 한마디로 신구 조화를 이루는 데 최적화된 인재들이다. 이들은 아날로그와 디지털 경험을 동시에 했기 때문에 여기서 나오는 시너지가 강한 세대에 속한다.”

김우영 기자
이코노미조선 기자